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s For Children

2009 코오롱 여름문화축제   2009_0713 ▶ 2009_0906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수퍼스타 / 2009_0713 ▶ 2009_0802 참여작가_김석_노준_박복희_변대용_우혜민_위영일_찰스장_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패밀리 / 2009_0804 ▶ 2009_0816 참여작가_김경민_김소연_박성수_박형진_이서미_이영수_조현서

토이 / 2009_0818 ▶ 2009_0906 참여작가_고근호_김계현_박관우_용관_윤정미_이원주_이재효

주최_코오롱 그룹 책임기획_아트레시피

관람시간 / 10:30am~06:00pm / 월요일 휴관

코오롱 타워 본관 특별전시장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1-23번지 코오롱 타워 본관 1층 Tel. +82.2.3677.3195 www.kolon.co.kr

『Arts for Children』展은 코오롱 그룹이 미술 메세나 활동의 일환으로 올해 첫 선을 보이는 가족 전시회입니다. 이 전시는 표제 그대로 어린이를 위한 전시로 미술의 정서적 효과에 주목하여 어린이의 감성 계발에 도움을 주고 상상력과 사고력을 자극하는 데 목적을 두고 기획되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수퍼스타와 패밀리, 토이 등 흥미로우면서 친근한 세 가지의 주제 하에 총 22인의 작가들이 참여합니다. ● 특히 이번 전시는 어린이들의 교육적인 효과를 배가하기 위해 전시 주제에 대한 흥미를 유지하면서 회화와 조각, 부조, 설치 작품, 오브제, 레디 메이드, 팝업, 사진, 패브릭, 콜라쥬, 블록, 애니메이션 등 각기 다른 매체를 안배하여 어린이들이 다양한 미술 장르를 접할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또한 재기발랄하면서 때로는 실험적인 젊은 작가를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하여 어린이들에게 동시대의 미적 감성을 능동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Arts For Children展_코오롱 타워 본관 1층 특별전시장_2009

『Arts for Children』展의 첫 전시인 '수퍼스타'는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캐릭터를 주제로 한국적 팝 아트를 선보입니다. 일명 K-Pop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한국적 팝 아트는 우리나라 컨템포러리 미술의 주된 경향 중 하나로 1960년대 미국의 팝 아트나 우리보다 시기가 조금 앞선 일본의 J-Pop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어 새롭게 주목 받고 있습니다. 이 전시는 팝 아트 정신인 창작에 대한 개방성과 동시대 문화에 대한 긍정적 자세를 통해 어린이들의 창의성을 자극합니다. ● 두 번째 전시 '패밀리'는 가족, 그리고 행복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핵가족화로 가족간의 전통적인유대 관계가 느슨해지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가족의 가치는 변함없이 존재합니다. 작가들이 생각하는 행복에 대한 단상이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오는 전시 '패밀리'는 그와 같은 가치의 소중함을 새삼 확인하고 자녀와 부모가 서로를 이해하는 장으로 마련됩니다. ● 마지막 전시인 '토이'에서는 장난감에 대한 예술가들의 풍부한 상상력과 위트를 엿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놀면서 배운다고 합니다. 인간의 유희적 본성을 규정한 호모 루덴스(homo ludens) 개념에서 알 수 있듯 놀이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보편적 인간의 근원적인 욕구입니다. 창작을 놀이의 시각에서 바라본 예술가들의 작품들은 어린이들이 일상적으로 가지고 노는 평범한 장난감에 새로운 시선을 부여할 것입니다.

