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9_0225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갈라_GALLERY GALA 서울 종로구 낙원동 283-35번지 Tel. +82.2.725.4250 blog.naver.com/joychamm
아름다운 궁전에 오늘 화려한 연회 열리니 / 많은 신선들이 모두 이르러 모였네. / 귀한 술 향기 향기롭고 봄은 한창이네 / 궁궐에 핀 꽃 붉게 비치고 새벽 안개 걷힌다. / 아름답고 상서로운 이슬 금전에 맺히고 / 천년 반도 옥계에 드린다. / 남극성 밝으니 복이 늘어나고 장수를 누리겠네 / 상서로움과 경사가 누대에 가득 깃들인다. // ■ 주유돈, 명초 잡극「군선경수반도회」중 서시
중국의 역사가 시작될 때부터 함께 등장한 여신女神, 서왕모西王母는 복숭아를 기르고 있었다. 그 복숭아는 삼천년이 걸려 꽃이 피고 삼천년이 걸려 열매를 맺으며, 다시 삼천년 후에야 겨우 익는다. 드디어 그 구천년이 되는 날, 서왕모는 연회를 열었고 연회에 초대된 세상의 모든 신선들은 요지瑤池로 모여들었다.
남쪽 하늘에 살면서 사람의 수명을 관장한다는 남극성노인南極星老人, 7일간 육신에서 나와 돌아다니다가 육신을 잃어버려 금방 죽은 거지의 몸에 들어가야 했던 이철괴李鐵拐, 하루에 수천리를 간다는 흰 나귀를 거꾸로 타고 다니는 장과노張果老, 남편의 불사약을 훔쳐 먹고 달로 도망가 달의 신이 되었다고 하는 항아姮娥 등... 각각의 신선들에게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의 상상력과 믿음, 이야기가 서려 있다. 이 모든 신선들이 서왕모의 연회날에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다. 서왕모가 기다리는 요지연瑤池宴에 신선들이 바다 건너, 산 건너, 하늘을 가르며 여기저기서 모여드는 이 눈부시고 가슴 벅찬 이야기는 과거 동아시아에서 문학, 연극, 미술에서 끊임없이 재현되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것은 2007년 여름이었다. 그 후 나는 초대받은 그 곳을 향해가며 세상을 여행하는 어린 아이들을 그려 나갔다. 한 동자는 오다 말고 연못에 앉아 여유를 부린다. 몇 명은 가던 길에 만나서 반갑다며, 가던 행렬을 바람에만 의지한 채 악기를 연주한다. 동자를 태운 기린은 긴 목을 힘껏 뻗어 산 너머를 바라본다. 사과 구름을 타고, 잉어와 앞 다투며 헤엄쳐 온 아이들이 이제 한 자리에 모였다. 이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며, 연주하며 노닐던 지난 2년에 나도 참 좋았다. ■ 강호성
Vol.20090225f | 강호성展 / KANGHOSEONG / 姜鎬星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