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동하는 자유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특별展   2009_0508 ▶ 2009_0512

김연_빛으로의 여행 12 / 김승환_유기체 08-3

초대일시_2009_0508_금요일_11:00am

참여작가 고혜숙_김옥구_김창묵_류경원_박장근_박종례_박태동_변사무엘_신정훈 심영식_양형규_엄익훈_이행균_정광식_정재련_최고영_최태훈_한상진

초대작가 강용면_김연_김상균_김승환_신치현_이상길_이용덕 이은호_이재효_이종철_이종희_이준석_장형택_정국택

주최_이천시 주관_제12회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 추진위원회 후원_경기도_미란다호텔

관람시간 / 10:00am∼06:00pm

이천종합운동장 경기도 이천시 중리동 449번지 Tel. +82.31.633.6414

제12회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을 기념하여 열리는 특별전은 이천에 작업실을 둔 18명과 특별히 초대한 14명의 작가들이 출품한 작품들로 구성된 야외조각전이다. 1998년에 창설된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은 지난 12년간 176점의 작품을 확보함으로써 이천을 명실상부한 조각의 도시로 육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88서울올림픽을 기념하여 개최된 국제조각심포지엄 이후 여러 지방자치단체, 미술관, 기업 등이 여러 이유와 목적으로 조각심포지엄을 주최하였으나 대부분 단명했다는 사실을 비추어볼 때 20만 명의 인구를 지닌 신흥도시인 이천시가 12년에 걸쳐 국제조각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이천은 품질 좋은 쌀의 고장이자 광주, 여주와 함께 도자기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천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자산에 덧붙여 1996년에 시로 승격한 이천의 도시적 정체성을 형성함에 있어서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은 이천을 문화도시로 정립하기 위한 중요한 기회이자 가능성임에 분명하다. 그것은 이천시가 성장과 발전 도상에 있는 도시란 점과 팽창과정 중의 도시를 문화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인프라의 구축이란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약 30여명의 조각가들이 이천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지 않을 수 없다.

신치현_비너스 / 이용덕_A Circluar 07
이상길_Contact-In your heart / 신정훈_PRESS
이은호_희생 그 이후 / 김상균_길 II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의 발전은 무엇보다 이천에 적을 둔 작가들은 물론 국내외의 많은 예술가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를 필요로 한다. 필자가 제12회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을 추진하면서 특별전에 각별한 관심을 가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엇보다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이 이천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관심으로부터 벗어나 참가작가와 관련 인사들만의 잔치로 그칠 경우 행사의 정당성 확보와 확산에 한계를 노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거시적 관점에서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을 시민축제로 승화시키는 것이 이 일을 추진하는 모든 관계자들의 궁극적인 목표일 것이다. 그것은 조각심포지엄을 단지 조각축제로만 한정하지 않고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의 과정을 중시하는 하나의 문화개입 및 생산 활동으로 인식할 때 가능한 목표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심포지엄을 통해 작품이 제작되는 작업 과정을 공개한다는 소극적인 차원을 넘어 기획단계로부터 실행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함은 당연하다. 그것은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을 공공미술이 실천되는 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필자로서는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이 이러한 방향으로 발전적 재편을 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오브제 중심으로부터 참여의 과정을 중시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을 위해 보다 많은 준비, 즉 모범적이면서 성공적인 국내외 사례에 대한 연구, 조각심포지엄에 대한 이천시 민들의 만족도, 요구와 기대사항 조사, 도시계획 속에서 조각심포지엄이 차지하는 위상 등에 대한 전문적인 조사연구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개인의 역량에 의존할 문제만은 아니며 보다 많은 논의와 검토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조각심포지엄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욕과 분명한 목표, 이를 성취시키기 위한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는 물론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이러한 조사연구와 병행하여 이천에 적을 두고 있는 조각가,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에 애정을 지닌 많은 작가들의 관심과 호응, 나아가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한 문제이다. 이 특별전은 현재 국내외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조각가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특별전이란 명칭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이 전시를 단지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을 기념하는 차원으로 한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제54회 경기도체전에 맞춰 개최된 제12회 이천국제심포지엄을 통해 제작된 작품은 대부분 이천시종합운동장에 설치되었다. 심포지엄과 긴밀하게 연계된 특별전의 전시장소 역시 이천시종합운동장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제약 속에 개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무엇보다 짧은 기간 많은 사람들이 집중되는 야외에 작품을 설치해야 하므로 쾌적한 관람환경의 조성은 애당초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덧붙여 작품과 작품을 연결할 수 있는 동선의 확보가 원천적으로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작품과 관람객의 안전을 위한 기본적인 조건조차 갖출 수 없는 열악한 환경은 이 전시에 출품한 작가들에게 심리적 부담을 주는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사실은 전시를 기획,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도 상당한 부담이지 않을 수 없다.

