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9_0717_금요일_05:00pm
참여작가 손장섭_안창홍(93미술관)_김근중_박효정(금산갤러리)_신하순_한생곤(아트팩토리) 노원희_이종구(갤러리 한길)_이태호(북하우스 아트 스페이스)
주최/주관_93미술관_금산갤러리_아트팩토리_갤러리한길_북하우스 아트스페이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93미술관_93 MUSEUM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115번지 예술마을 헤이리 Tel. +82.31.948.6677 www.galleryfocus.co.kr
금산갤러리_KUMSAN GALLERY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140번지 예술마을 헤이리 Tel. +82.31.957.6320 www.keumsan.org
아트팩토리_ART FACTORY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134번지 예술마을 헤이리 Tel. +82.31.957.1054 www.artfactory4u.com
갤러리 한길_Gallery HANGIL 북하우스 아트스페이스_BOOKHOUSE ART SPACE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136번지 예술마을 헤이리 Tel. +82.31.949.9305 www.galleryhangil.com www.heyribookhouse.co.kr
서울과 파주 임진각을 잇는 77번 국도인 자유로를 예술벨트화 하려는 'Art Road 77'의 첫 프로젝트가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서 열리게 된다. 문화예술인 마을로 발돋음 해나가고 있는 헤이리 내의 4개의 갤러리가 공동 기획한 『9인의 발견』展에서 40대에서 70대에 이르는 원로 중견화가 김근중, 노원희, 박효정, 손장섭, 신하순, 안창홍, 이태호, 이종구, 한생곤 의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그 동안 꾸준한 작업활동과 심도 있는 작품세계로 화단의 주목을 받아온 9인의 작가들의 작품을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뜻 깊은 전시이며 중견작가들의 작품을 한 눈에 조망함과 동시에 한층 더 현대미술과 친숙해 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
형식과 내용의 조화, 삶과 나, 나와 주변의 삶, 사회와 나와의 관계, 그리고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 이러한 인식 등에서 작가의 예술인식은 자기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 예술은 기량뿐만이 아니라 보다 분명한 시대의식의 소산이다. 하나의 풍경화를 그릴 때에도 관념적이거나 관조의 대상으로 보지 말아야 거짓의 굴레를 벗고 진실의 참 맛을 볼 수 있다. ■ 손장섭
밤은 물러가고 작업실 앞 빛 잃은 가로등은 제 구실을 접는다. 떠나는 어둠과 다가오는 밝음이 스치듯 만나는 순간은 숙연한 긴장감이 있다. 그 스침은 비록 짧디 짧은 찰나이긴 하나 영원성을 가지고 있다. 그 빛은 오랜 여운으로 가슴을 적시며 지친 영혼을 사색과 성찰의 길목으로 안내한다. 아름답고 찬란하지만 가혹한 우리의 생. 우리는 이런 성찰의 기회를 통해 가혹함과 찬란함을 조화롭게 하는 지혜와 깨달음을 얻고 삶에 대한 확신과 신념으로 인생의 바다를 나아간다. ■ 안창홍
지지고 볶고 사는 세상이 바로 꽃 세상이다. 빼고 더하고 할 것도 없는 지금 이순간, 이 현실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세상이다. 원래 좋고 나쁨이란 없다. 다만 좋고 나쁘다는 생각만이 있을 뿐이다. ■ 김근중
어둠과 빛이 서로의 자리를 바꾸는 이른 아침 세상의 모든 것들이 그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며 기지개를 켤 때, 나는 또 한날을 맞는다. 나뭇가지 사이로 작은 새들의 움직임이 보이고 다시금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 얼굴에 맞닿는 축축한 새벽공기와 어둔 밤을 지킨 작고도 여린 들꽃과 나뭇잎들의 아침인사. 이 모든 것들은 나로 하여금 예술과 삶의 방식을 가르쳐주었고 세상을 향해 주고받을 수 있는 대답이었다. 나의 작품을 통해 보여 지는 순수질료의 형태 속에 내재된 그들의 언어와 이야기를 나지막한 음성으로 가만가만 들려주고 싶은 것이다. ■ 박효정
