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여행: 관계와 소통

Journey of Hope: Communicating through Relationships   조애리展 / Elly Cho / 曺愛利 / painting   2009_0527 ▶ 2009_0602

조애리_But is it really happy tears?(1)_캔버스에 유채_90.9×90.9_2009

초대일시_2009_0527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30pm

갤러리 아트사이드_GALLERY ARTSIDE 서울 종로구 관훈동 170번지 Tel. +82.2.725.1020 www.artside.org

최근 구상이 일종의 유행처럼 번지면서 회화 작품은 가치의 문제를 떠나 이미지 자체로 향하고 있다. 매혹적인 이미지들을 잘 포장하여 화려하게 재현한 것들이다. 테크놀로지의 확산과 다양하고 복잡한 사회현상 앞에서 근원적인 물음은 희미해지고 단순한 시각적 사실에 매달리는 경향이다. 텔레비전, 잡지광고 등에서 기계화된 이미지에 실증이 난 매커니즘을 반영하고 있다. 거기에는 의도적으로 시각적 한계를 넘어서려 시도를 하기도하지만 대부분 특정한 사물을 묘사하는 능력을 체험하는 정도로 밖에 안 보인다. 우리가 흔히 보아왔던 특이한 아름다움의 일부를 그림으로 제시하여 진부한 것과 짝을 이루면서 스스로 보잘 것 없는 모방을 열중하는 작업이다. ● 재능이 뛰어난 화가라도 인위적인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다. 아무리 잘 그려져 있어도 플라톤이 말한 것처럼 원형을 모방한 사물을 그린 것이다. 그러한 일반적인 분위기에서 끊임없이 재출발의 계기를 확인하려는 작업은 유행의 그림자 아래 가려져 있기 마련이다. ● 조애리는 드로잉으로 새로운 공간을 구성한다. 물감과 테이프를 사용하여 벽면에 산을 드로잉하는 작업이다. 회화적 이미지를 해체하고, 선들의 조합으로 그물처럼 짜여진 산의 이미지이다. 맞은편 벽면의 이미지들이 서로 연계되어 그림들의 상호관계는 갤러리 공간을 흡수하여 이야기를 구성 한다. 드로잉 된 평면의 관계는 하나의 텍스트가 되고 그 안에 담고 있는 이미지는 이야기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호가 된다. 그러한 그림들이 공간을 구성하고 관객에 의해 경험되어지는 과정에서 작가의 의도는 해석되어진다. 작품의 내용은 그림 하나하나에서 언급되어지는 이야기들이 아니라 공간 전체를 통틀어서 커다란 콘텍스트가 된다. 공간을 해석하고 다시 만드는 그림의 구성은 그려진 이미지 자체로서 무언가 확실하게 말하기 보다는 그림 하나하나가 지닌 단편으로서의 내용을 해체한다. ● 그녀의 작품에서 드로잉 된 평면은 전체를 구성하는 작은 단위들이다. 그것이 이야기가 되기 위해 설치되는 구조가 요구된다. 구조는 가시적인 것을 조정하는 지시체이며 그 지시는 언어에 선행하는 원초적인 읽기를 요구한다. 체험적으로, 본능적으로, 또는 감각적으로 이미지를 구성하는 법칙에 관한, 그 배열로 하여금 작가가 직접 언급하고 있지 않는 이야기이다.

조애리_Mountain of hope_종이판넬에 잉크_580×560_2009

다른 공간에서는 흐릿하게 뭉개져 있는 이미지를 담고 있는 그림은 형상적인 회화의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그녀의 작업은 그림에 내재하는 이야기를 해체하여 사물처럼 회화적 사실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지가 물감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 그것은 물감의 질감을 연상하게 하는 이미지 자체라는 말이다. 작가는 그림을 그린다기보다는 물감을 '찍는다(stabbing)'는 표현을 하고 있다. 이미지를 그리기 위해 숙련된 붓질과 다르게, 찍는 일은 사진에서의 망점처럼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그녀는 작업과정에서 물감을 찍는다고 하지만 무수한 반복으로 오히려 빈 배경을 지워나가는 과정으로 보인다. 결과는 이미지가 뭉개져있어서 그동안 작가가 노력한 시간의 흔적은 있지만 비가시적이다. 거기에는 무수한 반복적인 행동이 따르고 단순한 동작의 과정은 작가 자신의 시간과 행위를 희미하게 함축하고, 그 과정에서 그려진 이미지보다는 작가는 자신의 내면을 보이고 있다. ● 인위적인 이미지의 재현은 흐릿하게 핀트가 안 맞는 장면에서 회화의 가치를 역설적으로 언급한다. '이것은 그림일 뿐이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러한 어법들은 전시공간에서 또 다시 언술하기 위해 재배열된다. 전시장에 펼쳐있는 작품들은 이미지를 담고 있는 평면들과 그것이 이루는 공간, 그리고 그것들이 연계되어 만들어내는 담론, 관계를 말하고 있다.

조애리_Mountain of garbage_나무판넬에 채색, 테이프_150×582×710cm_2009

조애리는 몇 년 전 커다란 그림을 애드벌룬에 연결하여 공중에 띄워 전시한 적이 있다. 일반사람들은 그녀의 커다란 그림에 대하여 관심을 보였다. 그것은 무모한 대형의 작업으로 보이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그러한 작업으로 작가가 말하고자한 것은 대다수 그림에서 보듯이 회화의 표상적 작업과 방향이 다르다는 것이다. 울긋불긋 원색적인 색깔로 그려진 커다란 천은 이미지들이 만드는 그림의 내용과 다른 시각을 요구한다. 커다란 그림이 하늘에 떠있게 한 작가의 의도는 표상을 넘어서 그림의 상황을 집고 넘어가고 있다. ● 미술관 안에 걸려있는 무수한 그림들을 볼 때 많은 사람들이 지나쳐버리는 그림의 본성에 대한 무관심을 보면서 작가는 또 다른 말을 하는 것이다. 그림에 대한 언급은 작품을 규정하고 있는 구조를 읽게 할 뿐이다. 그림을 심미적 즐거움으로만 읽으면서 많은 사람들은 그림의 함축된 텍스트를 보지 않고 지나쳐 버린다. 그림의 내부에 접근하는 것 같지만 그것 자체가 그림의 껍데기이기 때문에 피상적인 관점을 벗어날 수가 없다. 작가는 이러한 대형그림을 공중에 띄우는 행위를 통해 사람들에게 우리가 다루어왔던 그림은 그림이아니라 평범한 기호들이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조애리의 작업은 공간적 구성에서 출발한다. 그녀의 작업은 하나의 단위로서 그림이 아니라 공간전체를 구성하는 작업이다. 그러한 설치작업은 그림 스스로 새로운 개념을 마들기보다는 기존의 공간에 수용하면서도 또 다른 공간감을 잉태하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그림의 일반적인 질서위에 그림을 치환하고 분석하는 기호로 그림을 배치하는 것이다. 그림에서 회화적 경험을 넘어서게 하고 이미지의 통일성을 해체하고 공간에서 사건들을 만든다. 공간 안에 분절화 된 이미지를 재구성하면서 가능한 경험의 그물망이다. 회화적 동질성보다는 표상의 밑바닥에 깔고 있는 가시적 경험의 배열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 조광석

Vol.20090528e | 조애리展 / Elly Cho / 曺愛利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