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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8:30pm / 26일_11:00am~02:00pm
세종문화회관 별관_광화문갤러리 서울 종로구 세종로 81-3번지 Tel. +82.2.399.1114 www.sejongpac.or.kr
그림이 꿈을 꿀 줄 안다면, 나는 온화한 훈풍처럼 생명의 기운을 북돋우는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싶다. 하나의 영혼이 다른 영혼에 불을 붙여줄 수 있다면, 어둠과 추위에 맞서 싸우는 한 인간이 한 조각 불을 밝히고 다른 이들에게도 나누어줄 수 있다면, 나도 또한 그렇게 하고 싶다. 나는 의지적으로 굳건히 맞잡는 손을 떠올리고, 변함없는 용기와 신념으로 서로를 감싸주며 걸어가는 저 새벽 사람들을 퍼올릴 것이다. 그게 내가 이 겨울 속에서 택한 일이다. 무엇보다도 그림이란 영매의 주문이나 진군하는 북소리나 새벽의 종소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림이란 내면의 웃음소리이고 쾌활한 유머이며, 혹은 무언가 위로를 주는 작은 풀벌레의 노래, 푸르른 저녁 끝으로 젖어드는 먼 우주를 향한 외롭지만 기분 좋은 노래이기도 하다.
사람이 생각하는 것은 현실이 된다. 화가는 이 세상에 무엇을 줄 수 있나? 그건 작은 것이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서로를 유심히 지켜보는 거울과 거울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자기 영혼을 비춰보듯이, 강과 산과 나무와 거리도 우리에게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이 하나의 그림을 들여다볼 때에는 그림도 그의 넋을 들여다본다. 나는 그게 다정한 속삭임이거나 무한한 긍정의 눈길이기를 바란다. 왜냐면 그런 것이야말로 비처럼 따뜻한 것이고, 생명의 뿌리를 뻗게 하는- 작은 것이니까. 나도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고 싶은 것이다. 왜냐면 누군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 함께 이 어둡고 차가운 비바람을 뚫고 헤쳐나가야 하므로. 아름다웠던 시절, 아직 인간이 서로가 서로의 손을 감싸 잡던 시절을 기억하고, 보도블럭 사이를 번져나가는 이끼처럼 살려내야 하므로. 그리고 거듭 사람의 생각은 현실이 된다.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모두가 그렇게 하듯이 꿈을 나누고 싶은 것이다. 겨울은 영원하지 않으며, 빛은 어둠을 뚫고 서광을 비추리라는 걸, 아름다운 세계에 대한 믿음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걸, 그리하여 우리는 아직 패배하지 않았다는 걸, 다시 또 다시 되새기고 싶은 것이다. 한 줌의 희망을, 영영 뜨겁게 간직하며, 비바람 속에서도 작은 촛불을 꺼트리지 않도록 감싸쥘 일이다. 조화로운 세계, 원래 그래야 하는 세계,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사랑으로 어우러지며 아름다운 생을 함께 구가하는 세계를 믿으며 말이다. ■ 우창헌
Vol.20090520b | 우창헌展 / WOOCHANGHEON / 禹昌憲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