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aming Life展

책임기획_아트세인   2009_0310 ▶ 2009_0504

김준권_청보리밭에서 小_다색목판_90×60cm_2008 전영근_여행3_캔버스에 유채_53×45.5cm_2008

1부 Slow Landscape / 2009_0310 ▶ 2009_0406 작가와의 대화_2009_0310_화요일_06:00pm 참여작가 / 김준권_서시환_송필용_이강화_이호중

2부 Feeling Landscape / 2009_0407 ▶ 2009_0504 작가와의 대화_2009_0414_화요일_05:00pm 고자영_김은기_박현웅_윤병운_전영근

특강_김은기작가에게 듣는 동화그림이야기 2009_0414_화요일_04:30pm

주최_현대백화점 미아점 주관_아트세인 기획_정영숙 blog.naver.com/jysagnes

관람시간 / 11:00am~08:00pm

현대백화점 미아점 갤러리 H_GALLERY H 서울 성북구 길음동 20번지 현대백화점 미아점 10층 Tel. +82.17.343.2657

하루가 다르게 빠른 변화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보다 풍요롭고 여유로운 삶을 위해 'Slow Life'라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Slow Landscape』展은 한가로운 삶, 느린 삶으로 상징하는 사실적 풍경화에서 작가의 내면이 담긴 재해석된 풍경 작품을 통해 현대인에게 쉼표 같은 공간을 제시하고자 한다. 1부 『Slow Landscape』展에서는 산, 바다, 그리고 하늘 등 자연 풍경을 직접적이면서 시(詩)적으로 표현한 서정적 풍경작품과 2부 『Feeling Landscape』展에서는 일상의 풍경을 해학적, 혹은 과장된 아름다움으로 표현한 낭만적 풍경작품을 전시하여 관람객의 미적 감수성을 증진시키고 즐거운 미술 감상의 시간을 제공한다.

우리 삶의 쉼표, 풍경속으로 Streaming Life ● 느리게 살기는 현대인의 새로운 대안적 삶의 방식이다. 'Slow Food', 'Slow Water' 등을 아우르는 'Slow Life'는 풍요로운 자연에 기반을 두고 친환경적이며 정신적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실천하고 있는 라이프 스타일로 'Fast Life'와는 다른 삶이다. 슬로우 푸드에서 영감을 얻어 시작된 이탈리아의 'Slow City'는 세계 10개국 93개 도시에서 점점 확장되고 있는 단계다. 국내에도 완도군 청산도, 담양군 창평면 등이 가입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느리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슬로시티를 그림 속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패스트푸드와 차량의 매연, 그리고 공장이 없고, 문화유산을 지키고 나무심기, 전통 조리법 등을 강조하는 슬로시티를 풍경화 속에서 그 모습을 발견해 본다. ● 1부 『Slow Landscape』展은 5명의 중견작가의 산, 바다, 그리고 하늘 등 자연풍경을 직접적, 시(詩)적으로 담아내고 있는 '서정적인 풍경' 작품을 통해 21세기의 풍경화를 살펴본다. 2부 『Feeling Landscape』展은 5명의 30~40대 초반의 젊은 작가의 현대인의 일상의 풍경을 해학적, 혹은 과장된 아름다움으로 표현한 '낭만적 풍경' 작품을 통해 위트의 미학, 새로운 상상의 풍경을 제시하고자 한다. 1부 『Slow Landscape』展 ● 을 준비하면서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하나의 단서를 얻었다. 대체로 기획전을 준비할 때는 전시주제에 적합한 작품을 선정하기에 젊은 작가에서 원로작가까지 작가의 연령이 다양하다. 하지만 이번 풍경화는 예외였다. 특히 1부에 해당되는 젊은 작가는 찾기 어려웠다. 최근 미술대학에서는 개념을 중요시하는 학습방식과 최첨단의 기계장치를 활용하며, 빌딩숲이 늘어진 도시에서 생활하는 젊은 작가들에게 잔잔한 풍경화를 쉽게 다룰 수 없는 소재가 된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중견작가 5명은 4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의 서울 지역 1명, 그 외 지방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다.

김준권_산에서..._0803_채묵목판_61×100cm_2008

김준권작가는 충북 진천에서 작품활동 중이다. 중견 목판화가로서 80년대에는 민중미술 작가로 뚜렷한 목적의식이 담긴 작품이었다면, 90년대 초반부터 서서히 자연으로 시선이 옮겨지며 판화기법도 다색목판에서 수목목판, 채묵목판을 병행하고 있다. 자연풍경을 단순화하여 파스텔 톤의 배색으로 자연의 순수함을 이끌어내고 있다. 「청보리밭에서」, 「산에서」, 「섬에서」시리즈 등은 최근 작품으로 전통적인 원근법을 강조하거나 긴 여백과 그라데이션 처리는 자연의 향이 작품에서 배어 나오듯 정겹다.

