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래 페인팅 온 바디 Dallae Bae Painting in Body

배달래展 / BAEDALLAE / 裵달래 / painting   2009_0527 ▶ 2009_0602

배달래_hope-blue 호프-블루_캔버스에 혼합재료, 바디 페인팅_162×112cm_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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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9_0527_수요일_05:00pm

드로잉 퍼포먼스_2009_0527_수요일_06:00pm_배달래, 김학윤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6층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배달래의 몸그림과 예술의 재구성 ● 배달래가 이번 전시에서 역점을 둔 것은 바디페인팅을 자신의 스타일로 끌어들여 다양한 결과물을 보여주는 데 있다. 그것은 앞으로 바디페인팅이라는 스타일을 가지고 얽어낼 배달래 내러티브의 향배를 내비치는 것이기도 하다. 인간의 신체 자체가 가지고 있는 육체적인 특성뿐만 아니라 그 존재가 담고 있는 욕망과 현실을 이해하고 그것을 통해서 새로운 언어를 창출하기 위해 자신의 스타일을 창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배달래는 몸에 다가 그림을 그리는 행위가 고급예술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는 일반적인 통념을 깨고 그것을 다양한 채널의 프로세스로 처리해서 시각예술의 장에 투척하고 있다. 배달래의 근작들은 몸에 그리는 그림이 캔버스에 그리는 그림과는 다른 차원의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근대적 시각예술 개념의 한계를 넘어서는 예술적 가치와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바디페인팅은 특정 공간에서 모델의 신체에 그림을 그리는 순간의 즉흥적인 변화, 신체의 움직임 등이 어우러져 긴장과 감동을 자아내는 일종의 행위 예술이다. 대중문화의 차원에서는 일종의 공연 이벤트로 확산하고 있는 추세여서 이른바 아트메이크업의 이름으로 각별히 주목받고 있다. 타투나 그래피티와 같은 하위문화들이 고급예술의 장에 등장해서 주목받고 있다는 점도 같은 맥락의 일이다.

배달래_hommage to Veruschka 베르슈카에 대한 경의_ 바디 페인팅, 디지털 프린트에 아크릴채색_160×300cm_2008

캔버스 위에 붓으로 물감을 바르는 행위 이외에도 너무나 많은 그림그리기가 존재한다는 것을 일깨운다는 점에서 배달래의 바디페인팅은 충분히 문제적이다. 그의 그런 점에서 그의 예술은 매체비판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고급예술이 상실한 예술의 자유를 재발견하는 일종의 메타예술이기도 하다. 교환가치를 확인하는 물질로 추락한 타블로의 식상함을 깨치고 나온 배달래의 예술은 그림그리기란 무엇이며 예술이 얼마나 자유롭게 열린 역동과 창의의 장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그림 그리기의 정형화한 틀을 깨고 스프레이를 들고 벽에 그림을 그리거나 바늘로 몸에 그림을 새기는 일처럼 몸에다가 브러쉬 페인팅을 하는 일이 예술적 소통의 방법론으로 매우 효율적이라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래_hommage to Picasso 피카소에 대한 경의_ 바디 페인팅, 알루미늄에 디지털 프린트_220×300cm_2009

