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9_0320_금요일_06:00pm
참여작가 이수연_김민정_강현선_금혜원_김아영
담당 큐레이터_김지윤
후원_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7:00pm
키미아트_KIMIART 서울 종로구 평창동 479-2번지 Tel. +82.2.394.6411 www.kimiart.net
키미아트의 2009년 첫 번째 전시는 인간의 사실 재현과 기록의 욕망의 정점에서 사용되는 사진과 영상이 어떻게 그 예술적 기능을 하는지 보고자 하는 전시이다. 'The irony'는 사진과 영상이 발명 당시의 필요 즉, 현실 묘사라는 목적에 맞지 않게 역으로 예술적 환영을 구사하는데 사용된다는 의미에서 쓴 제목이다. 본래 사진과 영상의 기본적인 기능은 기록과 상호 커뮤니케이션이다. 이는 언어와 마찬가지로 인간이 경험하지 못한 현실을 경험하게 하는 기술과 그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내는 힘을 갖고 있다. 사진과 영상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하나의 순간만 포착하는 기능 자체로 영속적으로 진행되는 현실과는 멀어지게 되고, 피사체가 서로 연결되어 생기는 응집력으로 인해 보는 이의 시각에 새로운 감흥을 준다. 또한 현실 묘사 위주에서 점차적으로 큐비즘적인 방향, 즉 원근법 혹은 시점의 상실과 동시에 여러 평면의 상호작용으로 인한 극적인 갈등을 설정시키는 방향으로 진화되어왔던 회화와 동일하게 사진과 영상도 자체의 기본 기능에서 탈피하여 큐비즘적 환영을 적절히 반영시키는 형태로 변화했다고 볼 수 있다. 일시적인 것에 영원성을 부여하고, 눈에 보이지 않은 실재를 확대시켜 보이게 하며, 복제의 기술로 반복의 미학을 수행한 이 두 미디어는 강력한 환상과 신화를 창조하는 예술 형태로 발전해왔다. 이러한 이유로 사진과 영상은 매체로써의 용도라기보다 새롭게 생성된 허구로 이해될 수 있다. 이번 전시 작가들은 사실을 임의로 조작함으로써 감정을 표현하고, 현실과 가상의 접점에서 충실하게 반응한다. 미디어를 부분적으로 인용하거나 병치, 혼합시켜 작업의 내용과 문맥까지 바꾼다. 작업들은 매혹적인 가상 현실을 전개하며, 개인적인 로망에서부터 기사화된 사실, 현대 사회의 단면을 드러내기도 한다. 전시를 통해 미디어와 가상을 만들어내는 미디어의 역기능이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맛과 멋, 이성과 감정 외 세상에 존재하는 상반되는 개념들 중에 대표적인 메타포임을 말하고자 한다. ● 이수연의 작업은 렌티큘러의 기법에 명화, 광고, 애니메이션 등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물들을 한 공간에 접목시켜 홀로그램기법으로 입체적인 사이버 공간을 연출한다. 이미 본 듯한 친숙한 이미지들은 나이브한 형태와 다시 조합되고, 홀로그램과 네온 등 현대 문명의 재료들을 통해 입체감 있는 공간으로 보여져 독특하면서도 개성있는 화면을 만들어낸다. 인간의 역사 속에 등장하는 신화에서부터 문명과 자연까지 도처에 깔려있는 이미지 도식의 재조합으로 새로운 문화사가 그려진다. 디지털 세상에서 우리가 꿈꿀 수 있는 이야기는 홀로그램의 시뮬레시옹에 의해 재현된다.
김민정은 전시장 공간(벽을 포함한 전체적인 공간)을 촬영하여 동일한 벽에 그 공간의 영상을 투사하므로써 부분적으로 재구성된 전시장 안의 이미지가 보여지게 하고, 벽 전체의 이미지와 더불어 미묘한 움직임들이 영상 안에 일어나게 한다. 작업은 전시장 벽면을 전체적으로 채우고, 현실 공간과 연결, 딱딱한 공간에 유연한 생명력을 준다.
금혜원의 폐허의 덮은 푸른 우장막은 도시공간의 시간적 연속성을 불연속적인 임의적 풍경으로 바꾸어 놓는다. 과거와 완전히 다른 미래를 의미하는 이 상징적 경계로부터 공간의 역사와 개인의 기억은 단절된다. 푸른 영토화는 특정 계층이 점령, 확장하는 '그들만의 영토'로부터 그 지역에서 살던 사람들이 낯선 공간으로 이주해 가야만 하는 상황과 그 과정 속에서 안정적인 보금자리를 잃어가는 도시인들이 정신적 이방인이 되어가는 현실을 의미한다. 강렬한 색감과 정교하게 스티칭된 파노라마 화면은 불안정한 도시를 더욱 낯설게 바라보게 한다.
강현선의 작업은 매체의 의해 재현된 리얼리티와 우리가 직접 경험하는 실재적 리얼리티 간의 괴리를 극대화하거나 혼합하여, 실재와 비실재가 공존하는 제 3의 공간을 연출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갤러리의 평범한 하얀 벽, 천정, 바닥은 작가의 상상 안에서 존재하였던 비실재적 광경을 담은 프린트 이미지로 메워져 본연과 다른 의미를 가진 곳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공간의 깊이와 형태에 의해 자연히 왜곡돼야 할 이미지들이 오히려 공간과 원근법을 무시하고 드러나면서, 우리가 보고 있는 장면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한다.
김아영은 뉴스 및 신문 기사들을 재구성한 장면을 종이 무대장치로 만든다. 이를 다시 평면의 사진으로 환원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다른 무엇보다 우위에 두고 살아가지만 동시에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무대 장치처럼 연약한 삶의 모순에 대해 고민한다. 작가의 연작 시리즈명 -이페메라 ephemera는 하루살이, 또는 그 쓰임이 다한 후 수집품이 되는 하찮은 종이 아이템들을 가리키고, 삶의 부조리를 은유한다. ■ 키미아트
Vol.20090314g | The irony 디아이러니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