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아展 / LEEJINA / 李진아 / painting   2009_0720 ▶ 2009_0913

이진아_상상바닥_장지에 채색, 호분, 색연필_160×160cm_2009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11:00pm

갤러리 카페 AT_Gallery cafe AT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월문리 83-13번지 Tel. +82.31.577.0104

나는 다람쥐 쳇바퀴 돌듯 똑같은 일들이 반복되며 지루하게 보내고 있다. 사람들에 치이며 학교에 와 100호 화판에 늘 쓰던 붓을 잡고 시간에 쫒기며 작업을 하고 컴컴해 질 때쯤 실기실에서 나와 다시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간다. 그래서 나는 길을 걷다가, 버스를 타고 가다가도 차창 밖으로 멍하니 하늘을 보는 버릇이 생겼다. 깊고 파란 하늘을 보면 피로함이 풀리게 된다. ● 처음 바닥 작업을 하게 된 것도 이런 것에서 시작됐다. 하루는 눈의 초점을 흐리게 하고 시멘트 바닥을 내려 다 보자 바닥의 무늬들은 위로 솟아오르고 그것들은 빡빡하게 모여 있는 집들처럼 보였다. 그리고 노란 선은 마을을 나누는, 혹은 사람들이 다니는 길목처럼 보였다. 순간 나는 작은 마을을 내려다보는 거인처럼 느껴졌다. 내가 밟고 있는 바닥 무늬들은 발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모르게 만들었다. 난 생각만 해도 아찔해졌다.

이진아_무제_장지에 채색, 호분, 색연필_90.5×73cm_2009
이진아_상상바닥_장지에 혼합재료_80×100cm_2008
이진아_상상바닥_장지에 혼합재료_62×110cm_2008
이진아_상상바닥_장지에 혼합재료_130.3×162cm_2008
이진아_상상바닥_장지에 채색, 호분, 색연필_101.5×148.5cm_2009
이진아_상상바닥_장지에 채색, 호분, 색연필_90×117cm_2009

어렸을 적 하늘의 뭉게구름을 보고 솜사탕을 떠올린다든가 무심코 봤던 벽지무늬에서 사람 얼굴을 그려냈던 기억들이 생각나면서 평소에 늘 보던 것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찾는다는 것이 나름 흥미롭게 느껴졌다. 바닥 안에 있는 작은 무늬에 집 모양의 옷을 입히고, 마을의 구역을 나누고, 초록색을 입혀 나무를 심고, 내가 이 마을의 주인이 된 듯이 무언가를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에 계속 이 작업에 빠지게 되었다. 이 작업을 계속 하면서 머릿속에서 더 많은 것을 상상하고, 그것을 끄집어내려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도 신경이 쓰이게 되고, 모든 사물에 새로운 시선으로 보게 되는 내 자신 또한 흥미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 지금 현재 작업에서 나는 좀 더 직접적이면서도 추상적인 표현을 더하기 위해 색을 올리고 이미지를 넣고, 그 위에 또 색을 올리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 희미하게 깔리는 바닥 무늬 위에 색을 덮고 집을 그리면서 희미하게 바닥이 보이고, 그것이 섞이면서 집들이 모여 있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를 보이기 위해서이다. ■ 이진아

Vol.20090720b | 이진아展 / LEEJINA / 李진아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