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rful Life:욕구불만

2009 리나갤러리 기획초대展   2009_0325 ▶ 2009_0424 / 주말,공휴일 휴관

초대일시_2009_0327_금요일_06:00pm

참여작가_송미란_오영_황세진

관람시간 / 11:00am~12:00am / 주말,공휴일 휴관

리나갤러리_LINA GALLERY 서울 강남구 논현동 229-26번지 해광빌딩 1층 Tel. +82.2.544.0286 www.linaart.co.kr

이번 전시는 인간의 본성에서 늘 잠재되어있는 욕구 중 인간관계와 소비의 욕망에 대해 전시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현대인의 화려한 삶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관계의 양상에는 늘 감정 또는 물질의 소비가 일어나기 마련이다. 여기서 우리는 '소비'라는 단어에 집중 할 필요가 있다. 사전적 의미에서 '소비'란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재화를 소모하는 일이다. 내가 만약 어떤 물건을 갖고 싶다거나 누구와 사귀고 싶다고 느끼는 순수한 발단을 욕구라 하지만, 욕망은 바라는 마음에서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원하는 탐욕의 마음을 부리는 것이다. 소비는 바로 욕구에서 욕망으로 감각기능의 증상이 전환되는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발현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소비될 수 있는 대상은 핸드폰, 악세서리, 자동차, 옷처럼 물질적인 것뿐 아니라 사랑, 우정, 분노, 슬픔처럼 비물질적인 것도 포함되기 마련이다.

오영_우리집에 왜왔니_캔버스에 유채_112×145.5cm_2008

요즘 주위를 둘러보며 느끼는 것은 날이 갈수록 현대인의 일상에 만연하는 소비의 행위가 만족을 모르는 과도한 욕망으로 치우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에서 위치하는 물질 또는 비물질적인 것의 소비가 욕망을 표출하는 흔한 방법이긴 하지만 때때로 지나친 표현은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아낌없이 소비하며 살아가는가?'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귀중히 여기지 않는 삶의 태도가 무의식중에 자리잡게 되면서 인간은 관계형성의 단절 혹은 상처를 경험하는 안타까움을 느낀다. 이는 더욱 더 불만족의 상태로 발전하게 되는데, 이때 일어나는 인간의 행위들 또는 감정의 충돌은 물질처럼 무차별적으로 과소비 되고 그 상처 또한 회복되는 찰나를 허락 받지 못한 채 묵인된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현재를 잊기 위한 다른 방법을 찾아 나선다. 이런 과정의 반복은 치유되지 못한 상태에서 아픔만 반복되므로 결국 회복된 감정상태에 둔감해지는 정서적 '편측감각소실'과 같은 병명으로 현대인의 내면에 자리잡게 된다. ● 그렇다. 화려한 소비적 행위로도 해소되지 않는 현대인의 욕구불만 이면에는 물질 혹은 감정의 겹핍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은 구원의 목소리가 잠재해 있을지도 모른다. 삶의 가치를 외형적이 요소만으로 판단하고 그것이 전부라 여기는 현대인들의 잘못된 의무는 결국 스스로를 신경과민으로 몰아가는 감정의 소비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송미란, 오영, 황세진 작가의 작품으로 구성된 『colorful life:욕구불만』전시는 겉보기에 완벽해 보이고 화려한 듯 포장된 개개인의 삶 이면에 존재하는 불안정한 감정의 상태를 진단해보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송미란_A bride_캔버스에 유채_117×92cm_2009
송미란_Missing you_캔버스에 유채_130.3×162.2cm_2008

송미란은 작가 자신이 사회적 제도안에서 발생하는 관계의 형성과정에서 경험했던 감정의 상처를 육질로 비유하여 그림으로 표현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작은 여성으로서 겪게 자신과 타자를 통한 갈등의 심리를 결혼을 통해 겪게 되는 상황을 기반으로 연출하고 이를 작업의 주된 메타포로 삼았다.

오영_안락한 풍경_캔버스에 유채_291x116.8_2008 오영 돌아앉은 풍경_캔버스에 유채_116.8x91cm_2008

오영은 기억을 근거삼아 실존하지 않는 공간과 사람을 그린다. 작품에 그려진 인물을 살펴보면 파편화된 신체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무심한 표정을 가지고 있다. 작가는 캔버스에 불쑥불쑥 차오르는 기억의 파편들로 짜깁기하고 이것을 '부조화의 만물상'이라 부른다. 수 많은 공간과 사람들은 작가의 기억저장공간을 늘 포화상태로 만들기에, 이를 감당하지 못한 작가는 결국 경험의 감각이 무시된 채 그림의 소재로만 빠르게 소비하기도 한다.

황세진_악마는 꽃을 입는다_패브릭 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2.1×162.2cm_2008
황세진_화려한 외출3_패브릭 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8×91cm_2008

황세진은 앞서 소개한 두 작가보다 직접적인 언어를 사용한다. 꽃은 이미 아름다움을 대변하는 가장 대표적인 소재이다. 물질을 통해 미의 가치를 대신 소유하려는 지나친 인간의 욕망과 이를 비판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태도는 무차별적인 꽃무늬의 사용으로 하여금 화면안에서 관람자를 교란시킨다. ■ 김라희

Vol.20090326d | Colorful Life:욕구불만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