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展 / 초대일시_2009_0522_금요일_05:00pm 서울展 / 초대일시_2009_0619_금요일_05:00pm
참여작가 권자연_김형석_손한샘_이주은_주영신_채진숙_최원정_황인선
Project Group_행복약국 곽민정_곽세원_김나현_김수영_김유란_김지원_노혜은 박미정_박서영_박예슬_박인표_박인희_반윤선_서정은 서희_석해원_손지영_안지예_양정무_윤희정_정미영 채유진_최윤정_최희정_한영준_한윤경_황혜리
□ '행복 약국' 에서 작가들과 함께 행복한 약을 지어가실 수 있습니다.
후원_(재)인천문화재단
관람시간 / 11:00am~06:00pm
디오아트센터_DIO ART CENTER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821번지 Tel. +82.32.815.2296 www.dioartcenter.com
스페이스 15번지_SPACE 15th 서울 종로구 통의동 15번지 Tel. 070.7723.0584 space15th.org
합병증-과잉 혹은 결핍 ● 세계보건기구(WHO)는 보건헌장에서 건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건강이란 단순히 질병이 없고 허약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안녕의 완전무결한 상태이다." 건강은 이처럼 몸과 마음을 따로 분리하지 않고 육체적, 정신적 그리고 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기에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환경까지도 쾌적해야만 완전무결한 건강상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인 안녕의 상태를 기대할 수 있을까? 매우 복잡한 사회구조와 인간관계에 얽혀 있는 우리에게 단 하루라도 관계의 갈등과 스트레스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최근의 웰빙(Wellbeing) 열풍은 현대인들의 자기 몸과 더 나아가 자기 삶에 대한 관심의 표명이라 할 수 있다. '복지·안녕·행복'을 뜻하는 웰빙은 물질적인 풍요에 치우치는 첨단화된 산업 사회에서 육체와 정신의 건강하고 조화로운 결합을 추구하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나 문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아 균형과 조화는 이상일 뿐 우리는 늘 몸과 마음, 일과 휴식, 가정과 사회, 자신과 공동체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며 언제나 과하거나 모자라기 일쑤다. ● 『합병증-과잉 혹은 결핍』展은 이러한 우리들의 모습을 조심스레 들추어 보여준다. 작가 자신의 문제 혹은 주변인과 주변 환경을 돌아보는 일은 하찮은 개인사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로 인식하고 함께 공유함으로써 자조 섞인 푸념이 아닌 적극적인 자가 진단을 해보고자 함이다.
현대인의 집착과 물질 만능주의를 이야기하는 권자연은 수많은 오브제들을 집적하여 만족을 모르며 욕망을 키워나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그려낸다. 김형석은 노란색 기름종이에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작업을 드로잉으로 떠내고 관람객에게 쌓아놓은 종이를 구겨 던지도록 유도한다. 누구나 지니고 있는 고뇌와 번민을 고흐의 작업으로 제시하고 이를 구겨서 던지는 행위를 통해 일상의 일탈을 꿈꾼다.
손한샘은 "대한민국 만세! 미술혁명군 만세!"를 외치며 미술로 세상을 변화 시킬 수 있다고 믿고 그것을 위해 혁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돈키호테 증후군'을 보여준다. 그의 황당하기 짝이 없는 무모함은 실현 불가능한 이상향과 잃어버린 동심을 닮아있다. 이주은은 자신의 공간을 떠나 개방되어 있거나 공개적인 장소에 있는 것에 대하여 과도한 두려움 혹은 공포를 나타내는 '광장 공포증'이라는 증상을 통해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인터넷과 통신 수단의 발달로 인해 온전한 사적 공간과 개인의 사생활이 보장되기 힘든 현실에서 작가는 하찮고 버려진 공간에 집착한다.
세상사의 흐름을 단절과 소외로 보고 그것의 원활하지 못함을 '혈액순환장애'로 은유하는 주영신은 이를 소통의 단절, 더 나아가 소외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기계화된 익명의 군상으로 일상의 소외와 고독을 느끼며 개인이 느끼는 집단 속의 상대적 고독뿐 아니라 관계의 유대가 단절된 시대의 우울을 그려내고 있다. 채진숙은 '스트레스 해소'라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수집한 이미지들을 이용하여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한다. 그러나 작가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제시하는 영상은 또 다른 스트레스를 양산하며 불쾌함을 일으키기도 한다.
최원정은 잠 못 드는 밤의 모호하고 불안정한 시간과 공간에 드리워진 풍경을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다. 실제와 가상, 꿈과 현실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넘나들며 현대인의 불면증과 결벽증을 이야기한다. 황인선은 진짜 자기(true self)와 가짜 자기(false self) 사이에서 번민하며 체중 감량에 비현실적으로 몰두하는 거식증 환자의 모습을 한국인의 주식인 밥으로 만든 속이 텅 빈 돼지 저금통으로 은유해 자기 통제력과 자신감을 상실한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병이라는 주제로 자칫 무겁고 난해할 수 있는 전시에 '행복 약국'이라는 프로젝트로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전시의 이해를 돕는다. 예비 작가들의 공동 작업으로 이루어진 '행복 약국'은 작가가 전시 기간 동안 약국에 상주하며 관람객과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사탕과 젤리 등으로 이루어진 달콤한 약을 만드는 행위를 포함한다. 이는 위약효과(placebo effect)를 노리거나 병을 희화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무겁고 부정적 느낌의 약국이 아닌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공간으로 전환시키기 위함이다. ■ 안세은
Vol.20090521a | 합병증-과잉 혹은 결핍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