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9_0314_토요일_04:00pm
주최_영은미술관 후원_주한 스위스대사관_한국 로슈
영은미술관 Young Eun Museum of Contemporary Art 경기도 광주시 쌍령동 8-1번지 제2전시장 Tel. +82.31.761.0137 www.youngeunmuseum.org
스위스의 사진 및 설치 작가 크리스토프 리스(Christoph Rihs)는 지난 9월부터 영은미술창작스튜디오의 단기입주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체류기간 동안 한국 각지에 있는 오래된 나무들을 조사하고 이를 대상으로 사진작업을 진행해 왔다. 지난 2006년 한국 방문시 관심을 갖게 된 창덕궁 비원의 나무를 비롯하여 영은미술관이 위치한 경기도 광주의 보호수, 영화로도 유명한 용문사의 은행나무, 충청북도 제천의 고목 등이 작품의 주요 소재가 되었다.
그는 그동안 설치, 조각, 사진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작업해 왔는데, 이는 모두 주변의 모습들을 존재론적 관점에서 인식하고 철학적 성찰을 담아낸다는 의식에서 출발한다. 그가 나무를 주된 모티브로 삼은 것은 10년 전 프랑스 지역에서 켈트(Celt) 문화의 전통으로 남아있는 나무와 만나면서부터였다. 나무 한 그루에 신비로운 삶과 이야기들, 기원 등이 얽혀있음에 깊은 인상을 받은 그는, 이후 프랑스와 독일 등지의 나무를 모티브로 작업을 지속해 왔다.
크리스토프 리스가 모티브로 삼는 나무들은 전설이나 설화와 함께 전해 내려오는 것들이나 사람들에게 초월적인 힘과 능력이 있다고 믿어지며 숭상되기도 하는 나무들, 혹은 그 지역의 사랑을 받으며 보호수로 지정되고 특정한 이름이 붙여진 나무들이다. 그는 이러한 나무들이 어느 하나 같지 않으며 그 각각이 신비롭고 다양한 내적 의미들을 담고 있음을 발견하고, 그 나무들이 갖고 있는 개별적 존재(Individual)로서의 의미를 드러내고자 한다. 이러한 개별적 존재의 의미에 대한 탐색은 사람과 풍경, 오브제를 대상으로 한 그의 이전 작업들에서도 일관된 것으로, 나무를 담은 현재의 작업 역시도 이러한 개념의 연장선상에서 해석될 수 있다.
그는 개별적 존재성을 표현하기 위해 며칠에서 혹은 수년에 걸쳐 작업을 진행하며 그 기간 동안 수십 장에서 많게는 백여 장의 사진을 찍는다. 이는 날씨와 계절, 시간의 흐름에 따른 대상의 순간순간의 변화와 존재적 방식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찍혀진 사진들은 그의 컴퓨터로 옮겨져서 파편화되고 부분적인 이미지로 추출되며, 추출된 무수한 이미지들은 구형의 천체와 같은 형태로 파노라마를 이루며 중첩된다. 이 과정 속에는 자연스럽게 나무가 존재해 온 흔적과 이 안에 얽힌 이야기를 모두 통찰하고 있는 작가의 시선을 투입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완성된 작품은 나무에 담겨있는 내적인 의미를 인지하고 있는가의 여부를 떠나서, 외적으로도 여느 나무와도 같지 않은 '그 곳의 그 나무'로서의 독자성과 개별성을 인상적으로 드러낸다.
독일을 근거지로 활동하고 있는 크리스토프 리스는 그동안 유럽과 아메리카 등지를 오가며 작업해 왔다. 지난 2003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프로젝트형 전시 『borders and beyond』展에 참여하여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되었으며 그밖에 두 차례 한국에서의 기획전에 참여한 바 있다. 지난 9월부터 영은미술창작스튜디오에 머물고 있으며 3월 말 입주기간을 마감하고 귀국한다. 이번 전시는 이곳 스튜디오에서 체류하며 작업했던 작품들과 최근 유럽에서 제작했던 대표작품 10점을 선보인다. ■ 영은미술관
Vol.20090314d | 크리스토프 리스展 / Christoph Rihs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