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bye Siege

박병래展 / PARKBYOUNGLAE / 朴炳來 / video   2009_0320 ▶ 2009_0410 / 일요일 휴관

박병래_Elastic cord playing_단채널 비디오_00:08:00_2008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박병래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9_0320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월~금_11:00am~06:00pm / 토_01:00pm~06:00pm / 일요일 휴관

스페이스 크로프트_SPACE CROFT 서울 종로구 평창동 98-3번지 Tel. +82.2.391.0013 www.spacecroft.com

무의식의 미로속에서 만나는 자아 ● 박병래의 작업은 과거의 특정한 장소와 사건들을 추적하는 과정을 통하여 자신의 무의식적 세계를 형상화하고, 이를 통해 그 속에 잠들어 있는 개인 또는 사회적 흔적들을 재구성하면서 현재의 자신을 그려내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작가의 표현을 빌면, 경험을 토대로 형성되는 무의식은 마그네틱 테이프와도 같은 것이어서, 그냥 보아서는 해독이 불가능하지만, 특정한 신호가 주어지면 이에 반응하여 작동하면서 의미를 내보이기 시작한다. 이 신호는 자기 내부의 무의식과 현실에 대한 인식 사이의 충돌이 일어나는 그 지점에서 발생하는데, 바로 그곳에서 작가는 자신을 알 수 있는 실마리를 찾는다.

박병래_Elastic cord playing_단채널 비디오_00:08:00_2008
박병래_Elastic cord playing_단채널 비디오_00:08:00_2008

과거와 현재의 경계이기도 하고, 무의식이 어떤 '형태'를 띠고 드러나는 첫 번째 단계이기도 한 이 충돌지점은 작가의 작업 속에서 자신의 기억이 담겨 있는 특별한 개인적 장소로 전이되어 등장하거나, 자신이 과거에 즐겨 했던 놀이의 과정 속에서 인식가능해지기도 한다. ● 가면을 쓴 낯선 이들을 만난 주인공이 그들과 함께 놀이하는 과정 속에서 그 모든 상황이 자신의 무의식이 만들어낸 환영이라는 것을 인식해가는 내용을 다룬「Half-Moon Game(2007)」이나 어둠 속을 헤매다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고 함께 고무줄 놀이를 하는 과정에서 누가 실재고 누가 허상의 나인지 알 수 없게 되는 내용의「Elastic Cord Playing(2008)」과 같은 작업을 보면 놀이가 이루어지는 상황과 그 속에서 전개되는 우화적인 내러티브를 판타지 느낌이 물씬 나는 시공간 속에 펼쳐놓음으로써 의식과 무의식이 혼재되어 있는 경계에 대한 독특한 감수성을 몽환적으로 형상화하는 작가의 개성을 볼 수 있다.

박병래_HALF-MOON GAME_단채널 비디오_00:08:37_2007
박병래_HALF-MOON GAME_단채널 비디오_00:08:37_2007

특히「Half-Moon Game (2007)」의 경우 작가는 주인공이 만난 가면 쓴 이들이 70-80년대 반공 이데올로기 교육을 목적으로 한 TV만화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이미지에서 구체화된 것이고, 주인공이 낯선 이들과 함께 했던 놀이 역시 실제로 그 만화영화를 보던 또래 아이들 사이에 유행했던 놀이였다는 사실을 드러내면서, 한 개인에게 존재하는 여러 층위의 의식, 무의식의 충돌이 만들어내는 또 다른 세계의 존재를 보여준다. 동시에 사회와 매스미디어, 수용자 개인의 관계에 대한 고민도 함께 언급함으로써 자신의 잠재의식 속에 놓여 있는 개인과 사회 속에서 드러나는 '세대의 표식'을 이야기한다.

박병래_HALF-MOON GAME_단채널 비디오_00:08:37_2007
박병래_HALF-MOON GAME_단채널 비디오_00:08:37_2007

이번 개인전에서 새롭게 선보이는「Elastic Cord Playing」은「Half-Moon Game」과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작업으로, 자아의 또 다른 모습, 내 속의 또 다른 나와 현실의 나 사이에서 읽어낼 수 있는 합일의 측면과 분열적 측면을 일렁거리는 거울 장치를 통해 환각적으로 다룬다. 특히, 맞닥뜨린 대상이 '나'와 동일자임을 인식하는 과정과, 동시에 '나'로부터 독립적인 또 하나의 '나'라는 사실을 깨닫는 과정을 끊임없이 변주, 반복하면서 나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지난한 여정의 정서를 형상화한다. ● 기억하거나, 하지 못하는 경험이 의식 혹은 무의식의 어디엔가 묻어둔 자기정체성의 파편들이, 그 기억들을 환기시키는 상황 속에서 재생되며,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이 놓여있는 현실을 재인식하게끔 하는 그의 작업들은 모든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나'라는 존재에 대한 고민과, 이 존재가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 것이다. ■ 김지연

Vol.20090320e | 박병래展 / PARKBYOUNGLAE / 朴炳來 / video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