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9_0429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토포하우스_TOPOHAUS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4번지 Tel. +82.2.734.7555 www.topohaus.com
五方, 그 본질로의 회귀 ● 섬유공예는 견(絹)ㆍ모(毛)ㆍ마(麻)ㆍ금(錦) 등의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평직(平織)ㆍ사문직(斜文織)ㆍ수자직(繻 子織)ㆍ중직(重織)ㆍ익직((搦 織)ㆍ쌍직(雙織) 등의 방법으로 실을 조합하고 물들이는 조형예술이다. 이번 곽도희의 '오방(五方) - 타래를 풀다'는 씨실[經]과 날씰[緯]을 응용한 염색ㆍ직물공예의 원형을 독자적인 조형개념으로 엮어낸 전시이다. ● 예로부터 '오방(五方)'의 개념은 '오색(五色)'과 상관관계가 있으며, 오상(五常) 및 계절과도 관련지어 이해되었다. 즉, 동쪽은 청색(靑色), 남쪽은 적색(赤色), 중앙은 황색(黃色), 서쪽은 백색(白色), 북쪽은 흑색(黑色)을 의미하고, 오상인 인(仁)ㆍ예(禮)ㆍ신(信)ㆍ의(義)ㆍ지(智)와도 결부되며, 오정(五情)ㆍ오미(五味) 등 인간사의 모든 현상이 오방과 관계되지 않는 것이 없다. 곽도희의 이번 작품도 이러한 전통적 사유로의 회귀인 것이다.
『주례(周禮)』「고공기(考工記)」에서 "그림 그리는 일은 오색을 섞는 것이다"라고 한 것은 지금의 개념인 물감을 섞는다는 뜻이 아니다. 즉, "청색과 적색으로 수놓는 것을 문(文)이라 하고, 적색과 백색으로 수놓는 것을 장(章)이라 하며, 백색과 흑색을 번갈아 수놓은 도끼모양의 문양을 보(黼 )라 하고, 흑색과 청색으로 번갈아 수놓은 '궁(弓)'자 모양의 문양을 불(黻 )이라고 한다."라고 했듯이 그림의 원래 의미는 곧 오색으로 수놓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유추해보면 곽도희가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짐작할 수 있겠다.
곽도희는 이번 작품에서 직조양식으로 회색조[[黼 ]의 모란ㆍ전통문양을 무게 있게 작품화하였고, 한편으로는 일차적인 색[五方色]으로 대담하게 화면을 구성하였다. 그것은 동양화를 전공함으로써 먹색의 중후함에 대한 깨달음의 표출이며, 또 하나는 전통의 현대화라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체현이다. 이는 곧 직조의 기본 양식인 '경위(經緯)'를 작품화하여 오상(五常)의 의미를 고스란히 담아낸 것이다. 이러한 작화는 전통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의 결과이며, 시대적 심미요구에 대한 고민의 소산이다. ● 2002년 독일 할레국립예술조형대학 유학시절, 울리히 라임 카스텐 교수의 직조를 이용한 타피스트리작품에 영향을 받음으로써 우리의 전통에 대한 욕구가 더욱 강해진 듯하다. 이는 '여산에 들어가면 여산의 진면목을 볼 수 없다'는 말처럼 유학을 통해서 얻은 결실이다. 노자가 이른바 "큰 소리는 마치 소리가 없는 듯하며[大音希聲], 밝은 도는 마치 어두운 듯하다[明道若昧]"고 했듯이, 현란한 거리를 헤매고 있는 현대미술의 외침 속에서 오히려 묵묵히 전통회귀를 통해 자득(自得)해가는 곽도희의 작품세계를 주시할 만하다. ■ 김대원
* 이 작품은 Design Scope victor version 1.6.0(E.A.T)을 이용하여 작가가 직접 수동식 직조기로 제직한 홑겹(single layer)자카드 직물이다. 자연이 지니고 있는 조형적 아름다움과 화려한 생명력을 색이 절제된 흑과 백의 톤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경사(y)의 총수는 8424, 위사(x)의 총수는 1700이다.
Vol.20090429g | 곽도희展 / KWAKDOHEE / 郭度僖 / fiber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