서시환_갈림길에서1_혼합재료_50×110cm

서시환작가는 작가의 작업실이 있는 경기도 포천 주변, 혹은 여행을 통해 얻은 단상이 작품으로 스며든다. "...자연이 주는 안식(安息)과 그 이면(裏面)에서 무기력한 내 영혼의 전의(戰意)는 그 성찰(省察)의 자리에서 번뜩이었다."라고 작가노트에 적어놓는다. 「빗물 튓튓」, 「두 길」, 「봄」의 작품은 뚜렷한 형상을 표현한 것이 아닌, 작가의 심상(心相)이 녹아난다. 20여 년간 지속적으로 관조하고 있는 자연에 대한 깊은 성찰은 감상자로 하여금 작품 곁에서 천천히 호흡하며 자연이 주는 빗소리, 봄이 오는 소리를 천천히 듣고 싶어지게 한다.

송필용_흐르는 물처럼-달빛매화_캔버스에 유채_40×80cm

송필용작가의 작업실은 전남 담양이었는데 최근에 광주로 옮겼다. 80년대부터 역사성을 땅과 자연에 대비하여 표현주의 형식의 강렬한 색채와 형상을 담아왔었다. 특히 90년대 이후 동해, 고성, 송강정 등으로 이어지는 바다풍경은 금강산 기행 이후 해금강, 옥류동에서 옥색빛 물의 풍경을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다. 또한 산수화의 전통기법인 부감법과 분청사기의 박쥐기법을 적절히 사용하여 화면의 웅장함과 긴장감, 선의 묘미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흐르는 물처럼-달빛매화」 작품은 절제된 형상과 푸른 바다와 하늘, 달의 변화를 통해 시간의 연속성, 시공간의 확장을 드러내고 있다.

이강화_인연_혼합재료_60.6×72.7cm_2008

이강화작가의 작업실은 경기도 인천이고 재직하고 있는 학교는 서울이지만 강의 외에는 주로 야외 사생과 작업실에서 작품을 한다. 자연풍경을 그리는 작가이지만 유독 작은 풀과 엉겅퀴, 나팔꽃 등 야생화를 소재로 선택한다. 10년 전쯤, 필자가 기획한 전시에는 캔버스외에 오래된 나무함지박에 그린 들꽃 그림을 출품하였고, 최근 상하이에서 전시한 작품을 보니 엉겅퀴와 목련 등의 소재를 목기 위에 표현하여 지속적으로 나무와의 소통을 꾀하고 있음이 보여진다. 소박한 소재들, 친근한 목기 등이 결합된 그의 작품은 따스한 정서를 담아내고 있다. 포근한 햇살에 고개를 살포시 들고 있는 야생화의 웃음을 발견하는 것도 기쁨이다.

이호중_황토풍경_캔버스에 유채_72.7×116.8cm_2008

이호중작가는 서울 세검정이 작업실이지만, 주로 사생을 통해 작품이 이루어진다. 한 때는 안개의 작가로 대표되기도 했었다. 살포시 안개가 낀 사실적인 자연 경관은 향수를 이끌어낸다. 러시아 레핀 아카데미에서 석사를 했던 학력은 그의 사실적인 표현기법을 확장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근작인 「황토길」, 「황토풍경」 등의 작품은 안개가 사라지고 질퍽한 시골풍경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리얼리즘이 더욱 두드러지지만 붉은색을 과감히 사용한 땅의 색은 사실적인 풍경에서 느껴지는 답답함을 해소시켜주고 있다.

고자영_이동식 정원28_캔버스에 유채_60×60cm_2008

2부 『Feeling Landscape』展 은 다양성과 개성이 넘친다. 1부처럼 서울, 지방 등 작가 작업실의 장소성을 언급하기보다는 작가의 자연에 대한 시선, 느낌을 따라가보기로 하겠다. 30~40대 젊은 작가들이 담아내고 있는 주관적인 풍경은 자연풍경의 사실적인 재현이 아닌 확대나 축소로 프레임이 구성되거나 작가의 선택한 오브제들이 풍경과 어울러져 광의적인 풍경으로 공간이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 고자영작가는 판화작품으로 주목을 받았었다. 수성목판화 석판화를 자유롭게 다루며 근경으로 자연풍경을 담아내었다. 이후 회화작품과 병행하고 있으며, 2007년부터 작업중인 한택식물원을 탐구하여 표현한 작품은 판화와 다른 풍부한 색채감과 디테일한 형상이 두드러진다. 그는 "생명과 자연을 가까이 두고 즐기고자 하는 삶에 대한 애착을 그리고자 하였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출품한 「이동식 정원」시리즈는 자연에서 식물원, 그리고 인간의 마음에 자리한 정원으로 옮겨지며 한층 복합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김은기_웨딩_캔버스에 유채_116.8×91cm_2009