수퍼스타 / 찰스장_노준_김석_위영일

수퍼스타(Super star) ● 찰스장은 디즈니와 미키마우스, 배트맨에서부터 태권브이와 뽀로로에 이르기까지 국내 외 유명 캐릭터들을 특유의 낙서화(Graffiti) 기법으로 경쾌하게 그려내어 '수퍼스타' 인명사전을 방불케 합니다. 낙서를 예술로 승화시킨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활동하기도 한 그는 호주와 캐나다 등지를 여행하며 인디언과 원주민 미술의 영향을 받아 자신만의 화법을 발전시켰습니다. 이글거리듯 타오르는 필치와 물감을 흘리는 드리핑 기법은 용기와 희망 뒤편에 숨은 슬픔과 좌절을 함께 표현하여 작가 자신의 감정을 극적으로 대위시킵니다. 반면 김석은 로봇 캐릭터로 소재를 한정하여인간과 로봇의 경계와 교차점을 보다 밀도 있게 다룹니다. 태권브이와 마징가Z, 건담 등 주로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을 거대한 목각 인형으로 재현하여, 인간의 능력을 뛰어 넘었지만 인간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로봇의 중도적인 정체성을 보여줍니다. 특히 나무라는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소재와 따뜻함이 베어나는 핸드 페인팅 기법은 전지적인 로봇의 능력 이면에 놓인 고독과 슬픔 같은 인간 고유의 감정을 살려내어 사이보그를 바라보는 우리 시대의 관점을 상징적으로 축약합니다. ● 이번 전시에서 풍자적인 정치색이 가장 강한 작가는 변대용입니다. 그는 월트 디즈니의 유명 캐릭터 위니 더 푸우를 내세워 현대의 정치 문제와 권력, 환경에 대한 진지한 해석을 가합니다. 하지만 결코 심각하지만은 않습니다. 언어적 유희가 돋보이는「샴푸우」나 인도의 우화에서 인용한「꿀단지」 같은 작품은 은유적 암시를 위트로 전환하여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불편하지 않게 환기시킵니다. 변대용과 풍자적 맥락은 함께 하지만 위트를 넘어 희화화에 이르고 있는 위영일은 시대와 민족, 연령을 막론하고 영웅을 원하는 인간의 욕심을 꼬집습니다. 작가는 그 같은 바램이 지금까지 수많은 영웅 신화를 창출해 왔고 특히 오늘과 같은 대중매체 시대에 만화 캐릭터들이 이를 대신하고 있음에 주목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수퍼맨과 배트맨, 원더 우먼, 스파이더 맨, 헐크 ,플래시 등 초인적인 능력을 과시하는 영웅들의 장점만을 모아 '짬뽕맨'이라는 초강력 수퍼 히어로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장점의 총합은 이론적으로만 의미가 있을 뿐 아무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짬뽕맨을 무력화시킵니다. 위영일은 무능력에 대한 짬뽕맨의 번민을 코믹하게 풍자하여 결핍에 대한 인간의 과도한 욕망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수퍼스타 / 박복희_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_변대용_노준

이와는 대조적으로 박복희는 '미키 마우스'라는 유명캐릭터를 희망의 아이콘으로 등장시킵니다. 작가는 현대 물질만능과 권력지상의 세태를 가벼운 터치로 비판하고자 이지러진 건물로 표현된 현대 도시의 풍경 속에 귀엽고 순수한 표정의 미키 마우스를 등장시킵니다. 미키 마우스는 어지럽고 고된 세상 속에서도 일상의 크고 작은 행복을 악기와 노래로 속삭입니다. 박복희는 작은 생쥐에 불과하지만 그 어떤 물질적 권력체보다 강력하게 사람들의 기억과 마음 속에 자리 잡은 미키 마우스를 통해 보이지 않는 권력의 힘인 사랑을 관람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추억의 매개체로 캐릭터를 바라보는 우혜민도 캐릭터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자세를 취합니다. 그는 자신의 성장기였던 1980년대에서 1990년대에 우리네 시각문화를 지배했던 텔레비전과 극장 만화의 주인공들을 지퍼라는 독특한 소재로 재현합니다. 어린 시절 환상의 세계로 비춰졌던 만화의 세계, 거기에는 당시의 인상과 왜곡된 기억이 개인적으로 투영되곤 합니다. 이는 비단 작가만의 경험만은 아닐 것입니다. 이와 같은 집단적/개인적 경험에 주목한 우혜민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스토리마저 희미해진 단편적인 만화 이미지들을 지퍼 조각으로 재구성하여 관람객이 각기 다른 기억과 향수를 작품에 투사시키는 경험을 유도한다. ● 노준은 작가 자신만의 캐릭터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캐릭터를 소재로 하는 작가들과 완전히 차별됩니다. 클로(Clo), 플로(Flo), 수다루(Sudaru), 자라(Zara), 깜찍이(Kkamjigi), 테미(Temmy) 등 그가 만든 캐릭터들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귀여운 애완동물을 연상시킵니다. 그 관계적/시각적 친근함에 대중문화의 키치적 감성이 더해진 노준의 캐릭터 작품들은 관람객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아기자기한 대화의 장을 마련합니다. ● 더불어 이번 전시에 특별 상영되는 두 점의 애니메이션은 중앙대학교첨단영상대학원의 3D 애니메이션 랩(Lab)의작품입니다. 미국의 드림웍스와 블루 스카이 스튜디오에서『신밧드』와 『아이스 에이지』 제작에 참여했던 장욱상 교수의 지도하에 학생들이 제작한 작품은 시그라프와 안시, 자그레브 등 국제적인 애니메이션 페스티벌과 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이번 '수퍼스타' 전시에서는 「멍크」가, '토이' 전시에서는「토이 아티스트」가 상영됩니다.