이종철_허물벗기-마음속 부처를 보다 / 이재효_0121-1110=107093
이종희_Sister is going to the Baghdad / 류경원_무한주 0904
이준석_tree of life / 김옥구_The Tie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특별전은 말 그대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첫째, 이천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을 결속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점 둘째, 이를 통해 그동안 조각심포지엄을 통해 확보한 작품과 다른 작품들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 셋째, 참가 작가들의 면면을 통해 드러나듯 현재 우리나라 조각의 중추를 형성하고 있는 조각가들의 작업세계를 한 장소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 등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창묵_버라이어티 / 정국택_Blue Sky
변사무엘_어린왕자, 등을 밝히다 / 강용면 _Taking a lesson from the past 해탈
고혜숙_관계성_동판 / 장형택_시간은-꽃보다 아름다워(아름다운 시간들)

외부세계와 차단된, 비유컨대 위생적인 시설을 갖춘 공간인 화이트큐브(white cube)에서 작품을 발표하는 것과 다른 개방된 야외를 전시장소로 활용하고 있으므로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보는 사람들을 시각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억압하지 않으면서도 주변의 방해요소를 이겨낼 수 있는 적절한 형태와 규모를 지녀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전제에 대해 새삼 재론하지 않더라도 작품이 야외로 나가는 순간 그 존재는 주변 환경에 묻힐 수도 있다. 이 특별전에 출품된 작품들도 그런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필자로서는 많은 참여 작가들이 야외에서 전시한 경험이 풍부하고 작업의 개성이 강하므로 이러한 불리한 조건들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춘 것으로 믿고 있다. 무엇보다 이 특별전이 이번 제12회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의 주제로 설정한 '약동하는 자유'를 다른 방식으로 실천하는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정체(停滯)를 거부하는, 항상 유동하기 때문에 활력을 필요로 하는, 그러나 마음과 의식, 내용과 형식에 있어서 자유로운 작품은 보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설령 이러한 감동을 기대하기에 여러 가지 한계가 있다고 할지라도 이 특별전은 조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미적 경험의 장이 될 것이다. ● 이 특별전을 통해 지난 12년간 조각심포지엄에서 확보한 작품들을 감상해오던 이천 시민들은 물론 체육대회를 계기로 이천시종합운동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비단 스포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해방감 못지않게 예술적 해방과 자유로운 상상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나아가 아주 짧은 기간 공개되는 전시이지만 이 전시를 통해 이천시종합운동장이 스포츠의 전당이자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만나는 장소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 끝으로 많은 조각가들이 이천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필자는 매우 흥미로운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서 이 전시와 상관없이 이천을 조각의 도시로 유도하는 하나의 방안으로 심포지엄이 개최되는 기간 동안 '준비된 작가'들을 중심으로 오픈스튜디오 형식의 전시를 동시다발로 여는 것도 좋은 방안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에는 실천하지 못했지만 이천에서 작업하고 있는 작가들부터 자발적으로 이 대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려해 주기를 기대한다. ■ 최태만

Vol.20090510f | 약동하는 자유-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특별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