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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9_0401_수요일_05:00pm
후원_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09:00am~07:00pm / 일요일 휴관
얼 갤러리 ERL GALLERY 서울 강남구 신사동 532-2번지 진송빌딩 B1 Tel. +82.2.516.7573 www.galleryerl.com
눈부신 지층과 색의 울림 ● 이경의 캔버스에는 자아의 심연 속에서 천천히 걸러진 프리즘으로 곱게 켜켜이 쌓여지는 색띠들이 펼쳐진다. 수평으로 길게 미끄러지는 색들은 세밀하면서도 감각적으로 펼쳐지는데 이들은 자연의 한 부분이며 작가의 심성으로 비춰진 한 창문이다. 작가의 작업은 즉각적인 인상을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시간에 상당히 많은 부분을 소요하게 된다. ● 지층을 이루며 쌓여있는 색띠들은 작가가 흔히 바라보는 풍경들이다. 소소한 풍경일 수도 있고 스펙터클한 풍경일 수도 있는 흐름들은 건축학적으로 쌓인 듯 보이지만 담담하게 때로는 유연하게 흐르는 듯한 느낌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작가는 우선 테잎을 붙이고 칠해나가는 일련의 물감 쌓는 작업과정으로 색의 흐름과 떨림을 요리해가며, 대단히 세밀하고 섬세하게 중첩되는 이 물감들은 색띠가 되어 우리에게 풍경의 조형적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 작가는 독일 유학시절 '색깔적기'라는 텍스트북을 만들어 일련의 색 이름들을 적어 넣었다. 이는 색으로 이뤄진 조형성을 위한 시발점이 되었고 주변 환경을 바라볼 때 벅찬 그런 떨림을 꼭 닮은 작품들의 출발점이 되었다. ●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고요한 세계'라는 타이틀로 개인과 사회의 소리 없는 움직임과 침묵을 불분명한 수평선이 보여지는 모호한 풍경과 낮은 채도의 색채로 묘사되는 안개 속의 세계로 정의하고 있다. ● 모든 개념과 의미의 틀을 너머 사회 속에서 미술로서 기능하는 가장 감성적이고 본능적인 것이 바로 색채이며 그 색채는 개인적, 문화적 차이에 따라 다른 현실, 다른 상상의 세계를 드러낸다.
이 경의 회화는 빠르게 변화하는 이 세계의 리얼리티를 직설적으로 담아내기 보다는, 현재의 시공간에서 거리두기를 통해 한 개인이 속한 현재의 사회적 상황을 역설적으로 은유하는 표현방법으로서의 색채에 중점을 두고 있다. ● 이번 전시는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색채의 스펙트럼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감성의 흐름, 기억의 도출, 두 공간 사이의 관계를 포함하는 것으로 힘의 논리가 지배하지 않는 평면성이 강조됨과 동시에 그럼에도 그림으로서 보여지는 아름다운 풍경으로서의 색채 본유의 연상작용과 내적동요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 특히 이번 전시의 회화 작품들은 미니멀리즘과 추상표현주의와는 근본적인 차이를 명확히 하는 것으로, 작가 개인의 진지한 시각적 진술을 내용으로 하여 삶의 경험에서 유추될 수 있는 구체적 연상을 살아있는 색채를 통해 보여주는 추상적 예술형식의 회화를 선보인다. ■ 얼갤러리
Vol.20090402a | 이경展 / LEEKYONG / 李京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