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화+Drawing+版

안혜자展 / ANHYEJA / 安惠子 / printing   2009_0304 ▶ 2009_0310

안혜자_나의정원Ⅳ_우드컷_45×95cm_2008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안혜자 블로그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9_0304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제5전시관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잠재된 이미지와의 만남 ● 오늘날 미술문화에서 소통의 기능이 중요시되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우리가 미술작품에서 보아야하는 것은 심미적 기준만을 통한 제한된 읽기가 아니라 작가가 선택한 매체가 개인적 삶 속에서 어떠한 의미를 지니며 과연 조형언어로써 체질화 되어 있는가하는 문제일 것이다. 이러한 고찰은 판화에서는 기술적 측면의 비중에 가리워져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지기도 하였으나 오늘날 새로운 기술혁신과 발전 앞에서 판화는 종래의 개념을 넘어서는 새로움이 요구되고 있다. 그 새로움을 고려할 때 안혜자의 진솔한 작업관은 많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향후 작업에 기대를 갖게 한다.

안혜자_나의정원Ⅴ_우드컷_45×95cm_2008
안혜자_나의정원Ⅵ_우드컷_34×71cm_2008
안혜자_나의정원Ⅵ(판)_나무에 유채_8.5×48cm_2009

안혜자의 작업을 보면 기하학적인 형태 구축으로 순수조형 성격이 강한 작업이 한동안 지속되었는데 이 순수조형적 구성이 갖는 음악적 성향은 나중에 실제 '소리'를 중요한 작품의 한 요소로 도입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 소리는 오르골의 핀을 감상자가 직접 손으로 돌려서 듣게 되는 방식으로 감상자의 참여를 유도한다. 분명히 안혜자는 자신의 고유 영역을 지키고 있지만 타자의 행위를 수용할 수 있는 배려를 함으로써 정감어린 관계를 설정하는데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아날로그 방식이기 때문에 오르골의 핀 돌리기 행위는 각 감상자마다 그리고 동일한 감상자라 하더라도 매번 다르게 나타나는 효과를 체험하게 되는 것이어서 항상 같은 작품이 아닌 매번 새롭게 태어나는 작품이 되고 그 때마다 새로운 생명성을 띄게 되는 특성을 지니게 된다. 작가와 외부 세계, 작가와 타자의 소통이 긍정적으로 설정되고 있음은 그의 예술관의 건강성을 읽을 수 있는 점이다. ● 구획된 판면을 나만의 공간이라고 인식하는 데에서부터 이미 내 세계는 구별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그가 창을 등장시키는 것은 그야말로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는 심층적 세계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며 또한 스스로에게 자문하는 정체성 확립이라는 문제와 관련이 있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꾸며진 정원의 이미지를 내면의 세계로 인식하고 있으며 그 내면의 세계에 이르게 되는 장치로서 창문을 의도적으로 등장시킨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무의식이라는 것은 그가 인식하지 못하는 지점에서부터 가능한 것이어서 이 지점에서의 대화의 장은 타자에게 열려져 있는 것이다.

안혜자_희망을 실은 자전거_우드컷, 콜라쥬_100×70cm_2006

타자와의 대화, 다시 말하면 창을 통한 바깥세상과의 관계는 내밀한 잠재세계의 드러냄이며 구체적으로 화면에 등장하는 여러 형상들은 잠재세계에 이어져 있는 의미체이다. 그리고 아기자기한 다양한 이미지들에는 꼭 어떤 메시지를 구성하기 위해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감상객 입장에서는 그 등장 이미지들이 연상하는 의미를 나름대로 엮을 수 있다. 즐겨 다루는 소재인 자전거 이미지는 작품에서 시정(詩情)을 형성한다. 단색의 실루엣은 어떻게 보면 실체가 아닌 그림자 이미지같이도 보이며 사실적이기 보다 몽환적이어서 감상자들은 아련한 기억 속으로 빠져들게도 될 것이다. 작가는 그 자전거에 '나아간다'는 의미를 결부시켜서 '소망하는 곳'으로 나아가길 희구하는 염원을 담는다. '환경친화', '건강', '삶의 여유' 등의 의미를 자전거에 연결시키는 것처럼 화면에 등장하는 모든 사물들에 대해 다양한 시적 서술구조가 가능하게 되는 특징을 지닌다. ● 이렇게 무의식의 내밀한 세계에 관심을 보이는 그의 작업은 자동기술automatisme의 방식에 의해서거나 우연과 즉흥성의 요소들과 기법을 수용하고 실험함으로써 보다 확장된 판화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며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 최승훈

안혜자_시계(판)_나무에 유채_2007
안혜자_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_우드컷, 콜라쥬_70×100cm_2006

하나의 판화작품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밑그림을 그려야 하고, 판을 만들어야 하며 종이에 찍는 과정이 필요하다. 밑그림(Drawing)에서의 섬세하고 자유로운 요소들은 어느 정도 걸러져서 단순해지기도 하지만 판화작품에선 그려서 얻을 수 없는 판화 특유의 맛을 얻을 수 있다. 판(版) 또한 묘한 매력을 품고 있다. 제 역할을 다한 판은 나무의 나이테를 보는 듯 작업을 하는 동안의 시간과 생각이 자연스럽게 쌓여 또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판들을 다시 다듬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하는 일은 마치 보너스를 받은 것처럼 신나고 재미있다. 판화만이 아닌 밑그림과 사용했던 판들을 한자리에서 보여 줌으로써 말로 설명하기 힘든 것들을 대신하고 좀 더 쉽고 흥미롭게 판화의 세계를 경험 할 수 있을 것이다. ■ 안혜자

Vol.20090303c | 안혜자展 / ANHYEJA / 安惠子 / pr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