김은기작가는 풍경화, 정물화를 동화와 결합하는 독창적인 조형성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 동화책을 본 후 작품에 주요 모티브로 사용하게 되었는데 마티에르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밝은 파스텔 톤으로 그려진 형상은 어린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듯 단순화되고 곱다. 이러한 작가의 감수성은 어린이책의 일러스트작업을 병행하고 있기에 순수한 풍경이 가능하리라. 「웨딩」 작품은 정물화의 일부분을 마음의 풍경으로 병치하여 축하하는 마음을 상징한 요소들로 가득 채웠다. 꽃, 선물상자, 반지 등 소품을 통해 행복한 풍경을 캔버스에 옮겨 놓아 작품 앞에서 서면 행복 바이러스에 감염될 것 같다.

박현웅_외할머니의_봄1_혼합재료_45×45cm_2008

박현웅작가는 금속공예가에서 화가로 그 활동 범위가 넓다. 초기의 작품은 금속재료를 이용한 장식적인 이미지가 강한 오브제였다면 몇 년 전부터는 재료의 범위를 떠나 형상에 중심을 둔 심상 풍경화가 주를 이루고 있다. 작품의 주제에 따라 평면으로 혹은 입체로 재료만큼 폭 넓게 표현하고 있다. 출품한 「화림2-꽃나무 숲 속」, 「외할머니의 봄」작품은 단순화한 집, 꽃, 나무 등이 작가에 의해 재배열되어 제목에서 유추해볼 수 있듯이 낭만적인 풍경을 덧입히고 있다. 과장된 화려함이 정겨운 풍경을 이끌어낸다.

윤병운_자각몽_Lucid_Dream_캔버스에 유채_40.9×60.6cm_2008

윤병운작가는 초현실주의 경향의 작품을 이어오고 있다. 초기에는 인체 탐구가 중심이었으나 2005년 전 후로 변형된 인체와 풍경이 어우러지는 몽환적인 형상이 강조되고 있다. 그는" 내 작품이 꿈꾸는 세계는 무의식의 세계로도 잠들지 못하고, 의식의 세계로도 깨어날 수 없는 정확하게 모호한 그 지점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자각몽」은 넓은 초원과 하늘이 맞닿는 풍경이 기본이다. 자칫 서정적인 풍경화쯤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중간에 흰선으로 그려진 집 모양의 형상으로 인해 작업해석이 새로워진다. 내면의 공간과 외부의 풍경이 만나는 그 지점, 모호한 경계 속에서 작품에 의미가 부여된다.

전영근_여행2_캔버스에 유채_60.6×72.7cm_2008

전영근작가는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남다르다. 2004년 작품에서는 동일한 사물을 나란히 병치하거나 종류가 다른 사물을 층층이 쌓아 놓은 작업이었다. 색상 또한 밝은 톤이 아니었다. 작고 허름한 살림을 이사할 때 이삿짐 차에 실은 풍경처럼 소박하였다. 이렇듯 쌓는 행위는 책꽂이에 무수하게 꽂힌 책을 그리는 작가와, 혹은 아파트의 동일한 풍경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는 작가의 시선과는 다른 조형성을 표출하고 있다. 이는 아주 이질적인 사물들의 결합이고 사고의 전환인 것이다. 때로는 정물화로 보여지기도 하고 「여행」시리즈에서는 풍경화적인 요소를 가미하기도 한다. 소재의 신선함, 표현방식의 독창성이 돋보인다. "그저 공기와 물, 바위, 나무를 충실히 그리는 것이 내 예술의 목표는 아니다. 그런 사물들 속에 있는 영혼과 감정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18C 낭만주의 화가 프리드리히가 남긴 말이다. 풍경화는 각 시대·사회의 자연관과 공간의식을 잘 보여 주는 장르이다. 위의 12명의 작가들이 표현한 21세기의 서정적, 낭만적 풍경화는 동시대의 자연을 담았을 뿐만 아니라, 빠르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는 청량제 같은 느리게 사는 행복한 풍경을 제시하고 있다. ■ 정영숙

Vol.20090310a | Streaming Life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