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endipity

디지털테크놀로지시대의 사진의 실체 ● 사진예술은 최초의 도구예술이자 미디어아트이다. 하지만 20세기 초반이후 사진은 오랫동안 진실, 실재 그 자체라는 교조적인 이데올로기가 대중들의 사진에 대한 인식과 사진미학을 지배하였다. 하지만 1980년대 포스트모더니즘 사진시대를 거치면서 사진이 진실이 아니라 인간의 사유체계와 미적인 주관이 개입되어 생산된 '시뮬라크르' 라는 것이 일반화된 견해가 되었다. 그런데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디지털매체기술이 급속도로 빠르게 진화하고 보편화되면서 부터는 실재와는 전혀 연관관계가 없는 회화와 같은 사진이미지가 작가의 표현의지에 의해서 창조되고 변형된 결과물이 자유롭게 생산되고 있다. 이번에 -사단법인 사진문화포럼 청소년 사진창작 지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되어 갤러리 브레송에서 전시하는 10대작가 황유선의 개인전에서도 그러한 새로운 매체환경이 잘 반영된 사진이미지를 만날 수 있다. ● 황유선은 도시와 도시의 외곽지대에서 다양한 풍경과 사물을 찍었다. 전통적인 사진가들의 사진 찍기 태도와 마찬가지로 이미지 수집가로서 사냥꾼이 동물을 포획하듯이 자신의 미적인 사유세계와 교감하는 외부세계의 여러 장면과 사물을 흑백으로 찍은 것이다. 즉 특정한 장소에서 느낀 지극히 사소한 감정의 편린들을 표상 한 결과물이다. 그런데 실제로 전시된 작품을 보는 이들은 탈색되고 거칠어져 있는 작품의 외형으로 인하여 작품의 배경을 이루고 있는 시공간을 파악하기가 애매모호해지고 헷갈리게 된다. 마치 20세기 초반의 대표적인 모더니즘 기록사진가인 '앗제'의 빈티지작품을 연상시키는 작품의 외피로 인하여 작품을 보는 순간 회고적인 감상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황유선_serendipity#02_디지털 프린트_68×102cm_2009

10대작가인 황유선이 당대의 현실 중에서 특정한 단면을 찍은 것이 시간이 누적되어져서 회상에 빠지게 하는 감성적인 최종 결과물로 보여 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그것은 작가가 자신이 표현대상으로부터 느낌감정을 좀 더 극대화해서 드러내기 위하여 현상된 흑백필름을 스캔하는 과정에서 디지털프로세스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간단한 이미지변형을 시도하였기 때문이다. 그 결과 실제인화물을 감상하는 이들은 추억, 기억, 회고와 같은 감상적인 단어들을 떠올리게 된다. 특히 탈색된 것 같이 느껴지는 갈색 컬러와 선명도가 떨어지는 최종 이미지가 더욱 더 그러한 감정을 부추긴다. 작가는 디지털프로세스와 표현대상의 내적인 의미를 유효적절하게 어우러지게 하여 영상 언어 그 자체로서 존재하는 디지털이미지를 생산 한 것이다.

황유선_serendipity#03_디지털 프린트_69×102cm_2008

황유선_serendipity#04_디지털 프린트_55×81.5cm_2008

작가가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을 한 장 한 장 내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작품의 내용을 이루고 있는 풍경과 사물은 외딴집처럼 보이는 곳에 세워져 있는 큰 나무 한그루, 노점이 있는 거리풍경, 교회의 외벽 등 전형적인 모더니즘 사진의 소재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프로세스로서 변형을 거치기전에는 감상적인 외형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현실과 사물을 표상한 그 자체로서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었든 것이다. 그런데 디지털프로세스를 거치면서 작가의 표현의도를 좀 더 과장하고 확대해석해서 보여주는 새로운 의미의 이미지로 변환 된 것이다. 그 결과 전통적인 사진의 의미와는 전혀 다른 의미와 미학적 구조를 갖춘 최종 결과물이 생산되었다. 사진은 이제 현실의 거울이나 기억도 아니고 실재를 모방한 외형을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력과 감정 그리고 세계관을 드러내는 매개물인 것이다. 그러한 사진의 새로운 미학과 의미를 명료하게 보여주는 전시회가 '황유선의 개인전'이다. ■ 김영태

황유선_serendipity#05_디지털 프린트_54×81.5cm_2008

황유선_serendipity#11_디지털 프린트_54×81.5cm_2009

The Reality of Photography in the Era of Digital Technology ● Art of photography has been the first art form dominated by tools as well as a media art. Despite the fact, since early 20th century, the common perception and aesthetics of photography has long been dominated by the doctrinaire ideology of truth, the real itself. As the age of Post Modern photography in the 80s turned the general perception on photography into that of 'simularcre', which was described as the production intervened by the structure of human thought process and aesthetic subjectivity instead of truth. Then again coming into the year of 2000, in the age of digital media technology evolution expedited as well as of the wide distributionof itself, we saw the freely produced painterly photographic images and deformed outcomesthat are dissociated from the real are produced as a result of artists' will for expression. Hwang Yoosun's exhibition at Breson Gallery, which was organized as a part of Photo Making Support Program for Youth by Photo Culture Forum, also offers the photographic images reflecting such media environment. ● Hwang Yoosun takes photographs of cities and various landscapes from the suburb.With the attitudes that are similar to the ones shown by photographers in classical sense and with the attitude as if she is hunting animals as an image collector, the artist takes black and white photographs of objects and scenes from outside world en rapport with her aesthetical thinking. In other words, they are the result from the artist's representation of very trivial emotive fragments she felt at the specific site. On the other hand, the audience who watches what actually exhibited here gets confused of the time and space that are forming the background of her work due to the exhibited photographs' ragged, faded surface. The moment when the audience sees the work, they fall into retrospective sentimentality because the surface of her work reminds of leading documentary photographer in the 20th century, Eugene Atget's vintage work. ● What would be the reason that this teenager artist Hwang's selectively taken photograph of certain section of contemporary puts on the accumulated time and becomes the sentimental final outcome that let's us to fall into recollection? It is because the artist's attempt to modify the image while the process of scanning black and white negatives in order to maximize the emotions the artist sensed from her subjects. ● As a result, for those who are watching the actual end result of developed image would trigger to think about words like memory, reminiscence, and recollection. Especially their sepia tone and slightly out of focused imagery encourages such feelings even more. The artist created digital images as animation language itself as she effectively incorporated the digital process and innate implication of the subjects. If you look at the inside of each every photograph in the exhibition, you realize the subjects in the picture are composed of a big lone tree near a house in a remote place, streetscapes with vendors, facade of a church, etc., the typical ones that modernist cherished so much. No matter what, it is certain that the sentimentality inducing quality of her work was not called upon until she carried digital processing of modification. They were forming only reflected image of the objects and the reality itself. It is the digital process through which the images are exaggerated and expanded interpretation of the artists intent. As a result, produced was final outcome with different aesthetical structure separated from the photography in the classical sense. The photograph is not no longer a medium that either reflecting the realityor the memory. It is rather a mediator that expresses the artist's emotion, imagination, and view of the world on the premise that photograph being the imitation of the real. Hwang Yoosun's solo exhibition clearly presents such aesthetics and its meaning. ■ Youngtae Kim

Vol.20090717f | 황유선展 / HWANGYOOSEON / 黃裕善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