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Make a Rainbow

씨킴展 / CIKIM / painting.sculpture.installation   2009_0212 ▶ 2009_0329 / 월요일 휴관

씨킴_Vincent van Gogh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토마토, 혼합재료_200×200cm_2008

작가와의 대화_2009_0212_목요일_05:00pm                      2009_0214_토요일_02:00pm

관람시간 / 화~일요일_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 ARARIO GALLERY CHEONAN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354-1번지 Tel. +82.41.551.5100 www.arariogallery.com

To make a rainbow it takes both rain and sunshine ● 비 온 뒤 화창하게 갠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무지개는 레인과 선샤인이라는 두가지 요소가 절묘하게 어우러졌을 때 생기는 드문 자연 현상이다. 무지개는 그 자체의 희소성과 하늘이라는 캔버스에 걸린 아름다운 7가지 색상을 통하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즐거움과 희열을 느끼게 한다. 씨킴은 자신의 작업을 설명할 때 이 말을 자주 인용하곤 한다. 그에게 있어서 좋은 예술 작품이란 무지개와 같은 것이다. 그가 지향하는 예술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레인과 선샤인과 같은 요소가 필요하다는 것을 일찍이 이해한 씨킴의 식견은 절묘하다. 수많은 예술가들이 부단한 자기 반성과 노력에 의해서 자신만의 작품을 완성하지만, 모든 작품들이 인정을 받고 많은 관객들에게 소개되어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니다. 작가와 작품으로 대변되는 레인이 세상이라는 선샤인을 만났을 때 비로서 진정한 예술 작품으로 승화될 수 있음에 대한 통찰이다.

씨킴_audrey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토마토, 혼합재료_300×200cm_2008

씨킴은 회화 작품 속에서 토마토를 묘사하고 또한 실재 토마토를 작품 위에 오브제로 붙였다. 그러면서 외부환경에 따라 변형되어가는 토마토의 변화 과정을 우연히 지켜보게 되었고, 토마토라는 자연 소재에 깊은 호감을 갖기 시작했다. 씨킴은 그때부터 토마토를 이용해 완성된 그림 위에 토마토를 던지고, 뿌리고, 으깨고 하면서 자연스레 굳혀가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 새로운 작업은 많은 시도와 시간을 필요로 했다. 어느 정도 익어서 물러진 토마토가 그가 원하는 재료가 된다는 것과 작품에 따라 며칠에서 몇 달이 지나야 적당히 변형된 토마토의 모습과 색이 나온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수많은 실험을 거듭해야 했고, 2년의 시간이 흘렀다.

씨킴_Georgia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토마토, 혼합재료_250×200cm_2008

이제 씨킴은 토마토를 이용하여 오랜 시간이 흘러 사물이 낡은 느낌을 캔버스 표면 위에 직접 재현하면서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작품을 만들고 있다. 토마토와 물감의 배합으로 이뤄진 감성적이고 음유적인 색감의 화면은 자연의 느낌을 담고 있다. 이번 전시 작품 중 "Vincent van Gogh"작품은 이러한 오래된 사물의 느낌이 잘 스며 들여 있다. 이 작품은 고흐가 그린 자화상 그림을 재현한 회화작품 위에 토마토를 붙인 작품이다. 작품배경 속 나무의 푸른 녹색과 하늘의 파란 색감 위에 자연스럽게 붉은 색감이 빠져 밝은 갈색 톤으로 변한 토마토들과 아크릴화의 결합은 관람객에게 그만의 물감 색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이렇게 세월의 풍파를 거친 사물(레인)은 그의 관찰과 발견(선샤인)으로 인하여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 되기도 하고, 그 자체의 미는 새롭게 재생산되기도 한다.

씨킴_Gandhi_캔버스에 파스텔, 토마토, 혼합재료_200×200cm_2008
씨킴_Mao01_캔버스에 파스텔, 토마토, 혼합재료_200×200cm_2008

씨킴은 종종 자연의 현상을 예술작품과 빗대어 설명한다. 그는 80년대 초반 인사동 한 켠에 서있는 느티나무 숲을 보고 그것이 현대미술이라고 느꼈다고 한다. 느티나무는 열매도 없고, 꽃 향기도 없으며, 그 잎도 별 쓸모 없는 것 같은 나무다. 그런데 여름이 되면 그 느티나무는 그 넙적한 잎이 넓은 그늘을 드리워 사람들이 쉴 수 있도록 한다. 예술은 사람들의 주린 배를 채워줄 수도 없어 보이고, 쓸데없는 것 같지만, 사람들의 마음에 여유와 기쁨을 줄 수 있는 느티나무 잎이다. 이처럼 씨킴은 그의 예술도 휴식, 또는 자기성찰의 기회, 또는 하나의 '발견'을 줄 수 있길 바란다. 느티나무처럼 그가 만드는 예술 또한 겉이 화려하고 거창한 예술이 아니다. 그의 예술은 자연적으로 생성된 아름다움을 재창조하여 우리가 잃어버린 가치들을 성찰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현대의 진보적 세계관에서 소외되어왔던 미세한 가치들을 주목하게 한다.

씨킴_Marilyn Monroe0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토마토, 혼합재료_200×200cm_2008

씨킴과 자연은 이제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그가 토마토를 이용해서 구상화로 그려진 인물들을 지워나가는 것은 그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만들어냈고, 그것은 그의 감정의 근원을 나타낸다. 그의 작품은 자연에 대한 노스텔지어와 사회에서 겪어온 지난 세월 속의 경험이 자연스럽게 엉켜진 자서전적인 발자취이다. 이러한 노력들은 어쩌면 그가 자연으로 돌아가, 자신을 좀 더 객관적으로 성찰하고 스스로 균형을 잡기 위한 그만의 싸움인 것이다. 예술은 이제 그의 '드림'이라며 예술가의 위치에서는 한없이 겸손한 그이지만, 그의 예술은 이미 느티나무의 잎의 그늘이고, 자아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레인과 선샤인이 존재하는 한 그의 무지개를 좇는 여정은 계속 될 것이다. ■ 이영주

Vol.20090212b | 씨킴展 / CIKIM / painting.sculpture.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