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9_0624_수요일_05:30pm
제7회 다음작가展
제8회 다음작가상 시상식-수상자 박현두_2009_0624_05:3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3층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국제무대를 중심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다큐멘터리 사진의 새로운 미학적 접근을 시도한 용감한 예술가 윤수연(이하 윤). 『에퍼쳐-국제적 명성의 사진 계간지-2009년 여름호』에 소개된 윤수연의 사진은 예상치 못한 파장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특히나 심사숙고 끝에 기획된 돈 맥컬린-영국 전쟁 사진의 아이콘-과의 병력적 배열은, 다큐멘터리 사진에 예상치 못한 질문을 던진, 그의 작업이 이루어낸 명확한 업적이라 할 수 있다. 윤수연의 작품들은 말하고 있다. 지난 7년간은 인간이 만들어낸 보이지 않는 지독한 분쟁의 형상을 '사람들'과 얽혀있는 일상의 언어로 재해석 하고자 시도한 시간 이었다고. 이야기는 38선을 가운데 두고 '멈춰 잊혀진'(작가의 말을 인용)한국전쟁의 위대한 유산-탈북 이주민과 그들의 남한 살이, 2차 세계대전으로부터 현 이라크전에 이르는 미국 참전용사들의 일상으로의 귀환과 그들의 '전쟁, 그 이후의 살아가기', 그리고 2003년 이라크전으로 시작된 2백만 난민의 현재진행형 피난드라마에 이르기 까지 그녀가 제시하는 삶의 모습은 인종, 지역, 시간성을 가로지른 현대판 전쟁종합선물세트와도같다. 이러한 독특한 접근 방식에 비추어 본다면, 그녀의 전쟁사진은 돈 맥컬린의 그것-50여년 동안 대륙을 오가며 눈으로 목격한 어둡고, 구토유발적 이며, 참혹하여 상상도 할 수 없는, 잔학성을 증거한 이미지들-과는 구별되는 또 다른 분야의 전쟁사진작가라 평가해 좋을 것이다. 일테면 윤수연을 '전후사진 작가'(Afterwar Photograhper)라 부르는 것이 합당할 듯 하다. 그는 로버트 카파, 데이빗 더글라스 던컨스, 제임스 너크웨이가 마감한 '사진투어'의 시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또 다른 기행을 계획한다.
단신의 윤은 땅(earth)과 한층 더 가까운 탓일까, 작업의 대상과의 거리를 단축하는데 그 소질이 남다르다. 그는 일상에 존재하는 극도의 평범성을 분해, 강조하며 틀에 박힌 평상을 파헤쳐 내 보임으로, 관심에서 멀어진 전쟁-'남자들의 놀이'-의 잔상을 끄집어 낸다. 윤의 비상한 두뇌회전과 감수성 그리고 특이할 만한 이해능력은 그가 사람들의 '삶' 속 깊은 곳 까지 파고 들게 하는 핵심도구들 이다. 그가 대상으로 하는 '사람'에 대한 공부는 심도 깊은 인터뷰(형식은 언제나 배제된)로부터 시작된다. 윤은 그 인물들의 다층적 이해에 작업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다. 그리고 등장하는 그의 대형 카메라가 이끄는 긴 호흡을 통해, 불가항력의 사회구조 안에서 철저히 황폐화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충격과 자극의 정 반대편에서 만들어낸다. 사이즈와 체력으로 말하자면, 작고 단단한 그는 마치 카빌리안의 후예인 샹송 가수 에디트 피아프와 흑인 테니스 챔피온 세리나 윌리암스의 혼합체와도 같은 형상이다. 윤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안팎의 특성은 그의 예술에 대한 열정과 맹렬강호 정신으로 표현된다. 그는 감성뿐만이 아닌 외형마저도, 그의 사진을 닮아있다.
