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9_0513_수요일_06:00pm
참여작가 이은주_이경한_김하윤_성석진_민수진_이현진_신세영_신희선_안지인
관람시간 / 10:30am~09:00pm
갤러리 쌈지_GALLERY SSAMZIE 서울 종로구 관훈동 38번지 쌈지길(아랫길 B1) Tel. +82.2.736.0900 insa.ssamziegil.com
인사동 갤러리쌈지에서는 한국 전통공예의 소재를 현대적으로 디자인화하는 공예작가들을 대상으로 지난 3월 현대공예작품을 공모하였으며, 심사를 통해 최종 선정된 9명의 작가들로 2009년 5월 13일부터 5월 31일까지 약 3주간 갤러리쌈지에서 『New craft』展을 전시합니다. 이제 막 날개 짓을 하는 신예작가에서부터 역량 있게 활동중인 중견작가들까지 폭넓게 구성된 선정 작가들은 공예의 다양한 소재와 기법으로 공예와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고 대중이 공예를 통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본 전시는 전통과 현재의 조화 속에 새로운 현대공예를 모색해 나가는 한국공예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전시가 될 것입니다.
이번 갤러리쌈지 『New craft』展은 우리의 전통을 보존하고 반영하는 작품들과 더불어 그러한 전통을 젊고 신선한 아이디어로 현대화한 작품들로 구성되며, 또한 공예의 특징인 생활 속 예술로서의 실현이라는 점에서도 그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 흙을 사랑하는 젊은 공예가들의 밤과 낮을 가리지 않는 열정의 소산, 어지러운 물레가 빚어내고 뜨거운 가마가 토해낸 작품들은 우리의 삶과 자연 속에서 그 테마를 가져와 예술에 접목시킨 결과물들로서, 오래 전 우리가 상실해버린 미메시스의 경험, 즉 자연과 인간, 대상과 주체가 서로에게 스며드는 경이로운 체험을 선사할 것이다.
김하윤은 주전자, 컵, 찻잔 등 일반적인 공예의 소재들을 활용하여 팝 아트적인 독특한 오브제 조명을 선보인다. 또한 주전자에서 흘러나온, 혹은 찻잔에서 쏟아진 우유빛 액체가 어느 순간 백색의 접시로 응고되는 등 유머러스한 상황 설정을 통해 구성한 작품들을 통해서는 그의 모던한 감각과 전통이 만나서 빚어내는 신선한 조화미를 체험할 수 있다. 성석진의 작품은 시골 한 끝자락의 작업실에서 들여다 본 자신의 내면과 계절의 흐름 속에 내맡겨진 자연의 변화를 고스란히 그 안에 담고 있다. 그의 청자와 백자 빛은 자연이 빚어내는 사계절의 색감과 닮아 있다. 해가 갈수록 자연에 스며들고 동화되는 자신을 발견한다는 작가는 자신의 삶을 통해 문명의 과정 속에서 인간이 상실해간 태초의 경험, 즉 자연과 인간과의 교감을 실천하고 있으며, 그의 작품들은 소외로 병들어가는 현대사회에서 예술만이 표현할 수 있는 자연과의 진정한 소통을 꿈꾸고 있다.
신세영의 작업은 자연물을 인용하고 조형화함으로써 그 작품들을 감상하고 사용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연이 주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끔 한다. 시시각각 해석을 달리하는 내적 의미보다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멋과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생명력' 있는 작품들로 구성된다. ● 신희선은 열매, 씨앗, 꽃, 잎 등 자연, 특히 식물의 생명력과 관련된 이미지를 이용하여 차 도구를 표현하고자 했다. 이러한 생명의 테마들은 흔한 듯 하면서도 무궁무진한 아름다운 변주들을 들려주며 그로부터 찾아낸 부드러운 곡선과 질박한 덩어리, 다양한 색감 등은 감상자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신희선의 차 도구는 차를 담고 우려내는 실용적인 그릇일 뿐만 아니라 미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아름다운 예술작품이기도 하다.
이경한은 고향에서 공방을 운영하며 매일 12 시간 이상 불과 흙과 씨름하면서 고통과 인내의 극한을 넘나드는 집중력을 통해 그릇을 빚어낸다. 이경한의 작품을 통해 관객들은 '전통 속에 담아낸 21세기 현대미학'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안지인은 조선 후기 백자의 간결하고 단아한 아름다움에 현대의 조형적 연구와 개성을 가미한 연적을 선보인다. 백자 문방구 중 하나이자 예로부터 선조들의 대표적인 미적 표현의 대상으로 자리매김했던 연적이 독특한 그의 예술적 표현을 통해 현대적 미감으로 재해석된다. ● 이은주는 "도자기는 귀한 음식을 담는 그릇일 뿐만 아니라 한 시대의 풍류와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우리의 전통예술이며, 아름다운 도자기를 소유하고 싶은 마음은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전통과 모던이 조화를 이룬 재기발랄한 그의 작품은 현대사회와 문화를 반영하는 거울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 늘 즐거운 고민을 하는 그에게 흙은 진정으로 솔직한 친구이다. ● 흔히들 자개라고 하면 그 재료 자체에서부터 매우 고루한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러한 자개로 사실적인 사진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 그 쓰임을 바꿈으로써 전통과 현대를 소통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재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민수진의 작업은 우리만의 나전칠공예 기법을 사진 매체와 결합시켜 회화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질적인 비약을 표현하고 있다. ● 대학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한 이현진은 생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인 지퍼로 감각적이며 개성이 담긴 가방작업을 선보인다. 그에게 있어 지퍼는 항상 남을 위해 사는 헌신적인 존재일 수도, 혹은 개성을 상실한 채 부품화된 현대사회의 개인들을 상징하는 것일 수도 있다. 재미있고 위트 넘치는 그의 예술적 상상력은 우리에게 상실해버린 주체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이도영
Vol.20090518h | New Craft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