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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9_0703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요일_01:00pm~06:00pm / 월요일 휴관
소울아트 스페이스_SOULART SPACE 부산시 금정구 구서1동 485-13번지 Tel. +82.51.581.5647 www.soulartspace.com
인물들 ●'기계적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 중 한 개인의 모놀로그 '매일 매일 이른 아침 나는 혼자 거울 앞에 서있다. 거울 앞에 서서 나는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세상으로 나아가 특별한 존재가 되기 위해 여러 가지를 준비한다. '오늘은 무슨 색 립스틱을 바르지?'혹은 '오늘은 어떤 스타일의 넥타이를 맬까?'등의 예뻐 보이거나 멋지게 보이기 위한 고민을 시작으로 나는 거울을 의지한 채 점점 변화한다. 자연스런 머리카락이 성능 좋은 헤어기구들로 인해 모양이 바뀌고, 내 본래의 피부색은 온데간데없고 짙은 화장품이 얼굴위에 올려져있다. 나의 체취는 고급 재료의 액체들로 썩인 향수들 속으로 자취를 감추어 버린 지 오래고, 값비싼 옷가지들로 나의 외적 가치를 높인다. 이제 세상 사람들과 어울릴 준비는 끝났다. 더 이상 나는 평범하지 않고 타인들 사이에서 차별화된 개인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시간이 흐르고 하루의 마지막이 다가오면 나는 다시 거울 앞에 서서 나의 얼굴과 대면한다. 나는 처음의 나로 돌아가려고 한다. 비싼 장신구들을 걷어내고 얼굴 위로 두껍게 덮여진 화장을 지우면 너무나 생소한 나를 보게 된다. 생기 없는 얼굴은 초라하기 짝이 없고 억지로 말라 올린 머리카락은 엉클어져 빗으로 정리하기 힘들 정도다. 어느새 출처도 모를 냄새들이 몸에 배여 코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그 빛났던 장신구들의 후광은 변색되었다. 도대체 적응 할 수 없는 거울 속의 나의 모습에 나는 흠칫 놀란다. 화려한 변장 뒤에 숨겨진 본래의 내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세상으로 인해 변해버린 내 모습을 볼 때의 기분이란 거울에 다시 나를 비춰보고 싶지 않는 허무함과 난처함이랄까'
화려한 변장 뒤에 드러나는 기계적인 인간의 다양한 양상들은 김다인의 그림 속 인물들과 많이 닮아 있다. 자신의 본 모습을 감추고 화려하게 변장한 인간들은 지나친 욕구에서 비롯되었다. 나를 돋보이고 싶은 욕구는 자신을 차별화하게 만드는 행위의 촉매제이지만 만족하지 못하고 자꾸 욕심을 낸다면 자신과 자신의 본 모습을 이질화한다. 이런 욕망의 끝에는 무상함 외에는 아무것도 남겨져 있지 않는 비생산적 결말이 기다린다. 그러니 당연히 허무하고 허탈하지 않겠는가. 작가는 이점을 포착하여 작품에 담고 있다. 개개인의 얼굴들을 클로즈업하여 허무함을 극대화시킨다. 클로즈업된 인물들은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져버릴 것 같은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관람객들의 거울이 된 양 마주한다. 보는 이들은 작품을 보면서 자신이 미처 생각지도 못한 거짓 모습을 떠올림 당하는 수모를 겪게 될지도 모른다. 또한 인물들은 퉁명스러운 눈으로 관람객들에게 시선을 보낸다. 그 시선은 지쳐있고 공허하다. 마치 소중한 무언가를 잃고 허탈해 하다가 끝끝내 찾지 못해 더 이상 활기가 감돌지 않는 그런 종류의 것이다. 그리고 강한 드로잉으로 그려진 몸들은 머리가 없거나 움츠리거나 숨기는 등의 불완전한 모습이다. 이것은 기계적 시대가 만들어낸 욕망의 부작용으로 생겨진 내면의 불안감이 캔버스에 채워진 것이다. 활발한 붓 터치 사이로 힘없이 내리는 물감줄기와 물감의 어두운 색감들은 이러한 감정표현들에 한 몫 거든다. 변장 뒤에 미처 떼어내지 못한 자국처럼 변장의 허물인양, 덕지덕지 붙어있는 비늘 같은 무늬가 욕망의 쓸쓸한 흔적으로 드문드문 남아있다.
인간은 언제나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의 패러다임에 항상 목말라있다. 나에게 좋은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뒷전이고 일단 소유하고 보는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하지만 나를 버리고 선택한 욕망의 대가는 쓰디쓰다. 점점 고유성을 잃고 처음보다 훨씬 커져버린 욕망로 인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는 결과를 낳는다. 이것은 어쩌면 기계적 시대의 영향이 아닐까? ● 김다인의 그림은 이러한 염세적 경향이 스며들어 화면 전반에 느껴지지만 그 뒤에는 희망의 제스처가 담겨있다. 인간은 기계적 시대의 희생양이 되어가지만, 작가는 인간의 개개인의 본질적인 성격을 포기하지 않고 진정한 내면의 중요함을 알리려 한다. 그림은 부정적인 모습들로 가득하여 단순히 경고 정도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것은 작가가 우회적이지 않고 직접적으로 의미를 전달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관람객들이 작품을 통해 의미를 알아챈다면, 스스로 내가 어떠한 사람인지를 진지하게 자문해 보는 뜻 깊은 전시가 될 것이다. ■ 허금선
Vol.20090705h | 김다인展 / KIMDAIN / 金多仁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