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9_0710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화~토요일_10:00am~06:00pm / 일요일_10:00pm~05:00pm / 월요일 휴관
아트스페이스 에이치_ARTSPACE H 서울 종로구 원서동 157-1번지 Tel. +82.2.766.5000 www.artspaceh.com
19세기 사진술의 발달은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과 같이 세계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들어 주기도 하고 예술가들로 하여금 새로운 탐색과 실험이 가능하게 해주었다. 그 후 사진 발달의 수혜를 받은 팝 아트가 탄생했고, 산업소비시대의 산물인 광고 사진은 현대 미술의 단골 소재가 되었다. 고대에는 당대의 이상향에 맞게 창조된 그림과 조각들을 통해 당시 그 시대가 추구하던 미적 기준을 알아볼 수 있었고, 현대에는 사진 속 이미지들이 그것을 대체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오늘날 현대인이 추구하는 신화적 '미'는 과연 무엇인가? 오랜 고대의 대리석 신전과도 같이 공고한 '미'의 기준과는 달리 현대의 '미'는 마트에 진열된 가공식품, 혹은 백화점 윈도우에 디스플레이된 상품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한 듯하다. 광고와 잡지 속 현란한 이미지들은 소비자를 유혹하지만, 그 이미지들이 영속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현대의 '미' 란 것은 어쩌면 한시적으로 빛을 발하다 순식간에 스러져 버리는, 한 계절을 이기지 못하고 지는 꽃 한 송이만큼의 의미일런지도 모른다.
이윤우는 그러한 광고 사진이나 패션잡지의 화보 등을 직접적으로 인용한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광고 사진 속 모델들은 현대 사회 소비의 입맛에 맞게 아름답게 포장된, 현대인이 추구하는 미의 기준이 되어 새로운 신화를 창조시킨다. 그러한 '이중적 신화'는 숭배되는 아름다움, 그러나 그 본질은 소유하고 소비하고자 하는 욕망의 대상, 즉 가공된 상품일 뿐이며, 소비되는 순간 가치를 상실하고 덧없이 사라지는 것임을 작가는 역설하고 있다.
그의 직설화법은 그간 여타 작가들이 던지는 메타포의 모호함에 답답함을 느낄 관객에게 친근하고 명확하게 다가간다.
이윤우 작가의 전시는 진정한 의미는 상실된 채, 조작된 기준에 맞춰진 '이중적 신화'를 바라보는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져줄 것이다. 또한 미술과 광고사진의 관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 Gallery Artspace H
Vol.20090710a | 이윤우展 / LEEYUNWOO / 李允雨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