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éminiscence

김미라展 / KIMMIRA / 金美羅 / video   2009_0604 ▶ 2009_0614 / 월요일 휴관

김미라_réminiscence_단채널 영상_00:01:56_2009

초대일시 / 2009_0604_목요일_05:3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몸미술관 SPACEMOM MUSEUM OF ART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1411번지 제1전시장 B1 Tel. +82.(0)43.236.6622 www.spacemom.org

"기억속의 이미지들은 한번 말로 고정되고 나면 지워지고 맙니다. 저는 어쩌면 베니스에 대해 말함으로서 영원히 그 도시를 잃어버릴까봐 두려웠는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다른 도시들을 말하며 이미 조금씩 베니스를 잃어버린 건지도 모릅니다."_이탈로 칼비노 「보이지 않는 도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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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의 어느 인상 깊었던 시간이나 공간, 사건에 대한 기억들이 어렴풋한 어떤 형상으로 남아있기도, 때로는 전혀 생각지 않던 순간에 문득 떠올라 회상되는 경우도 있다. 어제의 기억이 그제의 것보다 더 생생하고, 그제의 것이 작년의 것보다 조금 더 명확한 것처럼, 시간은 내 손끝을 떠나 점점 기억을 퇴색시키며 그저 뭉둥그려진 어떤 것으로 만든다. ● 삶의 면면, 순간순간의 기억에 동반되는 감정적 경험들은 오감을 통해 다양하고 개인적인 기호, 정보, 은유로 수용된다. 이것들은 시간과 함께 흐르고, 중첩되며 교차, 연상, 퇴색의 과정을 거친다. 이미 빛바랜 과거가 된 것들은 항상 불완전하고, 무의식적이며 추상적이다. 과거의 것과 완전히 같지는 않으나 그 느낌을 가진 모호한 대상(이미지화한 오브제), 잊었다고 생각했으나 사소한 계기로 문득 환기되는 어느 순간들. 그러나 일부는 사라지고, 다른 일부는 중첩되고, 파편화되고 불명확하여 추상화된 이것이 나에게는 "기억"이자 또한 "reminiscence"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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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미지들은 한번 기호적 언어로 고정되고 나면(드러내고 나면) "모호함"과 "추상적" 으로 존재하던 이전의 그것과 더 이상 같은 것이 아니다. 그래서 그리운 대상이며 명확히 드러내어 정의하기보다는 모호한 안타까움으로 의식의 어느 한 구석에 숨기기를 원하는 대상이다. ● 드러냄으로서 영원히 잃을까봐 두려운 것, 존재하나 무의식적 은폐의 대상인 것, 그러나 또한 중첩된 은폐 속에 여전히 있는 것. 그렇기에 모리스 블랑쇼는 '모든 것이 가려질 때, 모든 존재가 은폐될 때 대상은 반드시 그 은폐의 한가운데에 존재하게 된다.'고 한다. ● 나의 작업에 있어 역시 이미지들은 항상 이쪽(드러냄, 숨겨진 가시성)과 저쪽(은폐,가시적 숨김)의 한 가운데에 서 있다. 그리고는 다른 이미지의 뒤에 숨은 채 언뜻 고개를 내밀기도 하고 또는 공존하며 새로운 어떤 것이 되기도 하는 실제의 이미지들은 개념으로서 혹은 오브제로서, 마치 팔레뜨 위에 짜여진 물감들처럼, 서로의 일부를 허물고 섞이며 기대하지 않았던 특별한 환영이 된다. ●나의 숨겨진 혹은 숨은 이미지, 다시 말해 보여 지는 혹은 사라진 이미지들이 손에 잡힐 듯 하지만 결국엔 놓쳐버리는 시간과 기억에 대한 안타까움의 정서를 바탕으로 관객 각자의reminiscence 를 불러일으키고, 그렇게 불러온 이미지 자체가 주는 환기와 울림의 메시지가 자유롭고 다면적인 해석이 가능한 하나의 '추상적 기호'가 되길 바란다. ■ 김미라

Vol.20090604e | 김미라展 / KIMMIRA / 金美羅 / video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