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09 미공간봄 작가지원 프로그램 선정작가전
관람시간 / 10:30am~06:30pm / 화요일 휴관
미공간봄_ARTSPACE BOM 강원도 춘천시 죽림동 189번지 브라운5번가 4119호 Tel. +82.33.255.7161 blog.naver.com/migong0308
문자텍스트의 감각적이고 유희적인 기호체계의 회화성과 조형성 ● 현재 세계에서 사용 중인 약 100여개 문자들의 대부분은 특정한 사물의 형태나 모양 등에 그 기초를 두고 변형 혹은 발전되어 왔다. 이러한 문자들이 가지는 회화성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문자의 기원과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문자의 텍스트가 생산해내는 이미지는 인간이라는 매개체를 빌어 언어로 표현되기 전까지 매우 원시적(primitive)이고 유희적이며, 비쥬얼(visual)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아카데믹(academic)해 보인다. 문자가 가지는 의사소통과 전달의 기능을 배제한 문자 텍스트는 단순한 기호적 이미지가 생산해 낸 감각의 허상일 뿐이다. 또한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사회적·문화적 환경 안에서 개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세습되는 권력으로서의 문자는 장수진에게는 그냥 유희적 놀이로서의 도구일 뿐이다.
페르디낭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의 『언어학 개론』(COURSE IN GENERAL LINGUISTICS) 텍스트를 작품에 차용하고 있는 장수진은 문자의 분절(segment)을 오려내거나 이동하여 재배치하고 다양한 형상의 사물들을 만들어 문자이미지와 형상이미지를 오버랩 시키고 있다. 기억돕기시대(memory stage)에 동물의 뼈나 동굴 벽면에 새겨져 의사소통의 구실을 했던 원시적인 글자 역시 분절에 의해 새겨졌듯이 장수진이 사용하고 있는 문자의 분절들은 이미지를 표현하는데 있어 다양한 기표와 기의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문자가 가지는 감각적인 기호체계는 문자의 반복적인 기표 과정에 의해 비로소 허상 혹은 실상의 이미지로 나타나기도 한다.
「Don't read me」와「PUN」시리즈에서 보여지는 문자 분절들과 사물들의 유희적이며 자유로운 배치는 타인에게 읽혀지기보다는 보여지는 형상이미지 그대로의 감각적인 해석에 의존하고 있다.「Hurricane」과「Pun Lego」에서는 문자 분절을 마치 놀이기구나 장난감처럼 조형화 시키거나 분해하여 반복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간혹 문자의 반복은 기억의 수단으로서 작용하고 있으며 문자가 자아내는 형상이미지를 각인시키기도 한다.「S.O.I(Shadow of Image)」,「S.O.P(Shadow of Pun)_on/off」는 투각된 문자로 뿜어져 나오는 빛에 의해 투영되는 그림자의 허상 혹은 실상의 이미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장수진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언어로 표현되기 이전 문자의 회화성과 조형성에 대한 고민은 유년기 시절 사용하던 비밀스럽고 암호화된 '도깨비 말(글)'에 기인한다. 규정지어진 사회의 구성원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말과 글은 학습이라는 현실적 도구를 차치하고, 더 이상 언어와 문자가 아니며 보여지는 그 자체의 이미지로서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미 결정지어진 사회적·문화적 구성원 안에서만 표현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하는 문자를 유희적인 놀잇감으로 다루고 있다. 동시대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요즘 신세대들의 대중문화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 모바일 문자메시지와 인터넷 댓글 용어 등에서 사용되는 알 수 없는 문자들은 대중문화의 역기능적인 측면도 가지고 있지만 무엇보다 감정을 담고 있으며 감각적이고 유희적인 측면을 잘 드러내고 있다. 그러한 점에서 개인의 경험을 토대로 한 동시대 대중문화의 구조적 담론을 이야기하고 있는 장수진의 Language PUN은 문자텍스트의 감각적이고 유희적인 기호체계를 회화적이고 조형적인 요소에 의해 다양하게 형상이미지화시키고 있다. ■ 엄선미
Vol.20090627c | 장수진展 / JANGSUJIN / 張壽晉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