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손민아_이정민_장석준_홍정욱_카츠토시 유아사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월요일 휴관
가인갤러리_GAAIN GALLERY 서울 종로구 평창동 512-2번지 Tel. +82.2.394.3631 www.gaainart.com
이 전시는 선(線, line)이 작품의 중심요소가 되는 5인의 젊은 작가 작품을 통해 현대미술에서 선이 보여줄 수 있는 확대된 가능성과 그 너머의 의미에 주목하고자 기획된 전시다. 선은 면(面, plane)과 더불어 미술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임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흔히 물체와 물체를 경계 짓고 물체의 윤곽을 이루는 작품의 부차적인 요소로 여겨지거나 드로잉이나 동양화과 같은 일부 장르에 한해서만 논의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에 반해 이 전시는 선이 작품을 이루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자 두드러지는 조형적 요소가 되는 다양한 장르와 매체의 작품들을 통해 다시금 선에 주목하고자 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하게는 이들의 작품에서 선이 중심적인 조형 요소이면서도 이 작가들이 작업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정작 선이 아니라 선 너머의 각기 다른 주제라는 사실이다. ●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 5인은 다음과 같이 각기 다른 매체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손민아의 개념 설치, 이정민의 파워포인트 에니메이션, 장석준의 사진(라이트 박스), 홍정욱의 회화(와이어나 드로잉 동반), 카츠토시 유아사의 목판화 등이 그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들 작품의 공통점은 작품에서 의도했든 안 했든 선이 반복적으로 혹은 가장 두드러지게 강조되는 것이 특징이다. 작가들의 면면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먼저 손민아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다양한 텍스트를 선의 두께와 길이 만으로 문자화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공간에 설치한다. 바코드나 피아노 건반을 연상케 하는 이 새로운 문자는 정해진 각도와 방향에서 볼 때만 해독 가능하여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1년마다 순위가 매겨지는 현대미술 작가 100인의 이름을 작가 특유의 문자로 바꾸어 프린트 한 리스트를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막대 형태로 설치할 것이다.
이정민은 일상의 공간에서 발견한 의미 있는 장면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구성하여 보여주는 에니메이션 작업을 선보입니다. 특이한 것은 그녀가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이미지 편집을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비주얼 프로그램이 아닌 프리젠테이션을 위해 사용하는 문서 프로그램인 '파워포인트'라는 사실이다. 작가는 글자 대신 선과 직접 찍은 사진을 부분적으로 넣어 누구나 흔히 사용하는 파워포인트로 자신만의 에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이다.
장석준은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해 무수히 많은 이미지들을 채집하고 작가의 관심에 따라 유형별로 분류한 이미지들을 컴퓨터 상에서 하나의 사진으로 모은 대형 사진 작업을 한다. 낱장의 사진들은 전체 사진의 픽셀과 같이 부분적인 요소가 되어 그 사이에 격자의 선이 도드라지게 된다. 그녀의 사진은 멀리서 보면 하나의 색면화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들여다 보면 우리 사회의 면면을 드러내는 유형학적 사진의 집합체와도 같다.
홍정욱은 일반적인 사각 캔버스가 아닌 작가 스스로 제작한 새로운 형태의 캔버스에 자석을 이용한 와이어를 가미하여 선이 강조되는 고유한 회화를 선보이는 작가다. 그는 중력가속도나 십이진법과 같이 일상생활에서 적용되는 수학(과학)적 법칙을 캔버스 틀에 자신만의 계산 방식으로 적용하여 매번 다른 형태로 캔버스를 새롭게 제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는 특히 둥근 형태의 캔버스에 벽면 드로잉을 더하여 한 쪽 벽면 전체가 작품이 되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일 것이다.
카츠토시 유아사는 영국에 거주하는 일본 작가로 일본의 전통적인 목판화 제작 방식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전환한 현대미술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다. 그가 주제로 삼는 것은 주로 강, 웅덩이 물, 거울, 유리 등에 비치는(reflected) 모습이며, 그는 모든 작품에서 한 방향(가로, 세로, 대각선 등)으로 파 낸 선의 길이와 굵기 등의 조절로만 형상을 드러내는 독특한 제작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통의 새로운 현대적 해석이 돋보이는 작가라 할 수 있겠다. ● 이처럼 이들 5명의 작가는 선이라는 공통된 특징 아래 제각기 다른 매체와 장르에서 다른 주제를 말하고 있다. 이들의 작품 안에서 선은 분명히 중요한 조형적 요소이면서도 그것은 단순히 그 자체를 위한 조형적 요소에 그치는 것이 아닌 바 자연스럽게 다른 여러 요소들(조형적 혹은 의미적 요소)과 조화를 이루어 작품 안에 녹아 들고 있는 것이다. ■ 신혜영
Vol.20090414d | 선(線)의 확장 Beyond the Lin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