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e got you

한지석展 / Jokk Han / 韓知錫 / painting   2009_0708 ▶ 2009_0730 / 월요일 휴관

한지석_I've got you 15_리넨에 유채_200×250cm_2009

초대일시_2009_0708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01:00pm~07:00pm / 월요일 휴관

웨이방 갤러리_WEIBANG GALLERY 서울 종로구 화동 127-3번지 Tel. +82.2.720.8222 www.weibanggallery.com

추상화된 파편들이 부유하는 그의 그림을 접한 이들은 이런 표현이 다소 아이러니하게 다가오겠지만 한지석의 그림 안에는 실재의 풍경이 존재한다. 자신의 주변과 삶을 통해 보고, 느끼는 많은 경험과 기억들로 화면을 채우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사실적이고 명확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언뜻 내비쳐지는 무수한 선과 생동적인 터치 너머에는 분명 작가가 경험하는 현실의 세계가 펼쳐져 있고, 이는 작가 자신의 이야기가 된다. 그가 주변에서 마주하는 풍경과 기억에서 끄집어낸 경험들은 작가의 내면이 그렇듯 관념적이다.

한지석_I've got you 15_리넨에 유채_200×250cm_2009_부분

그렇다면 붓의 터치와 물성을 이용해 우연적인 요소를 강조하며 표현되어지는 풍경과, 그 안에 실루엣처럼 나타나는 인물을 어떤 의미를 지닌 걸까? 작가는 영국에서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느끼며 소외, 소통의 단절을 경험한 기억이 있다. "이방인으로서 겪는 이질감을 통해 정체성에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작가는 자신만의 소통의 창구로 신문 이미지를 스크랩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수집된 이미지는 사실(fact)에 국한되지 않는, 나름의 방식으로 상상의 이야기를 만드는 단초가 되었다. 그러나 작가는 신문에 가득 담긴 사건들이 갖는 사회적인 중요성 보다는 자신만의 이야기로써 재구성했으며 새롭게 만들어진 이야기에 자신의 기억이나 경험들을 얹히는 것으로 소통의 완성을 얻곤 했다. ● 영국에서의 작업이 사회에서 발생한 사건의 재구성이었다면, 우리나라로 돌아온 후의 그림은 스스로에게 보다 천착하는 경향을 띤다. 언어와 문화적으로 원활한 소통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복잡하고 어려운 관계를 경험한 이유에서다. 이 당시부터 작가는 자신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기울여, 그것을 깊게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비판적 요소를 갖고 있는 사회적 이슈보다는 개인이 지닌 것들에 비판적인 요소를 담으려고 했다.

한지석_I've got you 16_리넨에 유채_200×250cm_2009
한지석_I've got you 16_리넨에 유채_200×250cm_2009_부분

그것은 곧 가족과 종교, 그의 주변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대중적 관심과는 상관없이 작가의 이목을 끄는 사회적 문제들, 예를 들면 소외된 채 살아가는 것들이었다. 그것들은 그 자체로, 혹은 그의 기억과 경험의 필터에 의해 걸러지기도, 재생산되기도 한다. ● 한지석의 그림 속 평면성 내에 존재하는 무수한 공간들에는 현실과 비현실,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가 숨어 있다. 대립하는 두 가지 요소가 사적인 세상이자 현실이 되는 것이다. 일례로 실루엣만으로 표현되는 그의 자화상은 아이의 모습으로, 때로는 남자나 여자의 형상이거나, 중성적으로 변하며 그가 가지고 있는 다중적인 모습으로 재현된다. 일종의 자아의 득세다. 허나, 범주가 국한되진 않는다. 그림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 또한 작가자신이 될 수도, 사회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타인이기도 하는 탓이다. "지속적으로 축적된 관계는 나의 무의식 속에 자리를 잡고, 그것이 곧 나의 정체성이 되기도 한다."는 작가의 주장처럼 그는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서 고찰한 소재로 타인과 사회와의 관계, 그로 인해 구축된 정체성을 작품에 담는다. 풍경화든, 자화상이든 모두 같은 형식이다.

한지석_I've got you 17_리넨에 유채_200×250cm_2009
한지석_I've got you 17_리넨에 유채_200×250cm_2009_부분

그가 작품을 통해 표현하려고 하는 것은 사회 안의 복잡한 관계이므로, 자화상을 빗댄 풍경화든, 혹은 완전한 자화상이든 그것은 뗄 수 없는 또 다른 관계가 되고, 때론 그 자체가 되기도 한다. 무의식적으로 선을 긋는 순간, 그것 자체가 의식이거나 새로운 형태가 되기도 하고, 혹은 오히려 모호해지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한지석은 회화, 설치, 사진 등 장르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또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자아)을 표현하지만, 관람객에게 특정 의미로 고정된 시선과 관념 또한 요구하지 않는다. 같은 그림을 보더라도, 각자의 경험과 기억에 따라 그림에서 보고 싶은 형상은 다르다고 믿기 때문이다,. 보는 이마다 각각 다른 감성으로 그림을 읽는다 하더라도, '그림 속 공간에서 진지하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 '한지석'은 공통되게 마주할 것이다. ■ 이혜린

Vol.20090710h | 한지석展 / Jokk Han / 韓知錫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