패밀리 / 김경민_박형진_박성수_이서미

패밀리(family) ● '패밀리' 전시와 가장 긴밀하게 주제적으로 호흡하는 작가는 단연 김경민일 것입니다. 실제 세 아이의 엄마로서 그리고 아이 아버지의 아내로서 김경민은 자신의 삶에서 샘솟는 가족에 대한 애정을 과시합니다. 바로 이 같은 진정성이 그의 작품에 짙은 호소력을 부여합니다. 스토리를 전달하기 쉽지 않은 매체인 조각이 얼마나 풍부한 내러티브를 함의할 수 있는지 반증하는 김경민의 작품 하나하나는 가정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재미있는 단편극을 짜임새 있게 보여줍니다. ● 이서미도 이에 못지 않습니다. 다만 표면적으로 가족보다는 일상에 조금 더 무게를 둡니다. 특히 '새'에 중의적 의미(bird와 new)를 부여한 자전적인 캐릭터 '새서미'를 매개로 가족의 일상 풍경을 시각적으로 풀어낸 점이 흥미롭습니다. 평범하기에 자칫 지나치기 쉬운 소소한 일상을 담은 그의 작품은 팝업(pop-up)이라는 반입체적인 매체를 통해 인생의 작은 무대를 연출합니다. 일상이야말로 삶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은유적인 사건들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하는 그는 에피소드마다 새서미를 등장시켜 작가 자신과 관람객 스스로를 동일시하도록 이끌어 복합적인 시선과 단상을 교차시킵니다. 이서미에게 새서미라는 페르소나가 있다면 이영수에게는 '꼬마영수' 가 있습니다. 그는 영수라는 평범한 이름을 가진 회화적 아이콘을 통해 한국인의 일상 모습을 동화적이고 만화적인 조형 언어로 그립니다. 자연이나 일상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소재로 한 그의 작품은 한국인의 평범한 초상 그대로입니다. 그의 작품에서 특징적으로 두드러지는 점묘법은 한지에 수묵 채색이라는 매체와 어우러져 과거의 기억을 현재에 아스라하게 투영합니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직접 만든 애니메이션을 함께 상영합니다. ● 잊지 못할 추억만큼 때로는 씻기지 않는 상처가 가장 가까운 관계인 가족에서 비롯되기도 합니다. 김소연은 심리적으로 상처를 입은 어린이를 통해 부모에 대한 자녀의 애착관계를 주제화하여 미술의 심리적 치료효과에 주목합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내면의 상처는 비단 작가 개인에 국한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소연은 작가 자신의 감정을 해소하고 나아가 작품 속 아이의 감정과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의 감정을 해소하여, 우리 모두의 치유되지 못한 어린 시절의 상처를 끌어안아 위로합니다.

패밀리 / 조현서_김소연_이영수

동물로 가족을 은유하는 작가도 있습니다. 박성수는 현실 너머의 행복한 세계를 개나 고양이 같은 친밀한 동물들을 통해 꿈꿉니다. 그는 특정 이야기 구조 속에 하나의 상황을 설정하여 홀로 고립되고 대상화된 동물이 아닌 마치 가족처럼 서로 관계를 맺고 함께 살아가는 동물을 그립니다. 박성수 특유의 경쾌하고 발랄한 터치는 그들의 외로움 마저 유쾌한 것으로 만듭니다. 마치 『브레멘의 음악대』에 등장하는 동물 주인공들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며 새로운 가족 관계를 형성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한편 박형진은 개와 아이를 함께 등장시킵니다.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하는 것이 어디 선비뿐일까요. 그의 작품 속에서 아이와 개가 자연과 벗하며 천진난만하게 뛰노는 모습은 어른들을 위한 안빈낙도의 우화입니다. 마치 아이가 서툰 손놀림으로 그려나간 듯한 필치와 구도는 아이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아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어른들에게 권하며 "어린이는 어른의 스승"이라는 워즈워스의 시구를 상기시킵니다. 특히 시점에 따라 감추어진 이미지가 떠오르는 렌티큘러(renticular) 작품「숨바꼭질」은 그 소제와 장르의 특성을 절묘하게 결합하여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 마지막으로 가족에서 너무도 당연시되어 되려 간과되기 쉬운 존재인 어른에 주목한 조현서는 40대 중년의 여성과 남성을 조명합니다. 특히 그는 전통적인 드로잉에서 벗어나 연필 대신 실로 재봉질하여 작품에 독특한 재료적 속성과 질감을 부여합니다. 작가는 이를 '머신 드로잉(machine drawing)'이라 이름 지었는데, 이 기법은 얽힌 실과 덧댄 천 조각으로 중년의 내밀한 심리를 표현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이들의 희로애락이 넘치는 표정과 몸짓은 어머니와 아버지와 같은 사회적으로 강요된 잣대를 잠시 내려놓고 그들의 자아에 관심을 기울여달라는 호소하는 듯 합니다.

