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9_0603_수요일_05:00pm
책임기획_김홍식
참여작가 김홍식_백기은_안세은_이주은_임선희_조혜정
관람시간 / 11:00pm~06: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 15번지_SPACE 15th 서울 종로구 통의동 15번지 Tel. 070.7023.0584 space15th.org
통의동-일상을 찍다 ● 최근 몇 년간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져 독특한 무늬를 이루는 동네들이 사라지는 속도를 빨리 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문화적이라는 미명아래 그 본래의 모습이 사라지고 우아함을 쓴 상업성으로 거듭나고 있다. 삼청동을 거쳐 효자동, 가회동에 이르기까지. 경복궁 역에서 청와대로 가는 길에 통의동이 있다. 경복궁을 사이에 둔 삼청동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여기서는 어디에서든 청와대와, 골목 모퉁이에서 경찰아저씨들과 만날 수 있다. 이름이 통의동인지도 몰랐던 그 곳에서도 최근 1-2년간 변화가 일고 있다. 문화 예술인들이 모여들어 자신들의 색깔을 가진 조용한 동네를 이루고 키워 간다. 작가와 갤러리, 책방, 디자이너, 작업실, 문화 연구소, 가구카페 등이 자리잡고 있다. ● 현대의 문화, 일상, 대중은 서로 맞물려있다. 아마도 서로 소외되었기에 이전 세대들 보다 더 급속한 속도로 서로를 더욱 탐하는 듯하다. 그래서 먼저 정착한 그들은 걱정하고 있다. 전에 다른 곳에서도 그랬듯이 대중과그들이 데려오는 상업성라는 거대함이 그 곳을 잠식할까를. '이제 통의동이다 가자'라고. 이 지점이 6명의 작가들이 통의동 골목을 선택한 이유이다. 서로 탐하면서 멀리하고 싶어하는 그 고리를 표현하기에 적당한 장소이기에.'문화'인인 작가들은 그들이 선택한 '일상'의 것(곳)에 대한 작업을 하여 일상을 공유하는 '대중'과의 만남을 시도한다. 소통을 꾀한다. 그들이 속한 곳 -자연, 환경, 사회, 문화 - 그것들이 놓여진 일상에의 관심을 표현한다. 그리거나 공간에 이름을 새겨주고, 사진이나 영상으로 찍어 기억/기록하여 보관하고 또는 그 자국을 새겨 넣는다. 작가들의 이러한 선택 행위가 결국 '간직하다, 시대를 기억하다, 그 기억을 가슴에 아로새기다'로 대체되고 발화되고 다만 기억으로만 남게 되는 것이 되지 않도록. 통의동에서 일상을 찍는다. ■ 김홍식
통의동에서 길을 잃다_김홍식 ● 통의동 골목길로 걸어 들어가 카메라로 파노라마처럼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이미지들을 구석구석 찍는다. 이면 도로로 쓰이는 자동차 지나는 큰길을 제외하면 길고 곧은 길이 없어 좋다. 골목은 언제나 정겹다. 숨바꼭질하기 딱 좋은 동네. 거기에 요새 갤러리들이 들어서고 있다. 작가들인 우리는 그런 골목길을 그리고 문화 공간들이 적절히 들어 있는 아지트 같은 장소로 그냥 놔두고 싶어하는 마음일 게다. 잃어버린 인사동, 삼청동의 옛 모습을 기억하며. 그런데 혹, 우리가 그 물결을 맨 먼저 물꼬 트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공간 속에 상상의 흔적을 놓다_백기은 ● 일상에서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의 조각들을 기록해 두고 싶다. 전체를 다 잡을 수는 없지만 작지만 강력한 특징들을 남기고 싶다. 너무 가볍고 사소하여 잊고 마는, 혹은 말도 안 되는 엉뚱한 생각들을 오늘도 작은 노트에 메모하여 기억하려 한다. 그런 기억들을 가볍고 속이 보여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철사로 만든 입체들로 상상의 흔적들을 증명해 보려 한다. 투명한 몸체를 가졌지만 그림자가 남아서 그 공간을 가득 채우고 그 속에서 보일 듯 말 듯 흔들리며 머물 것이다. 그 공간의 느낌을 닮은 채 투명한 영상처럼 남는다. 마치 오랫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그 공간의 한 부분인 것처럼 태연하게 머문다. 환풍기 모양의 머리를 가지고 꿈틀거리는 많은 다리로 공간 속에서 걸려 있는 듯, 계속 꿈틀거린다. -또 다른 눈은 빈틈을 놓치지 않으려는 CC카메라의 모양을 한 채 빨판이 있는 짧은 다리로 높은 벽 위에 붙어서 조용한 통의동 공간을 응시한다.
