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와 우화 Myth & Fable

노순석展 / NHOSOONSUK / 盧淳錫 / painting   2009_0520 ▶ 2009_0526

노순석_여우의 눈을 피해 판도라의 상자에 남겨진 희망을 구출하러 가는 원숭이_ 캔버스에 유채_230×153cm_2009

초대일시_2009_0520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갤러리 이즈_GALLERY IS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0-5번지 Tel. +82.2.736.6669 www.galleryis.com

Text I ● 유년시절의 기억 속에 각인된 이미지가 하나와 동화 두 개가 있다. 붉은색 양장으로 예쁘게 꾸며진 세계 명작동화 50권이 2단 나무 책꽂이에 가지런히 꽂혀있는 모습이다. 1권이 그리이스 신화였고 49권이 한국 전래동화 그리고 50권이 한국 현대동화였던 걸로 기억된다. 책 중간에 들어 있는 칼라삽화는 화려하고 예뻐서 몇 번을 봐도 질리지가 않았다. 오십 권을 읽고 또 읽고 누나들과 책 제목 외우기 놀이를 하면서도 왜 1권이 신화이고 50권이 한국동화로 끝나는지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었다. 세계 각국의 수많은 신화와 동화들이 잘 기억나지 않지만 3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기억나는 동화가 하나 있는데 바로 한국 현대동화에 실린 "꽃신 신은 원숭이"(?)이다. 그 후 몇 년이 지나고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우연히 집어든 책에서 재미있는 동화를 하나 읽었다. 용돈을 벌기위해 장사를 하는 두 친구의 이야기인데 어리석음과 욕심으로 망한다는 내용이다. 왜 이 두 이야기가 요즘 들어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다.

노순석_호랑이에게 쫓겨 구름위에 올라가 제우스에게 밧줄을 내려달라 간청하는 테티스_ 캔버스에 유채_230×153cm_2009
노순석_제우스와 여우의 협공을 피하다 신전 기둥을 무너뜨린 원숭이_ 캔버스에 유채_230×153cm_2009
노순석_진실의 입을 가진 머리와 당신을 외면하는 새_ 나무, 모니터, 모조새, 단채널 비디오_56×23×23cm_2008

Text II ● 꽃신을 만드는 여우가 있다. 하루는 여우가 꽃신을 들고 잣나무 숲에 사는 원숭이를 찾아 온다. 원숭이는 여우의 출현에 놀랐지만 예쁜 꽃신에 경계심을 풀고 여우에게 다가 간다. 원숭이는 용도는 모르지만 예쁘게 생긴 물건에 호기심을 보이며 여우에게 뭐에 쓰는 물건인지를 물어보고 여우는 그것이 신발이라는 것과 험한 자갈길과 거친 나무를 탈 때 발을 보호해 주는 물건이라는 것을 설명해 주며 한번 신어보라고 권한다. 원숭이는 자신의 더러운 발을 깨끗한 꽃신 속에 넣기가 미안했지만 신어보니 발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은 편안함을 느낀 원숭이는 꽃신이 너무 갖고 싶다. 그때 여우가 잣 10알만 주면 꽃신을 주겠다고 제안하고 원숭이는 숲 속에 널린 게 잣이라 바로 그러겠다고 대답한다. 발은 편했지만 꽃신은 너무 빨리 헤지는 게 흠이다. 하지만 꽃신이 다 닳아질 때 즈음이면 어떻게 알았는지 여우가 새 신을 갖고 나타난다. 꽃신을 가져다 줄 때마다 여우가 잣의 개수를 조금씩 늘려 부르는 게 부담스러웠지만 원숭이는 내색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여우가 더 이상 꽃신을 못 주겠다고 하는데...

노순석_네 개의 싱글채널 비디오를 이용한 스토리텔링_ 모니터 4개, 컬럼 4개_가변설치_2009

Text III ● 강 건너 마을에 초등학생 A와 B가 살고 있다. 방학이 되자 이들은 용돈을 벌려고 장사를 하기로 마음 먹는다. 치밀한 계획 끝에 A는 음료수를 팔고 B는 떡을 팔기로 한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도착한 두 친구는 각자 다른 방향으로 나가며 장사를 시작한다. 해가 질 녘 즈음에 다시 만난 A와 B는 서로의 매출을 물어보지만 A만 음료수 1병을 팔았을 뿐이다. A는 B가 안쓰럽기도 하고 배도 고파서 B에게 떡을 하나 사먹는다. 그리고 너무나 목이 마르던 B는 그 돈으로 다시 A에게 음료수를 사 마신다. 손에 떡과 음료수 그리고 돈을 든 A와 B는 순간 서로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교환하는데... ■ 노순석

Vol.20090521f | 노순석展 / NHOSOONSUK / 盧淳錫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