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9_0311_수요일_06:00pm
참여작가 김상목_김은지_민지영_박은영_박해빈_이광준_이시우 이준복_장두화_장종완_차동훈_PLASTIC SAURUS
기획_이준복_홍성재 협찬_초아산업
관람시간 / 01:00pm~08:00pm
도화서(圖畵書)_DOHWASUH(Image and text)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27-53번지 cafe.naver.com/dohwasuh.cafe
해석증후군-도화서 오픈스튜디오展 ● 도화서가 지난 해 4월 오픈파티와 함께 스튜디오를 연지 1년. 그리고 다시 그 문을 연다. 첫 번 오픈스튜디오가 공간 소개와 홍보의 성격을 가졌다면, 이번은 그 안에 깃든 12명의 젊은 작가들이 함께, 그들의 생산물과 그 안에 담긴 주제의식들을 선보이는 취지를 띄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도화서는 신촌 작업공간에서의 오픈스튜디오와 프리젠테이션, 그리고 외부기획전참여 등을 통해 관객들과 지속적으로 만나오면서, 다양한 질책과 격려들도 받았다. 그러는 동안, 작가의 의도와 작품의 표현, 그리고 관객의 해석 사이에 일정한 간극이 존재함도 경험하였고, 그것을 받아들일 줄도 알게 되었다. 이번 오픈스튜디오는 이에서 출발한다.
의학과 심리학에서 말하는 '증후군(症候群)'이란, 여러 개의 증상이 하나로 연결되지만 그 까닭을 명백히 밝히지 못하거나 단일한 원인이 아닐 때 병명에 준하여 부르는 것이다.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도 이와 비슷한 점들이 있다. 그들이 가진 의욕과 모티프의 다양성에 비하여 작업의 크기와 표현의 폭이 협소해 복잡한 작업과정조차 단조롭게 재단되거나 축소 해석되는 면들이 적지 않다. 단순히 시각적 이미지에 기댄 '재단평가'는 젊은 작가들에겐 특히 버겁고 부담스럽다. 주제를 천착하면서 미적 근거를 확보할 물리적 여유가 상대적으로 적은 젊은 작가들은, 표현방식으로 채택한 매체의 당위성이나 의도의 진정성을 증명할 겨를도 없이 재단 받아야 하는 이삼중고 속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빠져들기 쉬운 유혹은, 지나치게 난삽(難澁)한 철학적 배경을 동원하거나, 설익고 정제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정치논리의 과잉, 또는 진부한 사적 내러티브의 남용 등이다. 그러한 기풍들은 결국 다시 관념적 해석이라는 부작용을 낳는 아이러니로 연결되기도 한다.
이번 오픈스튜디오 『해석 증후군』展을 이러한 측면에서 주목해본다면 새로운 것들을 보아낼 수가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 지는 것이 설령 작가의 사고나 감수성을 대변하는 작품(object)이나 담론(discourse)으로서 '명료하지 않은 어떤 것(something)'이라 하더라도(예술에서의 오독에 관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태도는 보다 큰 범주로 그것들을 투사하여 '대화의 공간'을 확장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미지와 텍스트의 간극을 넘어 사회·정치·문화적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거리를 좁히고 불신의 족쇄를 풀어버림으로써, 긍정의 시선과 힘을 늘려가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2차 오픈스튜디오 『해석 증후군』展이 제시하는 해석 방식과 이해의 속성은,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비밀의 열쇠를 찾는 것이 아니라, 생산적 이해를 통해 진보적 소통으로 가는 '도화서 버전'의 백신을 체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런 소중한 기회가 작가와 관객 모두에게 오붓하게 주어지길 기대한다. ■ 이준복_홍성재
Vol.20090311f | 해석증후군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