수많은 만남에 또 다른 나의 이름을 붙여주다_안세은 ●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만남과 이별을 되풀이한다. 부모, 형제 등 고정적 역할에서부터 고객, 관람객, 운전자, 방문객, 손님 등 셀 수 없이 많은 역할을 해내며 살아가는 우리는 자신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어떤 존재로 인식 되어 지고 있는가? 물건 소유주의 이름을 쓰는 용도로 사용되는 스티커(다이모 테이프)에 수많은 역할을 반복하여 나열하여 진정한 자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작업을 통해 자신이 보는 자아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타인이 보는 자아에 대한 시선, 일회적이고 소모적인 현대인의 만남과 관계에 대하여 음미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본다.
사진을 찍다, 비추어 그 모양을 옮기다, 간직하다_이주은 ● 사진 한 장을 액자에 넣고 간직하고 있다. 찍어서 간직하고픈 것은 사진 속의 담긴 모습들도 있지만 안에 공감하는 시간이 함께 해서 일 것이다. 사람과 추억과 공간이 어우러지는 순간이 시간을 만나면서 모습은 희미해져 가도 마음은 깊어만 간다. 마음을 하나를 찍어서 액자에 넣고 간직하고 있다. 마음이 시간을 만나면서 모습을 떠올린다. 담았던 순간의 모습이 하나 둘 눈앞에 펼쳐지며 풍경을 이룬다.
One Fine Day를 꿈꾸다_임선희 ● 영화나 뉴스, 드라마, 소비재, 기호품 등의 대중 문화적 도상들로 가득 찬 세상 속에 숨어 있는 나를 찾는 작업을 보여주는 작가의 관심은 자신을 둘러싼 관계이다. 특히 현대 소비 문화의 근원인 TV와 가까이 지낸다. 연예인이 이웃같이 가깝게 느끼며 One Fine Day 는 인생에서 맺고 있는 관계, 사회, 결혼 등을 최근 인기 있던 TV드라마 안의 풍경을 통해 읽는다. 또, 동시대의 기호품들을 보여주는 One Fine Day 시리즈를 통해 타인과의 공통분모를 발견하는 회화와 영상으로 표현한다.
영상을 찍다, 시대의 아픔을 찍다, 기록하다_조혜정 ● 통의동 풍경은 부자연스럽고 불편한 상태로 도심 속에 공존하는 통의동에 관한 8미리 필름이다. 수십 년 전에나 쓰였던 8미리 필름을 사용함으로써 단선적 시공간성에 대항하며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경계 간의 상호침투가 가능한 '모호한' 시간 관념을 제시한다. 조혜정의 작업은 주로 한국 사회의 성문화적 맥락을 이해하는 구체적인 경험들에 관심을 갖는다. 호흡하는 공기처럼 실체로서 인식하기 어려운 문화를 객관화하여 바라볼 수 있게 하는 동시에 비판의식을 놓치지 않고 나아가 작은 실천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다른 이들의 삶의 경험에 접근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반추하는 생산적 경험을 도출하고자 하는데 이러한 시도는 차이를 인정하면서 분리가 아닌 하나의 맥락에서 읽고자 하는 노력이다. ■ 스페이스 15th
Vol.20090531d | 통의동-일상을 찍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