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목마와의 만남

이주선展 / LEEJOOSUN / 李周宣 / painting   2009_0527 ▶ 2009_0602

이주선_목마와의 만남_한지에 채색_133×198cm_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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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9_0527_수요일_05:3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갤러리 환_Gallery ghwan 서울 종로구 인사동 170번지 동일빌딩 304호 Tel. +82.2.735.7047 www.ghwan.com

언제나 즐거운 가상의 시공간 ● 어린 시절, 목마를 타면서 우리는 현실과는 다른, 무언가의 공간, 다른 시간을 만났었다. 어른이 되어 버린 나에게 원형의 목마는 멀리서 보기에는 계속 한 원형공간을 계속 빙 빙 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 보는 목마는 어린 시절의 기억과는 다르다. 어린 시절의 목마를 생각하면 지금 보다 훨씬 더 자유로웠고 같은 자리를 맴도는 것이 아니라 타는 순간에 나를 상상의 세계로 안내해주는 느낌이었다. 원형의 목마는 짧은 시간이기는 했으나 같은 자리를 맴도는 것이 아니라 어떤 꿈속에서 끝없이 달려가는 무한함을 주었다.

이주선_목마와의 만남_한지에 채색_112×145.5cm_2009
이주선_목마와의 만남_한지에 채색_112×145.5cm_2009

나의 전시회의 테마는 화려한 빛 속에서 멋진 말들이 돌아가는 회전목마에 대한 이야기이다. 다시 말해서, 가상공간의 목마이다. 어른이 된 지금도 회전목마만 생각하면, 또 그 화려하고 커다란 목마에 내 몸을 맡기고 다른 세계를 체험하게 된 시간이 멈춰지면서 새로운 세상과 만나게 된다. 상상 속의 세계로 빠져드는 것이다. 그때, 어린아이였던 내가 본 세계는 무엇이었고, 지금의 세계는 무엇이며, 그것을 잇는 끈은 무엇일까?

이주선_목마와의 만남_한지에 채색_130×162cm_2009
이주선_목마와의 만남_한지에 채색_72×48cm×3_2009

상상 속에서 목마를 타면서 정지되어 있던 그 순간을 또 만난다. 새로운 세상, 환상적인 꿈 속에 빠진다. 이렇게 정말 막연한 기억들이 가끔은 그리워 질 때가 있다. 그 때의 목마는 지금 느끼지 못하는 감정과 찾기 힘든 상상의 세계를 열어 준다. 회전목마는 원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계속해서 내려갔다 올라갔다 하면서 돌아간다. 위로 올라가는 느낌, 무엇인가 커지면서 올라가는 느낌, 내려가면서 다시 안보이던 사람들, 목마의 안 보이던 부분을 보면서 또 올라갈 거라는 기대감 등이 작용해, 짧은 시간이지만, 미지의 시간을 떠다닌다. 회전목마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목마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러나 다른 눈으로 보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끊임없이 넓고 높은, 쉬어 갈 수 있는 세계로 우리를 안내해 가는 듯이 보인다. 원형의 화려한 목마들과의 함께 하는 시간 동안, 우리는 그 공간에서 더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생각한다. 원형을 돈다는 의미에서 제자리에 묶여 있는 듯, 제자리걸음 인 듯이 보이지만 우리가 현실에서는 만나지 못하는 공간과 시간으로 문을 열어 무한한 세계를 보여준다. 미지의 세계의 출발이다.

이주선_목마와의 만남_한지에 금니채색_60.5×72.5cm_2009

나의 눈길이 닿는 곳마다 이야기가 샘솟아 주렁주렁 열린다. 평범하게 보이는 일상의 풍경이 또 다른 풍경 위에 겹쳐지면서 그림자가 되고, 그 사이로 환상과 더불어 상상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소소한 하루 속에서 이따금 마주치게 되는 목마의 풍경은 나의 그림이 된다. 어느 날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에서 나는 하늘로 지나가는 한 마리 목마와 마주하였다. 나는 가던 길은 멈추고 잠시 숨을 고르면서, 순간 변화하는 공간이 나만의 것임을 느낀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때로는 일상이 고달프고 지쳐서 목마름을 느낄 때 나는 목마와 만난다. 신나고 즐거운 이야기가 눈앞에 펼쳐진다. ■ 이주선

Vol.20090524h | 이주선展 / LEEJOOSUN / 李周宣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