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ganic Machine

기하학과 유기성의 융합을 통한 기계의 내적 에너지 가시화, 그리고 이를 통한 인간의 잠재적 욕망 표출 ● 인간은 고정적이고 구조적인 것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잠재적 욕망을 지니며, 변화, 운동, 흐름 등 생동적인 것을 추구한다. 이러한 인간의 무의식적 욕망은 새로운 테크놀로지와 진보된 과학 문명 속에서 끊임없는 생산에의 욕구를 지니며 잠재된 욕망을 집적시켜 '기계'라는 문명의 산물을 만들어 내었다. 이러한 인간의 욕망이 투영된 기계는 역동적인 움직임과 굉음을 내며 마치 그들 나름대로의 기분과 욕구를 가지고 있는 듯 하며, 분노와 기쁨 등의 감정을 내뿜는 듯하다. 완결되고 정적인 구조가 아닌, 성장하고 변화하는 동적인 구조를 가지며 내재적 울림과 리듬을 만들어내는 나의 작업은 실제 정지해있고 죽어있는 존재 속에서의 일루전에서 시작하지만 내면적 자아의 표출임과 동시에 실재적으로 인간의 본질적인 본성, 욕망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이윤성_Organic Machin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97cm_2008

이윤성_Organic Machin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62.1cm_2008

나의 작업의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는 '움직임'이다. 나는 모든 사물의 에너지의 흐름에 관심을 가지고 상상력에 의해 그 흐름을 통제하거나 조절할 수 있다고 믿는다. 기계는 인간의 의지와 요구와는 관계없이 자기 형성에 의해서 합리적인 형태로 성립되는 유기성과는 대립된 기하학성을 지닌다. 이러한 기계는 상이하고 대립적인 유기성과의 충돌과 만남을 통해 호환된다. 이것은 기하학과 유기학, 감성과 이성, 합리성과 비합리성 등의 상호대립, 충돌 혹은 융합의 의미를 내포한다. 독일의 작가 레베카 호른(Rebecca Horm)은 느림과 빠름, 움직임과 멈춤, 나아가 소리와 침묵, 보이는 것과 가려진 것 들 간의 끊임없는 작용을 통해 에너지를 끌어냈다. 나의 작업도 이러한 흐름과 작용간의 추이를 따르며 대칭과 대구의 충돌이 기(氣)를 생성해냄을 가시화한다는데 작업의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즉, 유기성과 기하학성이라는 상이한 두 가지 개념이 공존함으로써 얻어지는 에너지, 이것은 본질적인 생명의 탄생이란 철학적 믿음과 이어진다.

이윤성_Organic Machin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7×193.9cm_2008

이윤성_Organic Machin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7×162.1cm_2008

그리고 나의 작품 속의 기계는 인간사회의 은유로 기계와 인간을 동일시한 혹은 조합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인체는 따로 떼어낼 수 없을 만큼 필수불가결한 요소들이 서로 긴밀히 연관되어 있는 유기성을 지닌다. 기계의 구조 또한, 기능성에 의해서 형성되는 기계의 부분, 구성요소들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하나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과 유사한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기계는 들뢰즈와 가타리의 이론에서의 욕망, 그 자체로서의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인간의 무의식을 내재하고 있는 것이다. 즉, 생산적이고 본능적인 리비도의 흐름, 끊임없이 흐르는 무의식의 흐름, 언제 어디서나 작동하는 에너지로 정의되는 인간의 욕망을 기계 형상을 빌려 비추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욕망이란 이성의 통제를 벗어나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는 무절제한 방종이 아니다. 물론, 무책임한 욕망의 발산은 사회를 파멸로 이끌 수 있는 암적인 존재가 되겠지만, 반대로 사회를 탈주시켜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혁명적 힘도 될 수 있다는 점을 주시한다. 이러한 욕망에 대한 개념은 들뢰즈와 가타리의 사상과 일맥상통한다. 그들 또한, 이성과 합리성에의해 홀대받아온 욕망을 다른 방식으로 사유하면서 그 욕망을 어떤 부정적인 것, 개인적인 것으로 보지 않고 욕망이 가지는 순수한 생성적 힘과 사회성에 주목하였다. 이렇듯, 나의 작업개념 또한, 인간의 욕망 즉, 생에 대한 무한한 긍정적, 능동적 에너지를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 이윤성

이윤성_Organic Machin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72.7cm_2008

Manifestation of internal energy of the machine through fusion of geometry and organicism, leading to expression of subconscious human desire ● Human beings have subconscious desires to escape from things that are stationary and structural, always seeking dynamic lively things like changes, movement and flow. These unconscious desires, combined with new technologies and an advanced scientific civilization, have led to desires to produce, which are best represented by "the machine," the brainchild of the civilization. The machine that reflects human desires, with its dynamic movement and roaring sound, seems as if it has its own feelings and desires, letting off emotions like anger and pleasure. In this respect, my works, which pay attention to dynamic structures that grow and change, not completed or fixed, and so produce inherent reverberation and rhythm, start from an illusion within a being that is actually dead and stationary, but eventually come down to the revelation of the internal ego and the essence of human nature and desires that actually exist. ● What takes the better part of my works is "movement." I have a keen interest in the flow of the energy of things and believe that the flow can be controlled or adjusted by imagination. The machine is geometric, as opposed to the organism that regardless of human will and demand, takes a reasonable form through self-organization. The machine and the organism that are different and opposing concepts collide and encounter with each other, becoming compatible in the end. This entails confrontation, conflicts or fusion between geometric and organic world; emotion and reason; and rationality and irrationality. German artist Rebecca Horn has elicited energy through endless interaction between slow and fast, movement and stoppage, and further, sound and silence and the visible and the invisible. Likewise, my works boil down to manifestation of the process in which such flows and interactions through symmetries and antitheses create energy. In other words, this is all about the energy created by the co-existence of two entirely different concepts that are organicism and geometry, and eventually connected to philosophy on the creation of life. Moreover, the machine featured in my works is representation of the human society and thus, basically identification with human beings or combination of the machine and human beings. Human body is organic as all its organs are closely inter-connected, with each inseparable and essential. Likewise, the machine forms an organic system in which its parts and components have their own functions. ● This human-like systematic machine has its inside unconsciousness of human beings that are productive and creative themselves or the "desire" as Deleuze & Guattari put it. That is, the productive and instinctive flow of libido, the constant stream of unconsciousness, and the human desire characterized by energy working anytime and anywhere have been translated into the machine in my works. What I mean by the desire here is not intemperance out of the control of reason that thrusts society into chaos. True, irresponsible satisfaction of desires could potentially act as threats to the existence of society. However, I have noted that desires, conversely, can become the revolutionary force that gets society off the status quo and drives it toward positive changes. ● This concept of the desire of mine is in line with that of Deleuze & Guattari because they too tried to look at desires neglected over reason and rationality from a different perspective and took note of the pure creative power and sociality of desires, instead of their negative or individual aspects. It is in this very light that my wok concept lies; it's about human desires that are infinitely positive and active energy of life. ■ YIYOUNSUNG

Vol.20090512a | 이윤성展 / YIYOUNSUNG / 李玧晟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