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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09_0715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30pm
토포하우스 TOPOHAUS 서울 종로구 인사동11길 6(관훈동 184번지) Tel. +82.(0)2.734.7555 www.topohaus.com
자연의 단면 ● 풍경이라 부르기엔 모호하지만 그런 명명이나 경계가르기를 빗겨난 곳에서 순수하게 자연을 대상으로 삼는 작가 김선형이 있다. 그는 재현에서 벗어나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사물과 사물의 현실 너머에 그가 다시 조합하고 관계를 맺는 새로운 자연, 새로운 풍경 속에 노닌다. 작가가 드러나게 하는 자연 또는 풍경은 새로운 관계속에서 질서를 형성하고 헝클어지면서 기운찬 자연의 단면으로 안내한다.
왕성하게 작업하는 김선형은 '정원'이라는 명제를 통해 심상의 풍경을 드러내는데 그것들은 작가의 마음속에서 생멸하는, 분화되지 않은 세계이거나 딱히 어떤 것이라 명명하기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그가 그려내는 자연은 가시적인 사물들 사이에서 유동하는 기운의 흐름이나 경향성을 드러내는 작업으로 어떤 형식적 제약도 받지 않는 거친 필획과 색의 발색이 유쾌하다. 한가한 새들과 '풀들이 자유로이 어지럽고', '이끼 퍼렇게 핀' 그의 '마음 속 정원'을 산책하면서 그는 '맑은 향내'에 취한다.
그가 품어 드러내는 자연은 풍경 이전의 자연이고 풍경 이후의 자연이다. 풍경을 의식하지 않는 흉중의 자연인 것인데 그의 나무나 풀, 새들은 모두 특정의 새, 나무나 풀이 아니다. 표현 대상이 의미의 한정을 벗고 익명으로 서면서 의미의 규정에서 자유로운 것이다. 새들이 나무들이 풀들이 무슨 사상이 있는가? 그것들을 해석하려는 사람의 사상이 시끄러울 뿐, 그들은 해석하려는 자의 번잡한 속내를 의식하지 않는다. 그들은 민감하여 자신을 둘러싼 기운과 몸으로 소통할 뿐이다. 김선형은 그 소통을 방해하지 않고 바라보고 느끼는 이상적인 정원을 마음에 가꾸는 것이다.
자연의 재현에서 변화한 하나의 양식이다. 관념과 실경, 사실(寫實)과 사의(寫意), 정신과 물질의 경계가르기는 모호하여 쉽지 않은데 그것들의 접점이 동서양을 넘어서는 자리가 아닐까? 자연이라는 관념에 현재의 옷을 입히고 사실과 사의 사이에서 대상과 마음으로 오가며 자연을 체화하는 정원, 그의 붓질이 생명의 흥을 일으킨다.(정신과 표현 2009. 5월호,「한국화, 변화하는 풍경들」) ■ 조병완
Vol.20090715b | 김선형展 / KIMSUNHYOUNG / 金善炯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