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봉선展 / MOONBONGSUN / 文鳳宣 / painting   2009_0506 ▶ 2009_0516 / 일요일 휴관

문봉선_大地-1_지본수묵_145×364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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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09_0506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선화랑 · 선 아트센터 SUN GALLERY · SUN ART CENTER 서울 종로구 인사동 184번지 Tel. +82.(0)2.734.0458 www.sungallery.co.kr

비어있는 풍경, 또는 차 있는 풍경 - 문봉선의 근작에 대해 ● 문봉선의 화면은 언제나 비어있고 또 언제나 차있다. 아스라히 펼쳐지는 들녁은 언제나 비어있고 자욱히 묻어오는 운무는 공간 전체를 뒤덮는다. 그가 그리는 풍경은 어느 단면이 아니고 전체를 지향한다. 부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의 연장으로서 부분이 있을 뿐이다. 길게 뻗어나간 들녘엔 가까스로 나무 한 그루 외롭게 서있다. 웅성하게 자란 키 큰 들풀들만 이어진다. 풍경일수 있는 요소를 가까스로 갖추고 있다. 화면은 너무나 심심하다. 수평으로 전개되는 들녁의 풍경은 아득한 시선을 따라 고요히 묻혀갈 뿐이다. 해지는 들녘의 적요한 정경은 쓸쓸하기 짝이 없다. 저무는 빛의 잔흔만이 가까스로 남아 밀물처럼 우리의 가슴에 잦아든다. 그의 풍경의 시제는 밝은 대낮이기보다 해질녁이 아니면 미명의 한때이다. 사물이 사위어가는 때이거나 이제 막 사물이 깨어나는 때이다. 뚜렷한 명암에서 점차 경계선이 지워지거나, 경계가 없는 상태에서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땅거미가 묻어오는 들길에 서있는 소나무는 검은 실루엣으로 인해 더욱 강인한 생명력을 분출한다. 맷스로 떠오르는 강 건너 산의 모습은 안으로 빛을 빨아들임으로써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문봉선_大地-2_지본수묵_182×92.5cm_2007
문봉선_大地-3_지본수묵_182×92.5cm_2007

문봉선은 자연을 앞에 한 실사에서 출발한다. 그가 그린 죽보와 매보는 「개자원화전」에 있는 관념화된 대나무와 매화가 아니다. 아마도 사군자를 직접 실사해 그리기 시작한 것은 근래에 드문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는 해마다 이른 봄날이면 광양의 매화 밭을 찾아간다. 관념으로서의 매화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실지의 매화를 그리기 위해서다. 현실에 직면해 그린다는 것은 사물이 지닌 리얼리티를 파악함임은 물을 나위도 없다. 오랜 동양화의 관습으로서의 제작태도를 벗어나는 데서 그의 작가적 태도, 자연에 충실할 뿐 아니라 자신에 더욱 충실한 태도를 엿보게 한다. 그래서 그가 그리는 풍경은 단순한 관념으로서의 산수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이 있고 햇살이 있다. 느낌으로서 파악되는 풍경의 요인들을 그의 화면은 잡아나간다. 바람의 색깔과 햇살의 결은 눈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먼저 가슴으로 온다. 그의 화면은 어느 한 위치에서 서서 바라보는 풍경이기보다 그 속을 걸어 들어가 만나는 풍경이요, 몸으로 껴안은 풍경이다. 자연과 인간이 대등한 위치에서 점검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융화되는데서 비로소 그의 풍경은 태어난다. 건삽한 땅의 질박한 흙내가 까칠까칠한 초묵의 언저리에 묻어난다. 하늘 가득히 채워진 바람과 햇살이 우리의 몸을 감싸고 밀려온다.

