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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9_0410_금요일_05:00pm
성곡미술관 2009 내일의 작가展
관람료 / 대인_4,000원 / 소인_3,000원
관람시간 / 10:00am~06:00pm / 목요일 10:00am~08:00pm / 월요일 휴관
성곡미술관_SUNGKOK ART MUSEUM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1-101번지 1관 Tel. +82.2.737.7650 www.sungkokmuseum.com
만약 예술 작업을 통한 경험이 우리 현재의 모습을 반영하고, 우리를 또다른 상상의 시공간 속으로 이동시키는 경험이 될 수 있다면, 본인은 미디어를 다루는 작가로서 스크린을 통하여 이러한 상상의 영역으로의 전이를 꿈꾸는 작업을 만들어 내고자 한다. ■ 이현진
이 전시는 "Encounter ? Bridge"라는 제목으로 준비되었다. Encounter라는 단어는 우리 말로 "조우(遭遇)"라는 단어로 해석될 수 있으며, 가제로서 사용된 bridge(다리)라는 단어는 "두 공간을 이어줌, 만남"이란 의미를 갖는다. Encounter와 bridge, 두 단어 모두 만남 혹은 마주함의 의미를 갖지만, encounter가 그 의미에서 만남에서의 "우연성"을 어느 정도 내포한다면, bridge는 만남에 있어 어느 정도의 "의도성"을 내포한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다리는 의도적 통로, 만나기 위해 만든 길, 한 곳과 다른 한 곳을 잇기 위해서 만든 시설물 혹은 역할물이기 때문이다.
본인은 버드나무 작업을 설치한 지난 1회 개인전 『사이에서 맴돌다』전 이래로 작품을 매개로한 작가와 관객의 만남, 관객과 작품의 만남 그리고 마주함에 대한 질문을 이어오고 있다. 버드나무나 폭포 작업과 같이 스크린을 통해 만들어지는 영상 설치의 경우도 그러하고, 지난 2회 개인전 『상응(相應, Corresponding)』전에서 보여준 스크린을 통한 인터렉티브한 경험을 이끌어내는 작업들도 이러한 작품과 관객의 만남을 염두한 것이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제목에서 드러내고 있듯이 만남과 마주함의 경험을 경험 그 자체로써 인식해 보고자 한다. 또한 만남과 마주함의 경험을 통해 기억 혹은 비자발적 기억들의 우연성과 의도성의 복잡하고도 미묘한 관계를 통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우리는 매순간 무엇인가와 마주하고 있다. 그 대상이 대화를 나누는 상대 인물 혹은 도구적 사물이던지, 환경적 풍경이던지, 혹은 자기 자신이던지.. 단지 그 마주함의 사실을 매순간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이렇게 연속되는 마주함은 지극히 일상적이고 그리하여 색다른 기억을 떠올리기조차 힘들 정도의 권태로운, 반복적이며 지겨운 것일 수도 있고, 때때로 심장이 떨릴 정도로 가슴 설레고 반가우며 매력적인 것일 수 있다. 그런데 일상적이고 권태로운 마주함 가운데서 설레이는 마주함을 인식하게 되는 순간은 어찌보면 인식 주체의 대상에 대한 인식의 전이, 전환(transporting, transforming)이 일어나는 순간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이는 어찌보면 그 마주함에 있어 마주하는 대상에 대한 완벽한 몰입의 그 자체의 순간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때때로 의도적으로 이러한 전이와 몰입을 행하려 하지만, 많은 경우 이러한 의도는 실현되지 않는다. 이러한 전이는 많은 경우 의도성보다는 우연성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이전의 개인전의 서문에서도 한번 언급한 바 있듯이) 프루스트의 소설에서 마르셀이 애써 기억하고자 했으나 결코 다가갈 수 없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우연히 맛보게된 마들렌느를 통해 만나게 되듯, 그러한 꿈과 같은 전이는 비자발적 기억을 요구하며, 안타깝게도 의도성은 그러한 우연한 혹은 비자발적 감각을 항상 보장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진다.
하지만 나는 계속 꿈꾸고자한다. 이러한 대상과 마주함에 있어 통로를 제시하여 관객들이 가슴 설레는 우연적 만남, 그들만의 비자발적 기억을 만나게 하고자 한다. 다시말해 그 우연과 의도의 모호하고 위험한 경계에 대하여 숙지함에도 불구하고, 혹 그들의 우연적 만남을 이루어 낼 작가적 소망이 담긴 마들렌느를 관객에게 제시하고자한다. 준비된 마들렌느는 과연 제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그리고 또다시 관객과의 우연한 만남을 설레여 기다린다. ■
Vol.20090410c | 이현진展 / LEEHYUNJEAN / 李玄珍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