몸그림은 현장의 긴장이 살아있는 생생한 그림그리기이다. 몸의 움직임과 화가의 붓질이 절묘한 하모니를 연출할 때에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몸그림의 매력이다. 무색무취의 캔버스에 비해서 몸에다가 그림을 그리는 화가주체의 욕망은 박제화한 상품생산을 넘어 생동하는 문화생산으로 진화하기 때문이다. 배달래가 바디페인팅을 자신의 스타일로 소화하는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던 여러 가지 요인 중에 하나는 몸에 그리는 그림을 통합의 관점에서 재구조화 했다는 데 있다. 배달래는 바디페인팅의 수행성을 평면 위에 고정시키기 위해 사진을 인화해서 그 위에 다시 그림을 그리거나 종이를 잘라 붙였다. 드로잉 퍼포먼스 「호프 - 블루」는 화가 배달래와 무용수가 만들어낸 그리기 몸짓으로서 모델과 화가 사이의 리드미컬한 움직임이 압권인 작품이다. 이 작품은 퍼포먼스-사진-페인팅-꼴라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다. 영상으로 소개되기도 하는 이 퍼포먼스의 과정에는 양자간의 팽팽한 긴장과 부드러운 이완이 공존한다. 화가와 무용수 사이의 긴장은 어느새 자연스러운 흐름에 맞춰 몸짓과 붓질로 바뀐다. 무용수의 몸놀림에 따라 화가의 몸놀림도 자연스럽게 리듬을 탈 뿐만 아니라 그의 붓질 자체도 음악과 몸짓에 따라 속도와 강도를 달리하는 매우 흥미로운 상호작용이 발생한다. 모델의 몸을 타고 흐르는 배달래의 붓질에는 경쾌함과 육중함, 빠름과 느림, 깊음과 얕음이 매우 유연하게 뒤섞여있다. 몸에 붓질을 가하는 동안 배달래는 인간의 육체뿐만 아니라 그의 영혼과 대화하는 샤먼이다. 배달래의 몸그림 붓질은 소리와 움직임을 따라 터치를 가하는 그 손끝의 '스트로크'가 가히 일품이어서 잘 익은 솜씨에 대한 경의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배달래_Les Demoiselles d'Avignon 아비뇽의 처녀들_ 캔버스에 혼합재료, 바디 페인팅_162×393cm_2009

회화와 무용과 음악이 어우러진 이 프로젝트는 몸짓 하나하나와 붓질 하나하나가 매우 조밀하게 얽혀들어가며 진한 감동을 연출한다.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방법론도 정교하다. 배달래의 퍼포먼스 과정은 스틸 컷 이미지로 출력된 후 그 위에 다시 퍼포먼스 때 쓰였던 바닥과 뒷면의 배경지를 오려붙인 꼴라주 작업으로 이어지고 그 위에 최후의 역동적인 붓질로 마감된다. 물론 동영상을 통한 역동적인 현장감 또한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페인팅을 마친 모델은 다양한 포즈를 연출하고 이를 사진으로 남기는데, 한 몸에 그려진 그림이라도 자세나 위치에 따라 매우 역동적인 이미지가 나온다는 장점을 발견할 수 있다. 캔버스 위에 그려진 그림이 단일한 프레임으로 관객을 맞이하는 반면에 바디페인팅을 말 그대로 살아 숨쉬는 모델의 역동 속에서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는것이다. 이 복합적인 이종교배를 통해서 배달래는 새로운 시대와 장소를 넘나들면서 초월의 가치를 획득한다. 배달래는 모델의 몸을 이해하고 그 몸의 이미지를 음악과 섞어서 회화적으로 표현한다. 몸의 해석과 현대미술 재해석이 결합한 연작들 가운데 「hommage to Picasso 피카소에 대한 경의」와 「Les Demoiselles d'Avignon 아비뇽의 처녀들」은 몸그림 이미지를 판재 위에 부착해서 윤곽을 커팅한 후 다양한 방식으로 재배치 함으로써 흥미로운 결과를 얻어내고 있다.

배달래_Le Sacre du Printemps 봄의 제전_ 바디 페인팅, 알루미늄에 디지털 프린트_200×205cm_2009

전자는 큐비즘 이미지를 입은 남자모델의 몸 이미지를 잘라서 배경 없이 재배치했고, 후자는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을 차용한 캔버스 페인팅 위에 여성모델 바디페 인팅 이미지를 부착했다. 같은 맥락의 작품인 「Le Sacre du Printemps 봄의 제전」은 마티스의 군무를 연상하게 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다양한 층위의 종교적, 예술적의미가 중첩되어 있다.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에 맞춘 안무로서 고대의 종교적 제의를 연출하고 전통회화의 화조로 이미지를 옮긴 바디페인팅으로 생동하는 봄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다섯 폭의 병풍구조로 이뤄진 「hommage to Veruschka 베르슈카에 대한 경의」는 보이시한 여성모델이 등장하는데 다섯폭의 병풍 그림 위에 몸그림 화조도가 등장하고 그것을 프린트한 사진이미지 위에 다시 페인팅을 가미한 작품이다.

