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9_0422_수요일_01:00pm
2부 참여작가 김다해_김인영_윤민지_이명은_이병수_이연경
관람시간 / 10:00am~05:00pm
샘표스페이스_SEMPIO SPACE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매곡리 231번지 샘표식품 이천공장 Tel. +82.31.644.4615 www.sempiospace.com
그들이 보기에도 그와 같았을 것이다 ● 동시대 미술에서 작가는 위대한 천재, 고독한 구도자 보다는 사소한 발견자라고 칭해져야 할 것이다. 현대 미술의장 속에서 작가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그 무엇인가를 창조해 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저버릴 수 있게 되었다. 더 이상의 새로움이 없는 이 시대에, 따라서 작가는 '새로움' 보다는 끊임없는 변주를 추구하게 된다. 우리는 그 변주 속에서 종종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하지만 삶의 부조리로부터 흘러나온 그것들은 이내 일상의 흐름 속에서 망각되고 감추어진다. 하지만, 작가는 그런 불편한 일상의 조각들을 망각의 늪에서 건져 올려, 단단히 붙잡은 뒤, 유사 과학자처럼 연구한다. 작가는 또한 그들의 삶 속에서 누군가의 시선을 항상 염두 하게 되는데 예술이라 불릴 수 있는 모든 것들은 누군가와의 소통을 염두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소통은 작가의 작품을 그 시발점으로 한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대의 작가는 상황 또는 사회에 대한 다시 보기를 시도한다. ● 작가는 "그들이" 보고 겪는 모든 것들을 "그와 같이" 표현하고자 한다. 단 이때, 작가는 그 만의 조형 언어를 통해 그 너머에 있는 심연의 것들을 자극하거나, "그들"이 무엇인가를 바라보는 방식을 뒤집으려 한다. 전자의 경우, 현상의 내부에 자리 잡고 있는 근원적인 감정, 또는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작가 스스로 더 깊은 굴을 파고 내려간다. 따라서 작품은 질료에 의한 일차적 이미지 뒤에 본질에로의 깊은 통로를 가지게 된다. 또한 망각되거나 아련한 기억들을 다시 '채굴'해 들어낸다. 후자의 경우, 본 전시의 제목은 반어적 표현이 된다. 결국 그 제목은 "그와 같이 않다"라는 태도를 가지게 된다. 작가의 역할은 '그렇게' 보이던 것들을 '그렇게 보이지' 않게 만드는 일이 아닌가? 즉 그렇게'와 같이 일반화시키고 전체화 시키는 기제들을 제거하여, 그 어떤 하나의 개별적 존재로 만드는 것이다. 그것은 대상에 대한 통념, 인식에 대한 고정적 시각 등이 될 것이다. 따라서 본 "그들이 보기에도 그와 같았을 것이다" 展을 통해 사회와의 소통을 염두 해 둘 수밖에 없는 젊은 작가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함께 듣고, 그 다양한 소통의 방식을 실험하고자 한다. ■
나는 불안하다. 그리고 이것은 모든 인간은 소멸할 수밖에 없는 물질이기에 필연적으로 갖게 되는 불완전함에서 기인한다. 나의 작업은 이와 같은 "물질로서 존재하는 인간의 필연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이다. 이는 소멸하는 물질 그 이상이 되고 싶은 욕망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환영과도 같이 희미하게 어둠 속으로 사라져가는 인체의 모습을 통해, 한 개인의 신체를 담은 화면은 서로를 닮게 된다. 나는 그 결과물이 어느 한 개인이 아닌 보편적인 인간의 상이 되길 바란다. ■ 김다해
우리는 이 세계에 대한 지식을 체계적으로 구조화시키고 조작하여 저장해두고, 시각적인 외부자극을 그 저장된 기억의 틀에 대입시켜 파악한다. 이 지점에 주목하여, 나는 페인트의 물성을 이용해 물감을 흘리고 형상을 짜 맞추는 행위를 통해 화면 안에서 이미지를 구축하고, 관객으로 하여금 '형체 이루기(shape-building)'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한편으로는 그 형체가 우연적 효과와 강한 색채, 광택의 페인트 얼룩일 수 있음을 이야기 한다. ■ 김인영
나의 작업에서는 공항 안의 공간과 익명의 작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공항은 현대문명과 거대한 기술의 집약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며 떠나고 도착하는 이동에너지들로 넘쳐나는 매우 기능적인 공간인 동시에 세상과 단절되면서도 연결된 곳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운 장소이다. 단조로운 빛을 통해 보이는 공항의 실내공간과 빛이 잘 닿지 않은 곳의 인물의 모습, 끝이 알 수 없게 늘어진 창문 등을 통하여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고립된 시간, 공간 안에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익명의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여행지로서의 공항의 공간을 말하고자 한다. ■ 윤민지
기업은 기존의 색상을 자신의 브랜드 칼라로 선정하여 간판, 인쇄물 등에 특정 색을 반복적으로 사용한다. 사람들은 기업의 브랜드 색으로 매장 전면을 구성한 공간을 지나가면서 그 색을 보면 특정 기업을 곧바로 연상하게 된다. 상업화된 시각 환경 속에서 기존의 색상은 기업의 색상으로 이름이 바뀌게 된다. 나는 브랜드의 색상으로 칼라차트를 재구성한다. 균일하게 칠해진 색면은 흐릿하게 드러나는 로고의 형태와 결합하여 지금 바라보는 색이 브랜드 칼라임을 관객들에게 환기시킨다. ■ 이명은
나의 회화작업은 이러한 보도 사진, 영상 등의 이미지에서 시작한다. 수집된 이미지들은 주로 전쟁, 재난, 사회갈등을 야기하는 사건 등에 대한 것이며 대부분은 무겁고, 답답하며 때로는 두려운 느낌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나는 그림에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형상을 줄이고, 채도가 높고 시인성이 강한 색상들을 배치하여 의미를 바꿔보고자 하였다. 이는 내가 접하는 수많은 미디어 이미지들에 대한 경계와 의심에서 출발한 것이고, "무엇을 보는가?", "어떻게 보는가?" 에 대한 탐구과정이다. ■ 이병수
작업을 하면서 내면의 깊은 곳에 접근할 통로를 얻고자 한다. 잠재되어 있던 욕망을 발견하기도 하고, 과거의 일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는 미술치료를 받았던 경험과 관련이 있는데, 단 시간에 그려낸 이미지들이 적지 않게 나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게 여겨졌다. 나는 점차 의식의 흐름에 따라 작업을 하고 나서, 한 걸음 떨어져 나와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내 자기 부적절감에서 비롯된 혐오와 묻어두었던 분노의 감정들과 마주하게 되었다. 나의 작업은 가면을 벗고 정직한 나 자신이 되려는 태도이다. ■ 이연경
Vol.20090422a | 그들이 보기에도 그와 같았을 것이다-異人異覺展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