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osed Structure

안민성展 / AHNMINSUNG / 安玟性 / sculpture   2009_0211 ▶ 2009_0217

안민성_Suspended_포셀린, 와이어_250×150×50cm_2009

초대일시_2009_0211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_GANAART SPACE 서울 종로구 관훈동 119번지 3층 Tel. +82.2.734.1333 www.ganaart.com

물건을 고른다. 그 의미, 특성, 가치 따윈 고려치 않는다. 오직 각각의 형태에 대한 선호도에 따라 선택된 물건들은 슬립캐스팅(slip-casting)이란 물질의 치환 과정을 통해 물체 고유의 색이나 향, 맛, 딱딱함, 물렁물렁함 등의 자체 특성을 잃어버린다. 그 속성을 잃어버린 물건들은 대신 영원불멸성(永遠不滅性)을 얻는다. 그렇게 변화된 조개, 양파, 브로컬리, 호박, 오이, 소라, 파이프, 치약 튜브 등의 화석(化石)들은 연출될 전체 형상에 초점이 맞춰진 채 작가에 의해 자유롭게 배치된다. ● 안민성은 손으로 만드는 것 보다는 각종 물건을 석고로 떠내고 그것을 배치하는데 더욱 관심을 보여 온 작가이다. 각종 물건들이 작가의 손에 들어가면 백색의 흙으로 탈색되어 마치 흑백사진처럼 바뀌어 버렸고 또한 자체의 속성을 잃어버렸으며 속은 텅 비게 되었다. 그의 주변 관련적(surrounding-linked)인 전시연출이나 모노톤(monotone)의 사용, 반복적 작업, 그리고 레디메이드(ready-made)된 사물의 사용이 작가 자신을 미니멀리스트로 규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안민성_Lean against_포셀린, 스틸 바_200×25×15cm_2009
안민성_Straight up Ⅰ_포셀린, 스틸 바_200×60×60cm_2009

또한 뒤샹으로 대표되는 개념미술가(conceptual artist)들이 보여주었던 것처럼 반물질적인 면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여지기도 한다. 그런데 그의 작업과정을 들여다 보면 다분히 노동집약적이며 생산적이다. 그 공정은 단순하기보다는 복잡하고 인내심이 요구된다. 안민성은 많은 미니멀리스트 조각가들이 선행하였듯이 제3자에게 제작을 의뢰하기보다는 오히려 작가 스스로가 구성요소 하나하나를 만드는데 깊숙이 개입되어 있다. 스스로 "레디메이드 소재들은 '나'를 통해서 세라믹이라는 소재로 다시 만들어지고 자연의 소재들은 '나'라는 공장을 통해 '세라믹'으로 레디메이드 오브제가 된다."라고 했듯이 안민성의 작업에는 생산이라는 공예적 혹은 산업적인 과정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

안민성_Straight up Ⅱ_포셀린, 스틸 바_300×15×15cm_2009
안민성_Straight up Ⅲ_포셀린, 스틸 바_150×80×80cm_2009

현대 미술사조 속에서 타인에 의해 구획되어지는 미니멀리즘적 혹은 개념미술적 경향이란 용어보다도 작가 안민성에게 더욱 주목할 부분은 작가 자신만의 정체성 및 미적 탐구를 향한 노력일 것이다. ● 안민성은 이번 전시『Exposed Structure』展에서 본인의 '세라믹 레디메이드 오브제'들이 전시공간에 설치될 때 그 작품과 관람자 사이에 이루어지는 소통의 문제에 주목한다. 마치 줄에 꿰어 매달아 농작물을 건조시키는 등의 목적성을 갖거나 전통적으로 그 상징성을 나타내는 금줄 (집안에 아이가 태어났을 때 고추, 숯 등을 문이나 기둥 등에 내걸어 액운을 쫓는 방법)과 같은 형태처럼 보이는 전시 방식은 그 외관이 보여주는 의미 보다는 처음 그가 캐스팅 할 물건을 선택할 때 가졌던 이유와 그 내용이 일맥상통한다.

안민성_Units_포셀린_50×50×5cm_2009
안민성_Laid downⅠ_포셀린, 스틸 바_20×100×20cm_2009

그것은 연출 자체에서 보여지는 전체적인 형태와 그 구성요소에 대한 작가 자신의 절대미감에 의해 결정되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다시 말해서 이번 전시의 중요성은 작품 하나하나를 제작하는 과정적인 측면이나 개별 오브제들이 갖는 의미에 있기 보다는 그 요소들이 공간과 어우러져 관객에게 전하는 인상에 있다고 할 것이다. 각각의 오브제들이 아닌 무리 지어 설치되었을 때의 집합적인 형상들에 대한 탐구는 이번 전시에서 미적 판단기준을 찾는 작가 자신의 새로운 도전인 것이다. 또한 작가에 의해 '드러난 구조'들이 관람객으로 하여금 작가 내부에 존재하는 미적 구조에 대한 이해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 최지만

Vol.20090202g | 안민성展 / AHNMINSUNG / 安玟性 / sculpture

2025/01/01-03/30