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8:00pm
신세계갤러리 본점 SHINSEGAE Gallery 서울 중구 충무로1가 52-1번지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12층 Tel. +82.2.310.1921~3 department.shinsegae.com
민경숙 개인전『in the Middle of Nowhere』展을 기획하며 ● 나는 이 세계를 떠다닌다. / 낮과 밤을. / 계절과 계절, 그리고 날마다 다른 날씨를. / 어디에나 있는 친숙함과 또 낯설음을. (민경숙) 저희 신세계갤러리에서는 지난 97년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 'K. Min'이란 이름으로 뉴욕에서 활동 중인 민경숙 작가의 초대 개인전, 『In the Middle of Nowhere』展을 준비하였습니다. 이번 전시는 1990년대 젊은 여성작가로서 자아와 세계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일상의 소재를 다룬 최근의 파스텔 드로잉까지, 삶과 기억에 대한 민경숙 작가의 섬세한 감성을 담은 20년여의 작업을 한눈에 보여주는 자리입니다.
'In the Middle of Nowhere'는 '어딘지 모르는 아주 먼 곳', 또는 '낯선 곳에서'라는 의미로, 전혀 알지못하는 장소나 길을 잃은 상황을 설명할 때 쓰이는 말입니다. 그러나 민경숙 작가에게 '낯선 곳'이란,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평범한 생활이 이루어지는 익숙한 공간과 문득 그 익숙함이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의 심리적 거리를 상징하는 역설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이러한 '익숙함'과 '낯설음' 이라는 상반된 인식과 표현은 보는 이로 하여금 상황에 대한 불안감과 긴장을 느끼게 하는데, 그 시작은 90년대 후반까지의 작업인 볼록거울에 비춰진 자화상 연작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89년, 첫 개인전인 『어느날 나를 그리기 시작했다』展이후 12년간, 민경숙 작가는 자기 자신과 가장 밀접한 소재로 '자화상'을 선택하여 일상의 감정, 자아와 세계에 대한 시선과 인식을 표현한 바 있습니다. 이 연작에서 작가는 거리의 풍경이나 작업실 공간을 볼록렌즈에 비친 것처럼 뒤틀린 화면에 표현하고, 여기에 퀭한 눈의 신경증적인 모습의 자신을 몽유병 환자처럼 불쑥 등장시킵니다. 당시 작가는 이러한 왜곡된 세계와 자아의 결합을 '필연적 우연'이라 일컬으면서, 대중으로부터의 소외와 고독, 그리고 익숙한 세계에 대한 불안과 관조를 자화상을 통해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1997년 미국으로 건너간 후, 2002년 뉴욕에서 대학원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12년간 지속해오던 「볼록거울 자화상」작업이 음식과 가구, 생활공간의 일부 등 일상적 소재에 대한 개별적이고 담담한 시선으로 바뀌게 됩니다. 민경숙 작가는 이러한 작업의 변화에 대해. 대학원 재학 중에 허락된 '무엇이든 그려도 된다' 라는 '자유로움'이 그림과 인생을 생각하는 관점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고 말합니다. 근작인 파스텔화에서는 도너츠나, 식빵, 소파, 집안의 한 켠, 창 밖 풍경 등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접하는 대상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친숙한 사물에 미묘한 감정변화나 사고의 깊이를 담아 하루하루 그림을 그리며 살아가는 작가의 친숙한 일과가 섬세한 화면을 통해 재연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작업은 이전의 자화상 작업처럼 극적이거나 이야기가 많이 담긴 소설이라기 보다 매일의 생활을 담은 짧은 일기이거나 시에 가까운 형식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먹다 남기거나 보관 중에 상해버린 음식, 빛 바랜 소파, 공간에 남겨진 빛의 흔적은 시간의 흐름에 대한 작가의 기록으로서, 익숙한 일상의 공간을 생경한 상황으로 이끌면서 잊혀진 과거의 기억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번 전시 작품에는 젊은 날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민경숙 작가의 삶과 자아에 대한 감정 과 생각의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전시관람을 통해 작가가 '매일'이라는 평범한 시 간 위에 써 내려간 기억와 그 흔적을 발견하면서, 때론 먼 곳에서 친숙한 공간과 기억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되듯이 소소한 일상의 깊이를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 신세계갤러리
Vol.20090302g | 민경숙展 / K.MIN / 閔庚淑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