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상추_Beautiful Lettuce

박성숙展 / PARKSUNGSOOK / 朴晟淑 / metal craft   2009_0320 ▶ 2009_0329

박성숙_상추 키우는 토끼 A rabbit growing lettuce_동, 에나멜, 펠트_50×9×3cm_2009

초대일시_2009_0320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월~토_11:00am~07:00pm / 일_12:00pm~05:00pm

갤러리 담_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안국동 7-1번지 Tel. +82.2.738.2745 cafe.daum.net/gallerydam

본 전시는 금속공예가 박성숙의 개인전으로 '아름다운 상추'라는 주제를 가지고 제작된 장신구 약 20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의 주제인 '상추'는 공예가로서 습관적인 생산에 회의를 느끼며 작업에 흥미를 잃어가는 작가 자신에게 진정한 생산의 의미를 가져다준 매개체이다. 또한 인간의 편리와 이기적인 욕심에서부터 시작된 불필요한 생산, 일회성의 소비적 행위를 경고하는 상징적인 존재이다. 자연을 훼손하며 돌아갈 수 없는 길을 걷고 있는 우리들에게 결국 인간이란 자연의 일부이며, 진정 소중한 것은 자연의 모습이라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2009년 3월, 푸르게 돋아나는 상추꽃 장신구들 통해 자연의 순차적인 질서와 형태를 믿는 많은 시각들과 생각들이 피어나길 기대한다. ■ 갤러리 담

박성숙_상추 키우는 토끼 A rabbit growing lettuce_동, 에나멜, 실_58×9×2.5cm_2009
박성숙_아름다운 상추 Beautiful lettuce_동, 에나멜, 실, 펠트_50×6×3cm_2009 박성숙_아름다운 상추 Beautiful lettuce_동, 에나멜, 실, 펠트_50×8×5cm_2009

어느 날 작업실에서 내가 만들고 있는 형태들이 얼마나 인위적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어떠한 감성과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보고 싶은 것만 보려하는 시각과 익숙한 기술에 길들여진 손에 의한 습관적인 생산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충분히 어지럽고 복잡한 세상에 인위적인 또 하나를 추가하는 것 같은 생각에 작업의 흥미를 잃게 되었다. ● 본디 예술이란 씨를 뿌리고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닌가? 나는 작업대 앞에 '아름다운 상추'라는 글귀를 써놓고 몇 해를 넘기고서야 비로소 작년 3월 작은 상추밭에 도전하게 되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던 상추씨는 이내 싹을 틔우고 푸른 기운의 활기찬 잎을 뽐내었다.

박성숙_구름 씨앗 Cloud seeds_동, 에나멜, 소덜라이트_42×9×3cm_2009 박성숙_상추 새싹 Lettuce sprout_동, 에나멜, 자스퍼_42×10×3cm_2009
박성숙_상추, 하늘, 구름, 비 Lettuce, sky, cloud, rain_동, 에나멜, 펠트_14×4×1cm_2009 박성숙_상추, 하늘, 구름, 비 Lettuce, sky, cloud, rain_동, 에나멜, 펠트_12.5×6×1cm_2009

그제서야 뭔가 쓸모 있는 생산을 한다는 위안을 얻게 되었으며 매우 즐거웠다. 하지만 보기 좋게 키워 큰 쌈을 싸먹겠다는 거창한 계획은 이내 실패로 돌아갔다. 상추는 오만한 생각의 초보 농사꾼에게 그 부드럽고 쌉쌀한 단맛을 허락하지 않았다. 비록 맛있고 보기 좋은 상추를 키워내진 못했지만, 상추는 자연의 순차적인 질서와 정직한 형태를 일깨우며, 나를 다시 작업대 앞에 앉게 해 주었다. ● 작업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는 상추를 키우는 요소인 하늘과 땅, 태양과 비, 그리고 농사를 짓는 토끼로 구성된다. 일반적으로 토끼는 상추밭을 사냥하는 말썽꾼이지만, 유머러스하게도 토끼띠인 나 자신을 상징하는 주체로 등장한다.

박성숙_하늘, 구름 Sky, cloud_구리, 에나멜, 펠트_30×14×3cm_2009
박성숙_구름 부스러기 Small pieces of cloud_동, 은, 에나멜, 펠트_35×3×1cm_2009 박성숙_구름 부스러기 Small pieces of cloud_동, 은, 에나멜, 펠트_25×3.5×1cm_2009 박성숙_구름 부스러기 Small pieces of cloud_동, 은, 에나멜, 펠트_32×3.5×1cm_2009

색감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사용한 칠보는 전통적으로 매우 정교한 기법이지만 과정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활용하였다. 이는 현대장신구가 이미 그렇듯이 숙련된 기술의 완성도보다 그 형태가 가진 내적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중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인체위에 착용된 장신구들이 스스로 캠페인을 벌이듯 조용하지만 강한 인상을 전달하길 바란다. ● 오늘의 복잡한 세상은 지난날 우리가 만들어온 불필요한 행위의 결과일 것이다. 더 이상 이기적이고 과도한 인공물들이 늘어만 가지 않길 바란다. 그것은 마치 경작을 하지 않으며 농작물을 얻고, 천둥과 번개를 피하면서 비를 바라는 것과 같은 행위일 것이다. 아름다운 상추가 욕심과 태만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가 되어주길, 정말 인위적이어야 할-인간을 위한-것은 무엇인지 알려주길 바래본다. ■ 박성숙

Vol.20090320b | 박성숙展 / PARKSUNGSOOK / 朴晟淑 / metal craft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