작은 일상에서 느껴지는 순간적인 감성은 기쁨과 삶의 활력을 준다. 어느 날 이른 아침에 약속이 있어 허둥지둥 집을 나서려는데, 수환은 작은 두 손에 든 바나나를 보이면서 "아빠 이거!" 하는 모습에서 따스하고 잔잔한 정을 느낀다.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기억에 담듯이, 수묵의 농도를 살핀다. 선의 표현을 통하여 기억의 흐름에 기대어 본다. 흰 화면을 바라보면서 능동적인 감각과 자유로운 감성을 표출하여 기억이 움터 옴을 느껴 본다. '어떠한 느낌으로 나타낼까?' 하는 수묵과 선의 기초적 실험을 하면서 조형적 의미를 부여한다. 색을 선택하면서 기억의 유희와 조형적 의미로서의 구상과 회화성에 접근하는 다양한 기법들을 모색하여본다. ■ 신하순
작품에 임하는 나의 동기는 순수한가? 인류에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연민의 바탕이 없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다시 말해 연애감정 없는 연애편지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작품이 삶에의 의지임과 동시에 죽음의 형식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있는가? 나의 작품은 본질을 전달하고 있는가? 어느 날 염라대왕 앞에 섰을 때, 생에 대한 변명이 아니라 작품의 포트폴리오만으로 그를 통과할 자신이 있는가? 자신이 없다면 할 일은 단순하다. 지극한 마음으로 최고의 품질, 최상의 작품들을 위해 매일 매일 헌신하는 일이다. ■ 한생곤
내 그림은 내가 입속으로 말하는 것도 다 말하지 않는 것 같다. 내 그림이 더 많이 말하고 더 깊이 말하고 강렬하고 새롭기를 바라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이미지나 말이 명료하고 시각적 매혹이 있어야 좋지 -내 작업은 그 언저리에서 맴돈다. 그러나 나의 이상형은 의사표명을 행동화하고 현실세계에서 신속한 실시간 활동을 하는 작가이다. ■ 노원희
어느 해 여름, 나는 부여에서 천년을 살아온 거대한 은행나무 한그루를 만났다. 그때 나무아래 캄캄한 땅속에서 잠든 부처도 보았다. 깊고 깊은 잠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은 부처는 천년 세월동안 아무에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고요히 잠들어 있었다. 은행나무는 부처가 엄동추위에 떨거나, 혹은 장마에 침하되거나, 행여 무쇠로 파헤쳐져 상처 날까 염려되어 부드럽고 따뜻한, 그리고 거대한 뿌리로 부처를 감싼 채 천년세월을 온전히 살아온 것 같았다. 은행나무를 대면하는 순간 나는 본능적으로 합장을 하고 고개와 허리를 숙였다. 신성한 위엄이 온몸에 전해졌기 때문이다. 흡사 백제의 미륵과도 같았다. 오십 육억 칠천만년 후 용화수 아래에서 성불한다는 미륵은 아직 현세가 미명이라 땅속 깊은 곳에서 잠든 채, 잠시 은행나무로 현신하여 우뚝 서 있는 것 같았다. ■ 이종구
어느 날 지인들과 청도 운문사에 들린 적이 있었다. 비구니 스님들만 계시는 곳이라 정갈함이 느껴지는 절이었다. 스님들이 꾸며 놓은 화단 한 켠에서 수북하게 자란 한 무더기의 억새를 보았다. 한참 동안 그곳을 서성거리며 있었다. 대개 화단이라는 것은 야트막한 초물들로 꾸며져 있는 것이 보통인데 두 뼘 남짓의 땅위에 느닷없이 큰 크기의 억새가 자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가다 억새라는 야생의 풀이 화단에 어울릴 것 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탓도 있었다. 저토록 대접해서 귀하지 않는 존재가 어디 있을까하는 생각으로 그것을 심었던 사람의 뜻을 헤아려 보았다. 세상의 모든 존재가 천재라 하면서도 어느 쓸모를 위해 그것에 쓸모없는 다른 것을 함부로 보는 어리석음의 세월을 살고 있다는 반성 또한 있었던 것이다. 삶은 여행이다. 만나지는 모든 것들, 그것이 사물이든 풍경이든 사람이든 삶을 그나마 구체적이고 현장감 있게 하는 모든 것들을 잘 떠나보내는 일이 사람의 일인 것이다. 나는 진보나 발전을 믿지 않는다. 다만 사람의 규모를 지켜나가며 다른 것들과의 상생의 조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만이 유효할 뿐이라 믿는다. 나는 지금 억새를 대접하고 있는 중이다. 이 일이 지극하게 치루어 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 이태호
Vol.20090717c | 아트로드 77-9인의 발견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