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adise Lost

이상준展 / YISANGJUN / 李尙捘 / sculpture   2009_0603 ▶ 2009_0714

초대일시_2009_0603_수요일_06:00pm

작가와의 대화_2009_0627_토요일_04:00pm

관람시간 / 01:00pm~10:00pm

갤러리 상상마당 GALLERY SANGSANGMADANG 서울 마포구 서교동 367-5번지 문화플래닛 상상마당 2층 Tel. +82.2.330.6223 gallery.sangsangmadang.com

갤러리상상마당에서 기획한 이상준의 '파라다이스 로스트(Paradise Lost)'는 80년대 이후 조각의 미학적 지평의 확장의 연장선에 있다. 20세기 말 21세기 초 새롭게 주목 받는 현대미술은 사진과 조각의 영역에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미술관과 갤러리들은 그 규모가 점점 더 커졌고 천장은 높아져갔다. 더구나 대지미술이 보여주듯 미술관 밖의 일상공간으로까지 확장되었다. 주위의 공공미술 또한 조각 또는 환경조각의 영역과 빠르게 삼투하고 있다. ● 로댕을 지나 브랑쿠시와 자코메티로 상징되던 현대조각의 계보는 60년대를 지나며 급격한 변화의 갈래를 보여주었다.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으로 표현된 무수한 텍스트와 담론이 생산되었고 그것은 그만큼 오늘날 천 개의 얼굴을 한 조각의 모습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런 조각의 흐름을 배경으로 이상준의 작업이 함축하는 특이성과 좌표를 구체화할 수 있다.

이상준_Beast 1_혼합재료_50×130×80cm_2009
이상준_Beast 2_혼합재료_50×130×80cm_2009

이상준은 90년대 중반부터 산업디자인이나 제품디자인의 형식을 차용한 작업으로 작가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90년대 초 중반 미술계는 깊은 수렁에 빠져있었고 이슈와 비평의 부재 또한 연일 제기되던 시기였다. 당시 미술계에 진입한 상당수의 작가들은 선택의 여지없이 철저한 자생성과 자기 독립성을 만들어야 했다. 간간히 들리는 대형 이벤트와 이슈들이 그나마 미술계의 활력으로 작용하였다. ● 이 시기 이상준은 전통적인 모더니즘 조각의 스타일 대신 모던 디자인에 기반한 미래디자인의 조형적 특징에 몰두했다. 전통적인 조각의 언어가 아닌 타 영역의 언어를 채용하여 일종의 충격요법을 통한 새로운 조각의 길을 모색하려 했다. ● 이러한 시도들은 한국사회에서 조각이 가능한 지점에 대한 반성과 현대미술의 세계성과 보편성을 의식하면서 고립된 또는 고유한 자기 특이성을 만들어야 하는 젊은 조각가의 고민을 담고 있다.

이상준_Beast 3_혼합재료_50×130×80cm_2009

이번 갤러리상상마당에서 전시되는 작업들은 이전 산업디자인의 스타일에서 완전히 다른 표현적 스타일로 변모했다. 이상준의 작업은 내부에서부터 성장 또는 분열하며 확대되는 기관들로 이루어진 신체들과 유기체적 표면을 지닌 조상(彫像)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스타일상의 급격한 변화는 이상준의 작업의 중심이 스타일의 문제가 아니라 조각의 실재성을 찾는 문제의식에 있기 때문이다.

이상준_Confession_혼합재료_190×100×100cm_2009
이상준_Favio_혼합재료_145×55×55cm_2009
이상준_Independence_혼합재료_270×90×70cm_2009

현대 조각은 의도했건 또는 의도하지 않았건 시대와 사물과 사람과 사건의 변화에 따라서 그 이념과 형식을 바꿔왔다. 변화의 힘에 대응한 힘이 조각을 조각으로 가능하게 한다. 이상준 개인의 의식의 변화와 함께 또 그를 둘러싼 환경과 맥락의 변화의 압력에 대한 반응력이 그의 작업을 가능하게 만든다. 안으로부터 생성되어 나오는 기관들과 형태들의 힘은 사실은 생성이라기보다는 힘과 힘의 갈등과 투쟁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소위 구조라고 할 만한 것을 찾는다. 징후읽기의 과정은 곧 구조의 탐색이기 때문이다. ● 이상준의 작업을 통해 '조각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불가피하게 마주하게 된다. 동시에 '조각이 아닌 것이 또 무엇인가?'라는 질문과도 마주한다. 조각의 근원적 본질 또는 존재성에 대한 질문은 근본적인 조각의 정의 문제이니 또한 어느 누구도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이런 질문에 대해 부정판단(否定判斷)만이 가능한 그리하여 우리는 단지 질문만이 유효한 상황에 있다. 이상준의 작업이 지향하는 길은 조각의 존재론적 난문(難問)들이 켜켜이 둘러싸인 길이다. ■ 김노암

Vol.20090603c | 이상준展 / YISANGJUN / 李尙捘 / sculpture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