합류 合流

키프로젝트 세 번째展   2009_0729 ▶ 2009_0811

정진용_DIVINITY0905_acrylic guache & glassbeads on canvas_180×140cm_2009

초대일시_2009_0729_수요일_06:00pm

참여작가 권기범_나형민_박서림_우종택_이동환_전수경_정진용_지요상

관람시간 / 10:00am~07:00pm

영아트갤러리_YOUNGART GALLERY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5번지 2층 Tel. +82.2.733.3410 www.youngartgallery.co.kr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시각예술은 절대적 진리의 붕괴에 따라 다수의 상대적 가치가 용인되며 혼융된 양상들로 발전해 왔다. 대부분의 이론가들과 미술사가들은 이러한 경향을 '다원주의(多元主義)'로 명명한다. 각양각색의 현상 속에서도 절대시되는 중심이 부재하기에 시각예술은 대상이 아닌 인식 주체들의 사유와 인식 여하에 더욱 천착(穿鑿)하게 된다. 즉 주제와 형식면에서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 확대된 매체와 수용방식을 분석하고 해석할 수 있는 감상자들의 이해와 사고가 중요하고 필요하게 된 것이다. 특히 급변하고 있는 현대 동양화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지필묵(紙筆墨)에 기반을 둔 단선적, 관습적인 이해의 수준에 머물고 있거나 또는, 동양화, 한국화의 정체성에 대한 수많은 담론이 오랫동안 논의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결론도 도출하지 못한 체, 동양회화(東洋繪畵)의 고유한 가치와 특수성마저 '회화'(서구회화를 중심으로 한 Painting)라는 범주로 함열(Implosion)되어 가고 있다면 더더욱 동양화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가 요구되어야 할 것이다.

권기범_JUMBLE PAINTING 09_GRAVITY TS_벽에 페인팅_520×1800×320cm_2009
나형민_Swimming in the Air_한지에 토분채색_53×61cm_2009

오늘날 우리 미술문화가 질적으로 양적으로 급성장하였고 이에 대한 문화인식이 많이 발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동양화에 대한 이해와 관심의 태부족은 동양화(또는 한국화)라는 이름의 전시회 빈도에 비하여 감상 주체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와 의식을 이끌어낼 수 있는 창작주체들의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따라서 '동양화 전시회'가 아닌 '동양화의 이해와 상호소통을 위한 전시'를 지속적이고 끈기 있게 추진하여 동시대 동양화에 대한 의식 전환의 계기를 마련해보고자 5년 전 젊은 동양화가들이 '키프로젝트'라는 기획전을 조흥갤러리(現신한갤러리)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박서림_토마토 산수도_한지에 수묵담채_48×210cm_2009
우종택_줄서기_한지에 혼합재료_75×75cm_2009
이동환_She is..._장지에 수간채색_91×71.5cm_2009

다음 해 2006년에는 '동양화의 이해'라는 이름으로 EBS 스페이스에서 두 번째 기획전을 통해 동양화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다양한 시도들의 일단을 창작 작품을 통해 소개하고, 소통을 위한 적극적인 대화를 시도하였다. 그 이후 3년 동안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열심히 활동해오던 젊은 작가들이 동양화라는 큰 범주에서 다시금 합류(合流)하여 조금이나마 현대 동양화의 제 현상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흐름을 다시금 형성해 보고자 한다. 특히, 동·서의 차이가 소멸되어 가는 세계화, 첨단화의 폭주 속에서 각각의 고유한 문화들이 점점 소멸되어 갈수록 우리문화의 고유성과 독창성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해석에 대한 전시는 더욱더 요구될 것이다.

전수경_What she really wants to know_한지에 가루안료, 먹, 채색, 한지에 프린트, 콜라주_ 144×111cm_2009
지요상_Mi-A080305_종이에 마카_29×42cm_2009

소위 동양적인 무엇, 즉 동양성(東洋性)이 많은 작가들의 창작의 근간이자 동기가 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표피적이고 관습적인 이해로 말미암아 지극히 도식적인 오리엔탈리즘이 반복되고 있는 현실을 보게 될 때, 근본적인 동양화 이해에 대한 선결 없이 한국미술에 대한 진보적인 시각 또는 열린 사고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개개인은 미약할지 모르지만 조그만 지류들이 합류하여 한국미술의 다양한 현상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창작자의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 그 동안 추진해온 프로젝트의 의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이루어진 동시대 동양화에 대한 관심과 의식의 도출이 단순히 동양화라는 한 장르에 대한 지엽적인 이해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 한국미술을 '우리의 그림'으로서 사랑하고 아끼는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 김화영

Vol.20090729f | 합류 合流-키프로젝트 세 번째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