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작가 세미나_2009_0701_수요일_06:00pm
협찬_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7:00pm(하절기) / 10:00am~06:00pm(동절기) 교육 프로그램 / 주말 도슨트 프로그램
갤러리 나우_GALLERY NOW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2-13번지 성지빌딩 3층 Tel. +82.2.725.2930 www.gallery-now.com
장자오탕의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그 시대에 이렇게 뛰어난 타이완 사진작가가 있었구나 하는 감탄을 했다. 그의 작품은 사진 예술의 특징인 순간성을 극대화시키는 강렬함과 함께 '실상'의 이야기를 다의적으로 함축시키는 깊이를 지니고 있다. 작가는 타이완의 평범한 일상을 '결정적 순간'으로 전환하면서 반세기의 타이완 역사를 휴머니스트적 사진 언어로 증언하고 있다. ● 사진은 아날로그 방식의 기계적 특성상 '그때 그곳'을 가리키는 엄격한 프레임을 한 순간에 동결하고 파편화한 '실상'이다. 사진가들은 이 '실상'을 포착하기 위해서 치밀하게 준비하고 집요하게 기다린다. 장자오탕은 그 '실상'의 본질이 가장 심도 있게 그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을 기다리고 포착하면서 그 만의 사진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작가는 말한다. 가슴속에 길들여지지 않는 코뿔소를 맞닿을 때 그의 호흡은 순간적으로 멈추어지고 사진적인 시간은 시작된다고...
"새벽 네 시 삼십분까지 야근을 하고 혼자 삼십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흐릿한 정신에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날따라 엘리베이터는 참 더디게도 올라왔다. 복도는 칠흑같이 깜깜했다. 그때 뭔가 부딪히는 이상한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드디어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문이 열리자 그 안에서 코뿔소 한 마리가 밖으로 뛰쳐나오는 것이 아닌가..."(장자오탕, 열화당 사진문고, pp13-14) ● 장자오탕의 초기 작품은 그의 고향 반차오와 그 주변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순박한 농업사회를 배경으로 1960년대의 타이완의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는 사진들이다. 머리 없는 젊은 남자가 서있는 「그림자(1962)」, 폐허더미를 배경으로 초점이 흐릿한 어린아이의 얼굴이 있는「폐허(1963)」, 천막 뒤에서 귀신같은 얼굴은 한 청년의 초상이 나오는 「발(1964)」은 고향인 반차오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이 시기의 작품들은 그 시대의 암울함을 면면히 드러내고 있다. 특히 작가의 청년 시대를 연상시키는 「응시(1963)」는 작가의 성장기가 타이완의 억압과 고통의 역사와 맞물려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장자오탕은 1970년에서 1985년 사이에 작품의 전환점을 갖는다. 1960년대의 어두운 청년기를 벗어난 그는 중년기의 온화함과 현실을 직시하는 단호함이 어우러진 작품들을 발표한다. 성숙기에 접어든 그의 작품은 타이완의 현실을 통합적인 시각으로 표현했을 뿐 아니라 1960년대 타이완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서구 모더니즘의 예술 형식을 차용하고 있다. 특히 바닷가에서 군사 훈련을 하고 있는 「해변에서(1979)」는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초현실적인 작품이다. 또한 요셉 쿠델카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휴식(1984)」과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영상미가 엿보이는 「애도자(1985)」는 서구 모더니즘에 대한 그의 폭넓은 지식과 호기심을 드러내고 있다. ● 1986년 이후부터 2000년대 작품은 좀 더 추상적인 형식을 띠고 있다. 「요새(2003)」와 「끝없는 공간(2004)」은 선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미니멀적 풍경사진이다. 2000년대에 오면서 반세기를 관통한 사진가의 눈은 축약적인 풍경으로 만족하는듯하다. 확대와 생략을 반복하면서 비어져가는 공간은 작가의 완숙미를 극대화 시킨다. 반세기 가까이 왕성하게 작업하고 있는 사진가, 장자오탕은 알베르 카뮈의 「결혼.여름」 에세이에 나오는 구절처럼 열정적인 예술가이다. "나는 오직 내 몸 전체로 살고 내 마음 전체로 증언하면 된다. 예술작품은 그 뒤에 올 것이다." ● 디지털시대에 있어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언급한 '결정적 순간'은 고향만큼이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디지털 시대의 시간성은 기다림보다는 분절과 조합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리스어로 시간은 '크로노스, chronos'와 '카이로스, kairos'로 구분되는데 '크로노스'는 흘러가는 시간성을 이야기하고 '카이로스'는 구체적인 사건이 일어난 의미 있는 시간을 말한다. 장자오탕의 작품은 작가의 존재감이 느껴지는 절대적인 카이로스적 시간에 속한다. 타이완 모더니즘의 대표 사진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장자오탕의 이번 전시는 카이로스적인 시간 여행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흑백 사진의 다양하고 심도있는 그레이 톤을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만남을 제안할 것이다. ■ 신혜경
갤러리 나우에서는 2009년 7월 1일부터 7월 14일까지 대만 사진작가 장자오탕 사진전 『장자오탕, 카이로스적 흑백 시간 비행』이 열린다. ● 장자오 탕은 1958년 처음 카메라를 접한 이루 지금까지 권력을 쫓는 사진이나, 현실을 외면하는 살롱사진으로 타협하지 않고 자신만의 고유한 의식과 색깔로 대만 민중의 삶을 기록해온 사진가이다. 그의 작품은 냉철한 초현실주의 경향의 60년대 사진에서부터 생명에 관한 애정이 느껴지는 최근의 사진경향에 이르기 까지 장 자오탕의 사진에는 그만이 가진 대상에 대한 예리함과 따뜻한 감정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 『장자오탕, 카이로스적 흑백 시간 비행』전시는 대만 사진계의 원로사진작가인 장자오탕의 1958년부터 2000년대까지 반세기에 걸친 작가만의 고민이 녹아있는 흑백 사진 작품을 선보입니다. 장자오탕의 작품은 사진 예술의 특징인 순간성을 극대화시키는 강렬함과 함께 '실상'의 이야기를 다의적으로 함축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으며 타이완의 반세기 역사를 인간적인 사진 언어로 증언하고 있는 작품 세계를 펼쳐 보이고 있다. ● 이번 전시에서는 전시 오픈닝과 함께 작가와의 만남 시간으로 진행되는 세미나 시간도 마련되어 작가의 사진세계에 관해 직접 들어 볼 수 있는 귀한 시간도 함께 준비되어 있다. ■ 갤러리 나우
Vol.20090702h | 장 자오탕展 / Chang ChaoTang / 張照堂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