토이 / 김계현_윤정미_용관_고근호

토이(toy) ● 유희적 인간 호모 루덴스와 도구의 인간 호모 파베르. 아마도 창작 행위를 즐거운 놀이로 접근하는 작가 고근호를말하는 것이 아닐까요. 일상에서 만난 사물들이 본연의 기능을 상실할 때 새로운 장난감이 될 수 있다고 믿는 그는 어린 시절 프라모델에 마음을 사로잡힌 기억을 되살려 성장기에 대한 작은 기념비를 장난감 작품으로 만들어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시대를 풍미한 만화나 영화 속 스타들을 금속 재질의 로봇으로 재구성한 '영웅'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재효도 사물 본연의 기능에 얽매이지 않은 사고의 유연성을 제안합니다. 그를 아는 작가라면 나무와 철, 석재로 만든 스펙타클한 생태 조각 작품을 먼저 떠올릴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은 그의 활동 초기에 제작한 레디 메이드(ready-made) 소품입니다. 그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는 오브제 작품은 연탄집게, 펌프 주둥이, 장도리, 가위 등 일상 사물들을 재조합하여 예기치 못한 형상을 만들며 의미를 생산합니다. 특정 기능이건 역할이건 날 때부터 부여된 속성에 대해 한번쯤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수 있는 즐거운 상상의 시간을 선사하는 이재효의 작품은 사물의 이면을 꿰뚫어보는 날카로운 시선이 일품입니다. ● 박관우는 사람에서부터 동물, 생물, 공산품, 장난감 등 작가의 관심에 들어온 모든 것들을 포착, 그 대상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성질을 최대한 유지하여 조각으로 재탄생시킵니다. 작가 자신의 주변에 존재하는 일상적인 대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여 조각과 사운드를 결합하는 작업에 몰두해온 그는 기존 시각적 이미지에 청각 이미지를 가미하여 관객과 밀착된 인터랙티브한 소통을 시도합니다. 이 같은 작품의 소리는 작가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관객들에게 호소력을 높이는 기제가 됩니다. 이번 전시에는 베어 브릭과 레고를 재현한 작품을 선보입니다.

토이 / 이재효_박관우_이원주

한편 장난감에 대해 다소 철학적인 접근을 시도한 작가들도 있습니다. 용관의 작품은 외관상 작은 장난감의 조합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관념론적인 세계관이 응축 되어있습니다. 과학적 역학 이론에 경도된 작가는 "우주 속에서 존재하는 모든 사물은 우연과 필연의 열매"라는 데모크리토스의 가설을 작품으로 인용하고 있는 듯합니다. 바로 이 가설을 귀납적으로 증명하는 일환으로 여러 사물과 사건, 존재, 개념의 양자적 실재를 드러내고 수집하는 일련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윤정미의 '장난감의 사회학'도 흥미롭습니다. 그는 색채에 대해 고정화된 이분법적인 성 이데올로기를 간명하게 보여주는 사진 연작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습니다. 여자는 분홍색, 남자는 파란색이라는 편중된 색 선호도를 마치 자연의 법칙인양 받아들이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재고하라고 웅변합니다. 색채에 따라 분홍과 파랑으로 분류된 장난감을 정렬하여 촬영한 단조로움이 역설적이게도 보는 이로 하여금 강렬한 인상을 심어줍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색 코드가 사회적으로 날조되거나 교육된 하나의 신화에 불과하다는 것을. ● 이원주는「니들도 당해봐」라는 노골적인 표제로 역지사지의 다양한 상황을 연출하여 '입장 바꾸기'를 제안합니다. 다른 사람의 신발을 신어보라는 미국의 속담이 있습니다. 하필 다른 것도 아닌 신발일까. 아마도 치수가 맞지 않는 남의 신발을 신는 것처럼 타인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배려한다는 것이 정말 어렵기 때문일 것입니다. 개와 사람의 입장 바꾸기를 코믹하게 그려낸 그의 작품은 애완동물을 장난감으로 여기는 요즘의 세태에 대한 풍자 그 이상일 것입니다. ● 아예 장난감을 직접 개발한 작가도 있습니다. 김계현은 장난감 조립블록에서 모티브를 얻어 '조립 아트'를 창안했습니다. 그는 어린이 놀이 교재로 시판되고 있는 블록처럼 자신만의 특수한 블록을 자체 제작하여 예술 표현에 폭넓게 적용합니다. 현재와 미래의 예술상을 혼성적 관점에서 바라본 작가는 이종 교배, 컨버전스, 하이브리드, 혼혈 등의 개념을 조립과 결합이라는 명제로 축약합니다. 이 세상에 존재한 바 없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아닌 이미 소여된 것을 조합하고 결합하는 제작 방식을 통해 창조의 개념을 색 다르게 접근합니다. ■ 김의경

Vol.20090713a | Arts For Children展-2009 코오롱 여름문화축제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