배달래_Terra 대지_바디 페인팅, 캔버스에 혼합재료_47.5×69.5cm_2009

배달래의 예술세계는 그림과 무용, 음악과 서사의 경계를 넘나들며 물질과 행위, 아날로그와 디지털, 공간예술과 시간예술, 고전과 현대, 동양과 서양 사이의 간극을 초월하고, 근대와 탈근대, 고급예술과 대중문화, 예술과 비예술의 위계를 허물고 있다. 그는 음악에 맞춰 춤추고, 움직임에 맞춰 그리며, 몸의 언어를 회화 언어로 변용하고, 현장의 퍼포먼스와 영상 이미지와 스틸컷 이미지를 섞어 쓰면서 다장르, 다매체의 예술생산을 실천하는 종합예술인이다. 근대적 시스템으로 분화한 채 쪼그라든 시각예술에 생명과 활기를 불어넣는 탈장르와 매체혼율의 실험은 다소간의 공백을 깨치고나온 배달래의 세계를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 김준기

배달래_hope-blue_드로잉 퍼포먼스_2009

20년만의 만남 ● 내게 바디페인팅은 첫사랑 같은 것이다.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온몸의 힘과 마음을 다해 사랑하지만 영원히 함께 할 수 없기에 지워져야만 하는 순간의 사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더욱 새로운 것에 매달리는 중독된 아편처럼 아쉬워서, 그리워서 숨 쉬는 피부위에 살아 움직이는 근육위에 내가 사랑하는 색들을 올려놓는다. 그 색들이 꽃이 되고 나비가 되어 몸 위에서 움직일 때면 아름답고 강한 생명력을 느낀다. 움직이는 그림! 음악의 흐름에 따라 흐르는 선과 색! 창조주께서 지으신 몸 위에 나는 자연의 색으로 치장하고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만드는 마술사가 된다. 대학 3학년 때 처음 본 베르슈카의 바디페인팅 사진집을 보고 나는 강한 충격을 받았고, 그때부터 바디 페인팅을 하고 싶어 했다. 그냥 막연히... 20여년이 지난 지금 나는 꿈속에서나 원했던 작업을 하면서 원도 한도 없이 즐기고 있다. 베르슈카의 사진집을 보며 언젠가는, 언젠가는 해야지 하며 기다림을 키워오다가 드디어 작년부터 바디페인팅에 몰입해서 작업 할 수 있었고 첫 모델에게 페인팅을 할 때 20년 동안 기다려온 순간을 맞이하며 너무나 흥분되던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다. 작업을 하기 전날은 늘 온 몸이 긴장되고 흥분되어 잠을 설치게 된다. 일단 시작하면 중간에 그만 둘 수 없고 제한된 시간 속에서 모델과 내가 혼연일체가 되어야 좋은 작품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면을 빌어 눈 내리는 영하의 겨울날 온몸을 나에게 의지하며 몸을 맡겨 준 나의 모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내가 다시 작업을 할 수 있게, 다시 설 수 있게 용기와 희망을 준 모델들과 나의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함과 애정을 전한다. 그리고 씻고 나면 백일몽처럼 허무하게 사라지는 나의 모든 작업을 충실히 기록하고 표현해준 포토그레퍼 전흥수 선생님과 황문현 선생님 그리고 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스튜디오를 제공해주신 역촌동 designsi 식구들에게도 더 큰 사랑과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4회 개인전을 원하던 바디페인팅으로 전시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은 실험적 단계이며 많은 연구와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더욱 더 발전적인 모습으로 나아갈 것을 다짐하며 10여년만의 나들이를 수줍은 마음으로 떠나보려 한다. ■ 배달래

부대행사 1. 드로잉 퍼포먼스_2009_0527_수요일_06:00pm_인사아트센터 6층 전시장내 배달래 작가와 발레리노 김학윤 (한국예술종합학교졸업, 세종대 대학원 재학 중) 바하의 마태수난곡에 맞추어 즉흥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

2. 거리로 뛰처나온 그림_2009_0531_일요일_03:00pm_인사아트센터 앞 외 인사동 거리 바디페인팅을 일반인들에게 소개하는 의미로 간단한 퍼포먼스 형식과 함께 모델들이 거리의 행인들과 함께 소통하는 자리를 갖는다.

Vol.20090524g | 배달래展 / BAEDALLAE / 裵달래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