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집합가이드_Zi:p

2009_0627 ▶ 2009_0709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백정기_윤미_이용훈_최혜정

관람시간 / 12:00pm~06:00pm

스페이스 빔_SPACE BEAM community 인천시 동구 창영동 7번지 Tel. +82.32.422.8630 www.spacebeam.net

여집합 가이드 ● 아시아 작가의 이동과 접촉을 지원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기획된 "듀얼게임"에 참여했던 8명의 동아시아 작가는 2008년 가을 베트남, 네팔,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네 나라와 한국을 오가며 2개월간 함께 어울렸다. 참여 작가에게 "듀얼게임"은 국가나 민족적 사고를 넘어 아시아를 새롭게 만나는 계기가 되었다.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에도 한국 작가들은 '여집합 가이드'라는 이름으로 의기투합하여 "듀얼게임"의 지속성을 자체적으로 이어왔다.

최혜정_door to door_혼합재료_가변설치_2009
최혜정_캄보디아

하지만 실제로 구성원의 뜻을 모아 '공통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우리는 베트남, 네팔, 캄보디아, 말레이시아에서의 경험을 하나로 묵어낼 소통의 보편성을 찾기가 곤란했다. 아시아라는 주제가 우리에게 일면 당연해 보였지만 그것만큼 막연한 주제도 또 없다. 고백하자면 아시아라는 키워드로 공통의 정체성을 상상할 만큼 우리가 아시아의 구체적인 기억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도 의문이었다. 그렇지만 이점이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바로 이점이 우리가 아시아인으로서 처해있는 현실이고 극복해야할 과제인 지도 모른다.

이용훈_lotus guesthouse_가변설치_2008 이용훈_himalayas_혼합재료_2009
이용훈_네팔

때문에 나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본다. 우리는 아시아인인가? 한반도는 지도위에 명백히 아시아로 분류되어있다. 그렇지만 이 질문은 인식의 지형에서는 여전히 유효하다. 20세기는 제국주의와 냉전으로 인해 아시아 내 이동은 막혀 있었다. 잘 모르는 세계였기 때문에 인식상의 단절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다르다. 국내에 있는 100만 외국인 중에 노동, 유학, 국제결혼으로 긴밀하게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은 상당수 아시아인이다. 아시아는 이제 하나의 추상적 이념에서 점차 구체적인 실체로 대두되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떠밀리듯 아시아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

백정기_I'm just walking_단채널 비디오_01:49:52_2008
백정기_베트남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아시아인으로 살아가야 하는가를 이야기해야 한다. 아시아의 상호의존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이것이 바로 연대의식으로 발전 하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는 아직 공동체 의식이 부족하다. 경제력의 편차와 정치 체제, 환경의 차이도 연대를 어렵게 하는 큰 문제다. 아시아 내에서 어떻게 소통의 가능성을 찾을 것인가. 세계화 시대 아시아를 살아가는 예술가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당면 과제인 셈이다.

정윤미_U-ri project_퍼포먼스, 꼴라주, 드로잉_2008
정윤미_말레이시아

한류로 대표되는 문화산업이 교류를 넓혀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문화산업의 핵심은 결국 자본이기 때문에 일정한 한계가 있다. 자본은 각국의 특수성을 없애 국적불명의 아이콘을 만든다. 더 진정한 소통은 아시아 각국의 당대적 현안에 주목하는 것이다. 역사적 차이를 덮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방식이 소통이다. 그리고 아시아로 이동하고 지역문화를 느끼는 것이 소통의 실천이다. 우리는 예술적 감수성이 여기에 일종의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이번 『여집합가이드-Zi:p』展은 미래 아시아의 소통 가능성을 가늠하고 우리의 역량을 점검하는 첫 번째 실험이 될 것이다. ■ 최혜정_윤미_백정기_이용훈

Vol.20090628b | 여집합가이드_Zi:p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