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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미展 / YOOSANGMI / 柳尙美 / printing.installation   2009_0505 ▶ 2009_0511

유상미_38th Parallel_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60×60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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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9_0505_화요일_04:00pm

문신미술관-2009 NEW WORK 기획공모展

관람시간 / 10:00am~05:00pm / 전시중 휴관없음

숙명여자대학교 문신미술관 빛 갤러리 서울 용산구 효창원길 52 르네상스 플라자 B1 Tel. +82.2.710.9280 / 2077.7052 www.moonshin.or.kr

OF BOXES UNFOLDED AND HOUSES UNFOUND ● 우리가 다루는 글, 사진, 기록 등은 상자 또는 문서 보관함 (Archive)에 담기게 되며, 일단 보관된 자료들을 자주 들여다 보지는 않게 된다. 이는 유상미의 작품세계를 따라 흐르는 꺼내봄과 잊어버림의 미스테리와 연결된다. 처음엔 지나치게 사적이고 밀봉된 것 같던-작가만이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던-작품들이 그 단편을 하나 둘씩 보여주기 시작한다. 만약 이것이 굳게 문이 닫힌 집이었더라면, 아마 그 침묵은 우리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기위한 것이 아니라, 다만 곰곰이 생각하게 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중략)

유상미_Boxes of the Archive_천에 석판화, 종이에 스크린프린트, 나무_46×457×51cm_2001

유상미 작품의 역사적 문제를 다루는 한 방법은-역사는 집단적 기억 (collective memory)이므로- 미니멀리즘의 지리성과 역사성에 대해 질문하는 것일 것이다. 유상미와 같이 국외에서 작업하는 작가에게 선택되어지기 위해, 미니멀리즘은 세계의 나머지 지역으로 수출된 공동의 작업방식인가. 아니면 시작부터 미니멀리즘에는 글로벌한 측면이 있었던 것인가. 작가의 「Boxes of the Archive」(2001)는 미국의 미니멀 작가 도널드 저드의 스테인레스 스틸 상자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많은 작가들에 의해 인용되어온 그리 새로울 것 없는 이 네오모더니스트식 작품언어로의 연결이 꽤 짜임새 있게 들어맞는다; 유상미의 이 오브제들은 저드의 Specific Objects와 비슷한 점이 있다. 회화도 아니고 조각도 아니고 (이경우엔, 글도 아니고 조각도 아니고). 이 composition (구성 또는 글)에 대한 개념의 반복적인 변형이 말년의 저드가 구조에 집중했던 점과 비슷하다. (중략)

유상미_Hwagae_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60×60cm_2008

작가는 새마을운동의 주택들의 진부함을 오히려 흥미롭게 생각한다. 그녀가 어린시절 자주 다니던 할머니의 집이 이런 형태였다. 이러한 건물들이 작품 「Hwagae」(2008)에 다시 등장한다. 작가는 한국에 왔던 2007년, 한국전쟁 이후 빨치산의 본거지였던 지리산 산자락에 있는 화개마을에서 지난 시절의 새마을운동 스타일의 집들을 찾았다고 한다. 이 작품에서 새마을 심볼이 반복적인 색채의 띠모양으로 집의 이미지를 뒤덮는 방식은 충격적이다-프로이드의 Screen Memory (무의식적으로 더욱 위험한 생각을 억압하는 미온적이고 안전한 기억)를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때문에. 새마을 운동이 남한을 근대화하려는 정부의 시도였다지만, 만약 이것이 남한과 그 북쪽 이웃의 '유사성'을 감추려는 것이었다면? ("우리의 영광스런 규격화된 새마을운동 주택단지를 보라. 우리가 너희보다 더 사회주의적이지 않은가?") 이러한 작품은 일련의 용량초과 상태-우리가 더 이상 기억할 수 없는 또는 잊어버리기 위한 이념으로의 심연을 의미하는-을 초래한다.

유상미_New Village_펠트 레이저 컷_127×114×13cm_2007

작가의 의도가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난 작품에서, 유상미는 끈질기고 주기적으고 되풀이 되는 매듭같기도하고 반향같기도 한 속성을 가진 기억을 다룬다. 이러한 기억들은 특별히 그리워해야 할 대상은 아니며, 작가는 단순한 노스탤지어 자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38th Parallel」(2007)이란 작품을 보면 붉은빛의 38 숫자가 무수한 녹색점들의 바다 속에서 등장하다가 다시 그 속으로 사라질듯 말듯 동요한다. 색각이상 테스트 (Ishihara Color Blind Test) 와 흡사한 모습의 작품에서 38은 남한과 북한을 가르는 물리적 경계선, 삼팔선을 지칭한다. 이 경계는 아직도 북에 친족을 둔 많은 이들의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 상상속의 경계이기도 하다. 색각 이상테스트로서의 이 작품은 또다른 의미의 시각장애, 일상에 숨겨져 인식되길 거부하는, 우리 마음 속 깊이 자리잡고 있는, 일종의 현혹, 이념과 정치적인 맹목을 나타낸다. 여기서도 미니멀리스트적 장치가 작용한다-거품같기도하고 기하학적이기도 한 편안한 느낌을 주는 원들은 훈련, 테스트, 성과 등을 연상시킨다. 이러한 심상적 기록의 순간을 라칸(Lacan)은 "거울상태"라 하며, 환영 속에 존재하는 이념이라는 틀이 개인을 만들어 간다. 이념이란 언제나 우리가 가장 선호하는 잊음의 방식일 것이다. (중략) ■ KEVIN CHUA

부대행사 전시기간중 작가는 관객들에게 디지털 또는 실크스크린으로 프린트 된 가면을 나눠줄 예정이다.

Vol.20090505a | 유상미展 / YOOSANGMI / 柳尙美 / printing.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