한때 수영선수이기도 했고,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한 문학도이기도 한 그는 운동으로 다져진 단단한 어깨와 튼튼한 다리로 대륙을 가로지른다. 반면에 그는 깊이 있고 친절하며 그의 중독성 짙은 쾌활한 웃음은 어느새 대상의 내면세계를 휩쓸고 간다. 그러면 그들의 감성은 어느새 그의 것이 되어버린다. 기묘한 호기심에 찬, 열려있으며, 모험적이고, 집요하며 끈기 있고, 자유영혼을 가진 동시에 여리고, 아이 같고, 따뜻하며, 인정 많은, 자연발생적인 인간, 이 모든 것들이 사려 깊고 창조적인 사진작가 윤수연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들 이다.
이 책에서 보여지는 사진들은 앞서 기술한 인간 윤수연을 내보이는 훌륭한 증거물이다. 흔히 사진은 '자화상의 또 다른 형태'라는 말 들을 한다. 이는 작업이 작가의 성질, 생각, 그리고 감정을 담고 있는 이유에서 일 것이다. 이런 가설을 증명이라도 하듯 윤의 사진은 의심할 여지도 없이 그와 닿아있다. 도구에 있어서 집요한 완벽주의자 이기도 한 윤은, 모든 후반작업에 직접 참여하며-대부분의 작업을 작가 스스로 만들어 내는 '친환경'적 작업을 선호한다.-이는 윤이 보여주는 작업의 대상과 내용 모두에 대한 세심한 의무이행의 다른 표현이다. 한번 더 강조 되어야 할 점은, 그 내용과 형식은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 맞붙어 함께 가야 한다는 작가의 작업태도 이다. 윤은 자신의 감성과 미학의 해석을 믿고 따른다. 그녀의 초상(portrait) 자연과 정신세계의 풍경(landscape)이다. 가득 찬 풍요와 복잡성. 넘치게 많아 숨겨 보여야 하는 아이러니. 그의 사진들은 얼핏 보면 어느 것 하나 단순히 '드러나지'도 '튀어 오르지도' 않는다. 시간과 공간 안에서의 그녀와 대상과의 거리는 '진짜(실존)'이다. 그녀의 작업 실존이란 주도 면밀한 관찰을 통해 충분히 실험된 이해이며, 그것은 사진을 '찍기' 위한 시도에서 혹은 그녀가 구축한 '환경' 안에서 발생할 수 도 있다.
「Incomplete Journey_끝나지 않은 여정(2003-2006)」 그리고 「Homecoming_집으로(2006-2008)」은 모두 컬러작업이다. 앞선 두 작업의 대상인 북한의 '정치적' 난민과 미국의 참전용사의 경우, 작업은 그들이 살고 있는 그들의 '터전'에서 만들어 졌다. 반면에 작가의 신작인 new haven, no haven에 등장하는 이라크 난민들은 그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잠시 머물다 가는 통과장소가 그 무대이다. 그리고 여기서 작가는 흑백으로의 화면 전환을 시도한다.
'신 다큐멘터리 작가'로 불려지고 있는, 캐나다의 에드워드 벌텐스키, 프랑스의 리세 싸파티, 영국의 팀 헤더링턴'의 작업들이 그러하듯이 윤의 작업 역시 인간보기를 갈망(혹은 고발)하는 다큐멘터리의 전통과 깊이 닿아있다. 그러나 그는 대가 선배들의 작업스타일로 규정되었던 서정성이나 상징성으로부터 벗어난 표현방법을 찾아 나선다. 그녀는 현재시간상에 존재하는, 좀더 개인적이고 작가'주관적인' 시각언어 찾기를 고민한다. 동시에 감정에 호소하는 모든 극적 요소 제거에도 민감하게 갈등한다. 그리고 지금 윤수연은 분명 그녀만의 궤도 안으로 들어서 있다. ■ 로버트 플레지 Robert Pledge
Vol.20090625c | 윤수연展 / YUNSUYEON / 尹琇姸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