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8:00am~10:00pm
GS 더스트릿 갤러리 GS THE STREET GALLERY 서울 강남구 역삼동 679-1번지 GS타워 B1 로비갤러리 Tel. +82.2.2005.1181 www.gstower.co.kr
1월 개인전에서의 전작들이 '은폐'의 다분한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면, 이후 작업에서는 나름의 직접적인 내러티브를 넣어보고자 했다. 이러한 연유로, 행여나 본인의 사적인 상황이나 감정이 너무나 적나라하게 들키게 될까 짐짓 몸을 사리게 된다. 현실은 늘 기대에 충족하지 못하여-만남은 만나기 전의 기대와 상상이 오히려 더 현실적이다.
걸치고 있는 옷과 가방 따위의 주변잡화가 그 때를 기억해내게 하고, 또한 그 때를 같이 추억해주는 듯하다. 두고 간 자리...개인과 함께 했던 잡화들이 놓여 진 그 형태 그대로, 순간순간의 이야기를 오감으로 쏟아낸다. 붙박이처럼 놓여있는 한낱 물건들에 지나지 않지만, 그 붙박이 된 모습그대로 서서 가장 예리하게 알아채고 이해하고 때로는 질책하고 있는 듯하다. 시간과 공간은 영원하며, 난립된 수많은 문제로 가장 크게 보이던 나는 스쳐지나가는 찰나에 불과함을 깨닫게 되는 시점인 것이다.
얽혀진 실타래마냥 나의 생활이란 참으로 대번에 풀어내기 힘든 모양새이다. 여러 가닥의 줄을 놓지 않고 위태로이 평정을 유지하며 안간힘을 쓰는 자신을 돌아볼 때, 나름 기특하기도 때론 한심하기도 원망스럽기도 한...역시 여러 갈래의 복잡다단한 심경이 일시에 몰려온다. 반복되는 일상에 염증을 내지만, 그 일상에 젖어있어야만 안도감을 느낄 수 있게되는 아이러니함...뫼비우스의 띠와도 같이 무한정 회귀되는 '반복 노선 상의 자신'을 깨달을 즈음이면...무엇이 '주'이고 무엇이 '부'인지 가늠이 안 될 지경에 이른다. 이러한 시점에서 또 다시 '스쳐지나가는 찰나에 불과함'에 대한 생각으로 헛헛함을 안을 수 밖에 없다.
자질구레한 일상사에 연연함이 무의미하며 조급한 발버둥이라한다 해도 나는 역시 하루하루 짧은 순간에 감동하며 반응한다. 빛나는 햇살, 시원스런 빗발, 삶의 무게를 담은 사람들의 군상, 아이의 웃음, 현란한 매체, 감각적인 인테리어, 꽃 한송이...등등...그 무엇도 가벼이 넘겨지지 않는 피곤한 시선을 가지고 살아간다. ● 그 속에서 베어나는 슬픔, 기쁨, 아련함, 피곤함, 기대, 허무함...의 진액을 뽑아내어 '나'라는 필터를 거쳐 '내 식'데로 쏟아내고 싶다. ■ 하이경
Vol.20090515d | 하이경展 / HAYIKYOUNG / 河利炅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