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o Visual Excusions Ⅲ

강정헌_이상영展   2009_0312 ▶ 2009_0502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아이켐_Gallery ICAM 서울 종로구 팔판동 72번지 Tel. +82.2.736.6611 www.galleryicam.com

단색조의 어두운 톤과 스크래치 간 1960년대 영화 화면과 같은 질감으로 현대의 도시를 구현하는 판화가 강정헌, 무언가를 새로이 만들어대는 '뉴'타운 개발 산업이 한창인 곳에서 사라져가는 것들의 모습을 통해 소외되는 것(인간을 포함하여)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이상영이 2인전을 통해 관람객과 만난다.

강정헌_Living in New york (times Square)_hand colouring over an aquatint_46×45cm_2009
강정헌_Living in New york (Central Park)_hand colouring over an aquatint_46×45cm_2009
강정헌_Living in New york (newark Airport)_hand colouring over an aquatint_46×45cm_2009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에서 판화를 전공한 후 개인전 및 단체전으로 활동해 온 강정헌은 도시의 풍경에 주목해 왔다. 그가 바라보는 공간인 도시는, 밀집한 사람들과 그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로 빼곡한 곳이다. 각종 재화, 건물, 사람이 편하게 사는 데 필요한 것이나 그것을 만들어내는 시설 등. 금번 2인전에 출품한 작품들은, 지난 2008년 ICAM 이영미술관에서 젊은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 『Rise of Young Artists, Gyeonggi』에 출품했던 뉴욕을 소재로 한 작품들에, 여행의 요소가 더해진 작품들이다. 그 밀집의 속성이란 단지 사람의 개체수에 관련된 것이 아닌, 다양성에 관련된 것이다. 세계 각 민족, 그 속에서도 개개의 다른 그룹에 속해 있는 이들이 모여 있는 장소가 뉴욕인데, 이들을 이토록 밀집하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의문을 가진다는 것은 순진한 발상일 수도 있다. ● 판화의 속성상 거듭 찍을 때마다 기본적인 형태와 작품의 윤곽이 변하지는 않되, 강정헌은 여러 번의 금속판 부식을 통해 다른 밀도와 질감을 만들어낸다. 자연히 이 시각적인 이미지들은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효과를 내는데, 이러한 심상은 그가 사용하는 검정, 갈색의 단색조와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보는 이로 하여금 '옛날 사진'과 같은 느낌을 받게 한다. 사실적인 표현으로 구성된 화면이되, 그의 작품이 다큐멘터리적이라기보다는 회고적인 서정성을 제시하는 이유다. 이번 Gallery ICAM에서의 전시에 출품된 그의 작품들은 그러한 서정성을 조금 더 드러내고 있다. 갈색, 회색 등의 어두운 톤의 단색조 위주보다는, 약간은 빛이 바랜 컬러 사진을 연상시키는 화면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거리를 지나가면서 '아 이게 여기 있는 거였구나' 하면서 카메라를 들이댄 듯한 「Living in New York-Time Square」(이하 'Living in New York' 생략), 도보 중에 잠시 앉아서 셔터를 누른 이미지의 「Central Park」의 화면 안은, 보는 사람이 의도적으로 설정한 구도로 보이지 않는다. 거기 그대로 있는 것들의 자명(自明)한 순간이다. 이렇게 포착된 세계 최첨단 도시의 순간순간은, 근본적으로 이러한 것들이 그 영속 가능성에 의심을 받고 있는 인간 물질문명의 한 순간이라는 점에서, 덧없음에 대한 것을 보는 이로 하여금 인식하게 한다. 그렇다고 해서 강정헌이 제시하는 이 덧없음에 대한 감각이 결코 염세에 가 닿는 것은 아니다. 그는 물질문명의 첨단인 도시를 표현하면서 여기 존재하는 모든 것의 유한함과 덧없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는 것이다.

이상영_wall 01_디지털 프린트_95×76cm_2009
이상영_wall 02_디지털 프린트_95×76cm_2009
이상영_ware house_디지털 프린트_95×76cm_2008

이상영 역시, 사라지는 것과 새로이 만들어지는 것 사이에 생기는 충돌의 잡음, 그 사이에 귀 먼 채 소외되는 존재들을 담아내는 작가이다. 작가는 평택 미군기지 이전 예정지의 생뚱맞은 디자인의 외국인 입주예정지를 다룬 「Rainbow House」 시리즈,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공간에 지어진 서울근교 재개발 공간을 다룬 「위성도시」 시리즈 등, 그리 사이가 좋아 보이지 않는 것들이 한 자리에 어울린 불협화음적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보여 왔다. 아름다움이란 것이 꼭 '보기 편함'이라는 데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는 기본을 환기한다면, 이상영이 본 전시에 출품한 「New Town」 시리즈의 아름다움이 관람객에게 충분히 접근 가능한 것이 되리라 여겨진다. 개발의 시작을 알리는 곳에는 항상 깃발이 꽂혀 있다. 저마다 다른 색의 깃발들은 각각 보상 협상 중, 보상 완료 등 법적, 행정적인 사람들 간의 다툼을 암시하고 있다. 헌 것이 무너지고 새 것이 들어올 때까지의 공터는, 비어 있지만 실은 엄청난 진통이 그 공간을 메우고 있다. 임시로 지어진 후 방치된 채 삭아가는 철제 건물, 슬레이트 지붕에는, 아이러니하게도 무성하게 잡초들이 자라난다. 자연 상태를 거세하고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인간이 만든 것에 다시금 자연의 일부가 슬며시 틈입한다. 기실 고고학에서 볼 때, 4층짜리 건물이 잡초에 뒤덮이고 그 뿌리의 힘에 무너지는 건 50년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인류가 도구를 사용하고 지능을 갖게 된 이후 끊임없이 자연과 싸워왔지만, 언젠가는 자신들이 몰아내는 '헌 것'들처럼 소멸해버릴 인간에게, 임시로 한 수 접어주는 자연의 서늘한 경고로도 비칠 수 있겠다. ● 그러나 작가가 주목하는 바는 어느 한 쪽의 힘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바로 그 진통의 와중에 소외되는 사람들의 낮은 울림이다. 작가는 어울리지 않는 것들의 풍경에서조차 제외된 '액자 밖' 인간들의 갈 곳 없음에 관람객들의 눈이 가 닿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현실적으로 원래 옹기종기 있던 낡은 집에 살던 사람들이, 아무리 조합원 가격이라 하더라도 재개발 이후 들어설 아파트의 높은 분양금을 감당하기는 어렵다. 작가가 이전에 다룬 은평구 뉴타운의 경우만 하더라도, 거기를 팔고는 경기도에서조차도 교통 불편하고 편의시설 부족한 곳으로밖에 갈 수 없다. 결국 정들었던 곳을 버리도록 요구당하고, 지방의 시골이 고향인 중장년층들은 귀양 같은 '귀향'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작가는 부동산 정책이라든가 원주민 보상에 대한 대정부 질의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액자 속 깃발의 위세에 몰려 이렇게 액자 바깥으로 달아나야 하는 이들의 처지가 명백한 불행이라는 것을 은유로 전하고 싶은 것이다. ■ 갤러리 아이켐

Vol.20090322b | Two Visual Excusions Ⅲ-강정헌_이상영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