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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9_0211_수요일_06:00pm
후원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1:00am~06:00pm
갤러리 도올_GALLERY DOLL 서울 종로구 팔판동 27-6번지 2층 Tel. +83.2.739.1405~6 www.gallerydoll.com
당신은 알 것이다. 웅장한 고딕성당의 내부에서, 혹은 거대한 고궁의 광장 한 가운데 섰을 때... 몸서리 쳐지는 전율, 모든 것이 정지되는 듯한 울림, 그것은 아무데서나 가능하지 않다. 그것은 단지 크기나 장엄으로 치장된 위세나 권력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그 자리에서 그저 당신에게 보여지고 있다. 나는 그것을 보지 않을 수 없으며, 또한 그것으로부터 충분히 들을 수 있다. 은밀하게 속삭이는 그것들은 시간과 사람의 흔적들이다. 역사다.
낯선 구조들과 처음 대면했을 때의 순수한 울림, 그것은 일종의 호사고 쾌락이다. 중요한 것은 진부한 관습과 타락한 학습에 길들여진 마음이 아니라 이미지에 목마른 순수한 눈으로 보는 것이다. 눈이 보는 것이 모두 마음이 지시하는 '바로 그것'은 아니다. 길들여진 마음이 지시하는 것만을 보는 눈은 예술가의 눈이 아니다. 길들여진 마음은 항상 불안하여 사물을 제한하고 정의한다. 그러나 사물은 항상 그곳에 있고 눈은 단지 그것을 바라볼 뿐이다. 감정의 동요이전에 오는 시각적 즐거움. 그 찰나의 순간으로부터 작가는 눈뜨는 환희를 맛본다.
사물과 대면하는 순간의 울림은 지속적이지 않다. 그것은 섬광처럼 일어난다. 그것은 또한 심사숙고하는 마음이 판단하는 분별의 경계, 그 이전의 문제다. 우리는 그 울림 속에서 사물과 자아간의 도취내지는 정체(congestion)된 혼란 속으로 빠져든다. 이것은 카오스이자 코스모스다. 자기해체이자 자타일체이기도 한, 이른바 혼돈적 조화(Chaosmos)는 자아와 사물간의 간극과 정체가 모호해지는 순간에 일어난다. 마음은 자기로부터 생성되므로 자기와 사물이 일체되는 순간이라든지 자기를 잊는 순간은 마음의 작용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순전히 마음 이전의 눈으로부터 울려오는 의식(consciousness)의 정화다. 이 울림은 온전하게 자기, 즉 마음이 해체되는 순간이므로 혼돈이 아닐 수 없다. 이 혼돈 속에서 상념은 없다. 상념은 분별지를 요하는 마음으로부터 생성되는 것이므로 이와는 상관없이 혼돈은 그 자체로 하나의 경계를 이룬다.
세계의 멋진 구조를 대면할 때 우리의 눈은 항상 빛의 혼돈과 대면하게 된다. 시간은 빛의 흐름이며 역사는 빛의 흔적이다. 눈은 이 모든 것을 즉시적으로 받아들인다. 사물을 보는 것은 근본적으로 빛을 보는 것, 마침내 세계는 빛으로 둘러싸인 눈부신 구조로 지어졌고 그 속에 인간이 빚어낸 위대한 설계들이 있다. 멋진 구조들이다. 그리고 멋진 구조들이라고 언명된 낯선 그리고 낯익은 설계들은 바로 자존(self-esteem)을 해체하는 혼란스러운 빛, 그 안에 있다. 찬란하고 성스런 빛과 위대한 인간의 첫 대면, 그것을 기억해야 한다. ■ 정진용
Vol.20090203e | 정진용展 / JEONGJINYONG / 鄭眞蓉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