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9_0206_금요일_06:00pm
참여작가 권준호_이명호_로이스 엔지 Royce Ng
관람시간 / 09:00am~06:00pm
국립현대미술관 창동창작스튜디오 Changdong Art Studio 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Art, Korea 서울 도봉구 창동 601-107번지 Tel. +82.2.995.0995 www.artstudio.or.kr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창동창작스튜디오에서는 7기 단기 입주작가 3인展을 2월 6일부터 13일까지 7일간 스튜디오 내 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들은 2008년 11월 창동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하여 사진, 조각, 설치 등 분야에서 활발한 작업활동을 펼쳤는데, 3개월간의 입주기간을 마무리하며 그 동안의 작업결과물을 대중에 공개한다.
권준호「Transformer」 ● 생활 주변 혹은 여행지에서 발견된 오브제들을 재료로 무의식, 꿈, 여행, 자연, 숨겨진 공간 등에 대한 작가적 상상력을 풍부한 상징과 은유를 지닌 조각, 설치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는 권준호는 이번 전시에서「Transformer」시리즈를 선보인다.「Transformer」는 작가가 수집한 오토바이 몸체에 각종 부품들과 잡동사니들이 결합하여 탄생된 하나의 기형적인 운송수단이다. 작품 속에서 대부분의 재료들은 일그러진 채, 제 기능을 상실하였거나 왜곡된 형태로 등장하는데, 실제로 운용할 수 없는 이 오브제들은 오늘날 현대인들이 지닌 노마드적인 삶에 대한 동경과 향수 그리고 좌절된 욕망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도, 바퀴 등 작품을 구성하는 수많은 상징들로 인해 오브제는 실제 여행 그 자체보다는 그 여행을 꿈꾸도록 하는 도구로서 상상의 세계를 여행하는데 더욱 적합하도록 진화된 형태를 취하며 현실과 무의식을 잇는 매개물로서 기능한다. 어딘가에 다녀왔던, 누군가 사용했던 물건으로서 과거의 흔적과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오브제들은 다양한 의미와 서사적인 이야기들을 드러내며 작가 스스로와 관람자들을 달콤한 공상과 사색의 순간으로 이끈다.
이명호「Sea」 ● 재현의 매체로서 사진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작가 이명호는 이번 전시에서「Sea」시리즈 중 하나인 프로젝트「Gobi」를 선보인다. 작가는 그동안 '사진행위'라는 일련의 테마 안에서「Tree」,「Wind」,「Land」 등의 시리즈 작업을 통해 사진에 얽힌 여러 가지 담론들을 다뤄오고 있다. 특히「Tree」시리즈에서는 실재하는 피사체를 캔버스의 개입으로 본래 환경으로부터 분리시키고 이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통해 실체와 이미지의 차이를 교란시키며 사진을 활용한 재현행위의 담론 그리고 사진행위에 대한 개념적인 의문을 시각화하였다. 한편, 신작「Sea」에서는 몽골고원 고비사막에 동해바다가 프린트된 캔버스를 얹어 시각적 일루젼을 일으키는데, 실재하는 환경은 캔버스에 재현된 피사체의 개입으로 사진의 재현과 재현의 사진이라는 사진행위의 제 문제를 환기시킨다. 지평선과 수평선의 결합으로 낯설고 초현실적이며 명상적이기까지 한 이명호의 작품은 실제 촬영 당시 300여명의 현지 스텝이 동원되었을 정도로 방대한 스케일을 가지고 있는데, 사진행위의 단서로서 작가가 작품 안에 의도적으로 남겨놓은 흔적들을 통해 프로젝트가 거쳐 온 지난한 과정을 엿볼 수 있어 시각적 재미를 더한다.
Royce Ng「마술적 사고(Magical Thinking)」 ● 호주 출신 작가 로이스 엔지는 현대문명 속에서 마술적 사고가 통용되는 현상들에 대하여 작업해 오고 있다. 마술적 사고는 인류학, 심리학, 인지과학 등에서 다루어지는 비과학적인 인과관계의 이론으로서 '정신적인 능력이 물리적인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에서 비롯한 인과율, 상호관련성, 감염법칙, 상징의 힘과 같은 심리적인 현상들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부두인형이나 Cargo Cult의 의식을 예로 들 수 있다. 작가는 특히 마술적 사고를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Cargo Cult를 주목하며 이것의 현대적인 해석을 시도한다. Cargo Cult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남태평양원주민들이 서구의 백인문명에 대한 문화적 충격과 동경으로 나무, 풀, 돌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보급기지, 활주로, 비행기 등의 외향만을 본떠 모방함으로서 자신들도 그들과 동등한 진보된 기술과 문물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던 적화신앙을 일컫는 것으로 후에 '사이비 과학'이나 '모조품'을 지칭하는 용어로까지 진화하였다. 작가는 이에 착안하여 현대 산업문물의 피상적인 외면의 모방과 이것의 소비현상으로부터 현대인이 지닌 욕망과 결핍의 증후를 포착한다. 그리고 원시부족들이 그러하였듯 색종이, 풀, 테이프, 색연필 등의 기본적인 재료를 사용하여 현대적인 의미의 Cargo Cult를 재현한다. 그가 작품 안에서 메타포로 사용하고 있는 트로이 목마는 불법복제와 짝퉁 명품이 난무하는 우리사회에 매우 의미심장한 메시지로 전해져 온다. ■ 국립현대미술관 창동창작스튜디오
Vol.20090206b | 창동미술창작스튜디오 7기 단기 입주작가 3인전 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