문봉선_霧_지본수묵_72×74.5cm_2007
문봉선_松_지본수묵_69×88cm_2006
문봉선_松_지본수묵_90×181cm_2008

그런 반면, 그의 화면에 떠오르는 대상은 지시적인가 하면 때로는 그 어떤 것도 아닌 실체로서의 붓 자국이거나 먹의 번짐이기도 하다. 현실에서 출발하면서도 때로는 현실이 아닌 세계를 지향하는데서 문봉선의 작품이 갖는 역설을 발견한다. 자연이면서 어느 순간 자연을 탈각해버리는 이 역설적 상황에서 어쩌면 문봉선 예술의 회화로서의 자율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어떤 작품은 흑백의 대비로서 떠오르고, 어떤 작품은 수평과 수직의 교차로서의 구성으로 등장한다. 조형의 어느 절대한 논리를 지향한다고 할까. 자연에서 출발하면서 종내는 그 자연을 탈각해버리는 이 놀라운 경지는 어쩌면 동양의 예술가들이 종내 도달하려고 했던 이상이지 않았을까. 도를 도라고 하면 이미 도가 아니다란 노자의 말이 생각난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은 이미 자연이 아니다. 자연을 벗어 날려고 할 때 참다운 자연의 실존이 다가오는 것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라 어느 절대한 모습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문봉선의 작품은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 오광수

문봉선_流水_90×43cm_지본수묵_2007

Vacant or Filled Landscape - Moon Bong-sun's Recent Work ● Moon Bong-sun's work is always vacant or full. A plane unfolding in his work will appear empty or covered with dense fog. Landscapes he depicts appear complete and not fragmented. In Moon's work, a part is an extension of the whole. A lonely tree stands on a horizontal plane, and tall weeds flourish. Her landscapes appear subdued. Unfolding planes are serene within the dim view. Tranquil landscapes appear exceptionally lonesome. The remaining trace of a setting sunlight ripples through our heart like the tide. ● His landscapes unusually captures a moment of sunsets or the early dawn, before the sun rises and shines brightly. It is the time when objects are about to disappear, or about to wake up. In his painting, boundaries between light and shade gradually blur, and contours slowly appear. A pine tree standing near a path where dusk falls erupts with vitality in a silhouette. The mountain is a mass over the river looking heavy, absorbing light. Moon's work begins from firsthand sketches of nature. His bamboo and apricot paintings are not idealized, as seen in Jie zi yuan hua zhuan(芥子園畵傳), a collection of the paintings featuring the four gracious plants, birds and insects, flowers and birds. ● It is a rare thing to sketch the four gracious plants - the plum, the orchid, the chrysanthemum, and the bamboo - direct from reality. Every spring, Moon visited Gwangyang's apricot field to sketch real apricots, so as to capture the reality of objects. At a remove from conventional methods of Oriental painting, Moon is faithful not only to nature but to himself. His painting is thus not simply idealized landscape. There is also invisible winds and sunlight. Colors of the wind and the breath of sunlight are sensed by the heart, not by the eyes. ● His landscapes are not seen as a location, but an experience, felt in our hearts after walking through it. His scenes are born, when nature fuses with humanity as one, rather than through confrontation between beings. The smell of dry or wet soil can be sensed in the emaciated edge of green plants he depicts. The sky overflows with wind and sunlight, wrapping up our body. The object of his painting appears directive, or it is represented by simple brush marks, or ink spreads. His work's paradox lies in the fact that his work begins from reality, but pursues an ideal world. In this paradox, where he remains in nature, but suddenly tries to escape from it, Moon's work presents pictorial autonomy. ● While some are characterized by the contrast of black and white, others are feature composition intersecting vertical and horizontal elements. He seems to seek an absolute formal logic. The amazing state of his art remains at a distance from nature, despite its departure from within nature, in perhaps an ideal way all Eastern artists have strived for. ● I recall what Laozi said "The Way that can be told of is not an unvarying way.". The nature depicted as it is is not nature any longer. We can reach its true nature when trying to departing from it. Moon's work seems to show its absolute, true nature rather than its outer appearance as it is. ■ Oh Kwang-soo

Vol.20090506g | 문봉선展 / MOONBONGSUN / 文鳳宣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