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9_0213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대안공간 풀_ALTERNATIVE SPACE POOL 서울 종로구 구기동 56-13번지 Tel. +82.2.396.4805 www.altpool.org
롤랑바르트는 시내와 교외에 각각 작업실을 가지고 있었는데, 거기 있는 물건들은 하나도 똑같은 것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종이, 펜, 책상 등의 배치는 같았다고 한다. 그는 이런 사적인 현상을 통해 사물의 존재보다 체계가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독일에 있을 때 강물이 흐르는 공원을 멀리서 바라보며 걷다가 주인이 던지는 공을 좇아가는 개와 물가에 비스듬히 누워 손을 담그는 사람을 카메라에 담았다.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담았는데 집에 돌아와 찬찬히 들여다보니, 거기서 어떤 구조를 발견할 수 있었다.
공원에서는 무수한 사물들과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어떤 주제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나를 이끄는 것은 사물 하나하나의 존재나 이런 저런 주제들이 아니다. 찍는 순간 사물 하나의 존재는 중요하지 않고 그것들이 만들어낸 어떤 틀이나 짜임이 의미를 갖는 것이다. 개가 뛰어가는-뛰어가게 되는-구조, 또 물에 담그려는-담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나를 움직이게 한 것이다. 이것이 내가 살고 있는 시공간의 구조가 아닐까.
1. 에펠탑을 보는 사람들 ● '내가 존재하는 공간', '나를 위한 공간'은 너무 많아 숲이 되어버린 사람들의 옆, 사이 혹은 약간 위에서 (멀어지기 시작한다)떼어진다(떨어지는 형상은 마치 스프의 건더기를 숟가락으로 살짝 떠내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살짝 떨어져 나와 있을 때 나는 비로소 '생각할 수 있는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숲에선 이산화탄소를 마시고 목적 있는 대화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나를 위한 공간에서는 목적도 주체도 사라진다.
2. 보는 사람들 ●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다면(새로운 것을 원한다면) 신문을 보지 말고 어김없이 그 신문을 넣어주는 신문 배달부의 얼굴을 봐야하지 않을까? ■ 박유미
Vol.20090209b | 박유미展 / PARKYUMI / 朴有美 / photography.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