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시대 Dissonant Visions

2009_0624 ▶ 2009_0830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_2009_0623_화요일_05:00pm

참여작가 신학철_안창홍_김혜숙_박불똥_오치균_임영선_류승환 김준_이한수_데비한_김남표_한효석_심승욱_송명진 장지아_호야_전민수_이완_이재헌_지용호_이승애

관람시간 / 화~금요일_10:00am~09:00pm / 주말,공휴일_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서울시립미술관 SEOUL MUSEUM OF ART 서울 중구 미술관길 30(서소문동 37번지) Tel. +82.2.2124.8800 www.seoulmoa.org

이 전시는 작가들의 상상력 속에서 탄생된 새로운 창조물이자 기괴한 생명체, '괴물'을 둘러싼 현대미술의 갖가지 다양한 해석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이다. ● 괴물은 고금을 막론하고 꾸준히 탄생되어 왔다. 예술가들은 현 세계와 한 개인의 가치관의 충돌이 빚어내는 불협화음이라든지 개인 내면의 본질적 자아와 사회적 자아 간의 불일치 등 더블코드의 이중성을 '괴물'이라는 메타포를 내세워 작품으로 풀어내고 있다. 급변하는 현 시대의 복잡하고 다양한 미술 경향을 읽어내는 숨겨진 코드 중 하나가 바로 '불협화음(Dissonance)'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우리 시대의 '괴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전시에 참여한 21명의 작가들은 괴물로 외화된 '불협화음적인 시선 Dissonant Visions' 을 통하여 하나의 공통분모로 묶일 수 있다. ● 괴물(monster)이라는 말은 라틴어 '가리키다(monstrare)'와 '경고하다(monere)'에서 비롯되었다. 어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괴물은 19세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시각적으로 추하거나 공포스러운 것이라기보다는, 악덕·광기·비이성·위반 등 정신적이고 도덕적인 일탈을 공중 앞에 드러내 보여 경고로 삼아야 하는 사람을 의미했다. 자연적으로 생성된 것이 아니라, 인간의 문화(culture)와 기술(art)이 만들어 낸 근대의 지식의 산물인 괴물은 모두 당대의 역사적 맥락에서 타자로 표상된 존재라는 특성을 지닌다. 어떤 것이 선이고, 어떤 것이 괴물로 표현되어야 할 악인지 판단하기 점점 어려운 시대가 되어감에 따라, 괴물성은 세계에 대한 지배력을 잃은 인간성의 혼란한 이미지를 나타내게 되었다. ● Part1. 디스토피아의 묵시록 ● 본 섹션은 현대사회의 재앙적 현실에 대한 묵시록적인 반응을 괴물성의 수사학으로 표출해낸 작품군들이 선보인다. 현 세계의 부조리와 병폐에 대한 불만과 절망적 공포, 문명화된 사회에 대한 불안과 비관주의, 그리고 그 이면에 드리워진 비인간적인 야만성, 그리고 첨단 과학기술의 제어할 수 없는 급변에 따른 미래 사회의 불확실성 등 시대의 우울을 표현하고 있다.

신학철_한국근대사-5_캔버스에 유채_71×66cm_1982_서울시립미술관 소장, 가나아트 기증
안창홍_불사조_종이에 채색_121×182cm_1985_서울시립미술관 소장, 가나아트 기증
송명진_뭉게뭉게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4×390cm_2001
김혜숙_Metamorphosis_가죽에 혼합재료_300×90cm_2007

Part 2. 금단의 땅 ● 미셀 푸코가 괴물을 '불가능과 금기의 결합'이라고 정의했듯이, 기존 사회의 전통적 가치나 편견에 대한 거부와 금기를 위반한 존재로서 괴물적 양상을 띄는 작품군들이 본 섹션에 해당된다. 현대는 '하이브리드'의 세계로서, 경계를 넘거나 경계에 걸쳐있는 존재가 바로 괴물인 것이다. 자연의 위반, 종들의 혼합, 특징과 경계선들의 뒤섞임이라는 문제를 야기하면서 기존의 합리적 질서와 가치들을 교란시킨다.

김준_지옥도_혼합재료_100×100×4cm_1997 데비한_스포츠 비너스 I_옷칠, 자개, 혼합재료_60×27×27cm_2008
장지아_P_tree_철골, 유리볼, 고무호스, 오줌, 씨앗_300×300×200cm_2007 한효석_감추어져 있어야만 했는데 드러나고만 어떤 것들에 대하여 10_캔버스에 유채_248×178cm_2008~9

Part 3. 내 안의 괴물 ● 본 섹션에서는 인간 본성의 어두운 측면과 광기를 보여준다. 예술은 시대적 미의식의 표현이자 작가의 사회적 현실인식의 표출이며, 나아가서는 인간의 내재적 본질에 대한 탐구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괴물은 인간 내면에 깊숙이 도사리고 있는 존재에 대한 공포의 발현이자, 작가의 또 다른 자아이며 나아가 다름 아닌 우리 자신 모두에게 해당되는 심리적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이를 통해 우리 안의 괴물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오치균_인체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27×96cm_1989_서울시립미술관 소장, 가나아트 기증
심승욱_검은 중력(Black Gravity)_디지털 프린트_72×270cm_2009
류승환_인생시공(人生時空)_종이에 펜_40×100cm_2000
이승애_Mummy series_종이에 연필, 표본상자_50×40cm_2008

현대사회의 재앙적 현실과 미래에 대한 예측 불가능성과 더불어 인간 존재의 불안정성이 나날이 고조되고 있다. '하이브리드' 세계 속에서 기존의 합리적 질서와 가치는 혼미를 거듭한다. 현대 미술에서 다양하게 표상되는 괴물의 형상을 통하여 우리들 현대인의 내면 깊이 존재하는 비인간적 야만성을 성찰할 수 있는 뜻 깊은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 양혜숙

Vol.20090624g | 괴물 시대 Dissonant Visions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